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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Brief]문제는 `실질(real)`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7-02-23 오전 6:54:30 ]

  • 1. Editor's Letter

    ⓒ글로벌모니터

    위 그래프는 지난주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영국 유니레버의 '실질(real)' 주식가격 추이를 보여준다. 하나는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적용해 할인한 파운드화 표시 실질 값이고, 하나는 파운드-달러 환율을 사용해 산출한 달러화 표시 실질 가격이다.

    주지하듯이 지난해 6월말 영국 국민들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인해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대폭 하락했다. 자연히 달러화로 환산한 유니레버의 주식가격도 대폭 떨어졌다. 이를 반영해 유니레버의 파운드화 표시 주가 역시 한 때 크게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되떨어졌다.

    따라서 유니레버의 기초여건에 큰 변화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영국 소비자물가지수로 할인한 실질 주가 대비 달러 표시 가격은 위 막대 그래프에서 표현되듯이 대폭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이 무려 18%의 프리미엄을 주면서까지 유니레버를 사겠다고 나선 까닭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유니레버의 실질 가격이 '싸보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외국인의 관점이다. 입장을 바꾸어 영국인의 관점에서는 해외의 모든 것들이 비싸보이게 되었다. 파운드화의 급락으로 인해 영국의 수출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대폭 증가하고 그에 따라 영국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도 함께 뛰어 오르지 않는 한 영국의 실질 소비지출(삶의 질)은 높아지는 인플레이션에 반비례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달 초 영란은행의 영국 균형 실업률 하향조정은 영국의 소비경기 전망에는 비관적이다. 균형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영란은행의 판단처럼 유휴 노동자원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고 이는 당분간 실질 임금은 별로 못 오를 것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란은행이 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한 것은 수출증가에 따라 늘어난 영국의 국민소득의 분배 구조가 더욱 악화될 것임을 뜻한다.

    이는 미국의 경제에 관해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지난주 의회 보고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그동안의 경제 성장속도는 아주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위기 이후 유럽보다는 훨씬 빠르게 회복했으며 그 배경에는 연준이 신속히 제공한 초고도 부양정책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즉, 회복 속도가 더딘 것은 연준의 잘못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옐런 의장이 역사적 저금리 현상의 배경 가운데 핵심적 요소로 지목했듯이, 낮은 성장속도는 낮은 생산성의 결과이다. 낮은 생산성 하에서는 실질 생산(소득)의 증가속도가 낮을 수밖에 없으며, 실질 소득의 분배가 편중된 환경에서는 소비 증가세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투자의 부진과 생산성의 둔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이는 다시 둔화된 미국의 실질 임금 증가속도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데, 최근 목격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상승세는 그런 점에서 미국 실질 소비경기 전망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이는 결국 기저 인플레이션의 회복세가 지속 불가능할 것임을 시사한다.

    여기까지는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앞장서 주창해 온 '영구적 침체(secular stagnation)'론에 해당한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모니터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있다가 지금은 페터슨 연구소에서 재직 중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22일 두 명의 동료들과 작성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저성장은 성장률 전망 특히 생산성 증가율 전망이 꾸준히 낮춰진데 따른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진단했다.

    생산성 증가속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 기업들이 임금을 덜 올려주게 되고, 이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취업자들은 소득 증가 전망을 낮게 잡으면서 소비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로 생산성 전망 하향이 야기한 수요 위축은 매년 0.5~1.0%씩에 달한다."

    희망의 신호는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생산성 전망의 하향수정 흐름이 일단락되고 나면 수요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사라지게 될 것이며, 따라서 수요는 반등할 것이며, 금리는 상당폭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시점이 언제일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금융시장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이러한 효과들을 시장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음을 볼 때 현재의 수익률곡선은 향후의 금리상승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

    블랑샤르 등의 진단은 '기대(expectation)'가 '실제(active, realized)'를 낳는다는 가설에 기반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위 그래프를 실증 근거로 제시했다. 잠재성장률 전망 상향과 소비증가율의 업사이드 서프라이즈, 그리고 잠재성장률 전망 하향과 소비증가율의 다운사이드 서프라이즈는 항상 함께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는 두 가지 맹점을 내포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소비의 다운사이드 서프라이즈가 잠재성장률의 하향 전망의 '결과'였다는 인과관계가 불확실한 것이다. 둘 사이에 상관관계는 위 그래프를 통해 가정할 수 있으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다른 증거가 필요하다.

    오히려 이 둘 사이에는 반대의 인과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소비가 계속해서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옴에 따라(그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석과 입증이 필요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이 계속해서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낮추어 갔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그렇다면 생산성과 잠재성장률 전망이 더 이상 비관적이지는 않다는 치어리딩만으로는 블랑샤르 등이 예상한 수요와 금리의 반등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기대(expectation)'는 단순한 최면이 아니라 '실제(active, realized)'를 통해 꾸준히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트럼포노믹스에 대한 지난주 옐런 의장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워싱턴에서 논의 중인 일부 정책들은 재정적자를 늘릴 수도 있고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다."

    재정적자 확대든, 생산성 증대이든, 둘 모두는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도를 가리킨다. 그러나 경제에 미치는 결과는 판이하다.

    생산성 증가와 그에 따른 실질 소득 증가가 없는 상황에서의 재정적자 확대와 금리상승은 미래의 증세 우려와 현재의 부채 이자 부담 확대를 뜻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루고 약화하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소득 감소를 겪어야 한다. 결국 미국의 실질 소비와 실질 투자지출, 생산성 증가율과 잠재성장률은 계속 또는 더욱 약화된다.

    '워싱턴의 정책'이 재정적자를 키우는 쪽일지,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일 지는 지금 트럼프조차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니 당연히 연준은 물론이고 금융시장도 알 수가 없다.

    다만, 시장은 일단 미국의 중장기 실질 시장금리를 낮추어 잡는 쪽으로 반응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 불확실성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비관적인 흐름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FOMC 직후 0.256%까지 올라갔던 5년 만기 실질금리(TIPS 수익률)는 현재 마이너스(-) 0.206%까지 떨어져 있다. 블랑샤르의 경고에는 분명히 반하는 추세이다.

    ⓒ글로벌모니터

    2. 시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관심을 끈 주요 뉴스

    - 이날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31일~2월1일 회의 의사록은 겉보기에는 매파적이었으나, 실제로는 완화적인 뉘앙스를 우세하게 내포하고 있었다. ☞ 관련기사 : "fairly soon(3월)" 금리인상?

    - 지난달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량이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하며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중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에 비해 3.3% 급증한 연율 569만호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2월 이후 가장 많았다. 시장에서는 554만호를 예상했다. 전월 수치는 549만호에서 551만호로 상향 수정됐다.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량은 일년 전에 비해 3.8%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 거래된 기존주택의 중위 가격은 22만8900달러로 일년 전에 비해 7.1% 높았다. 1월 매매량 대비 재고 수준은 3.6개월치로 전달과 같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 독일 기업인들의 자신감이 소폭 둔화됐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달중 다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Ifo가 집계한 독일의 월 기업환경지수는 111.0으로 전달에 비해 1.1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109.6이었다.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지수는 116.9에서 118.4로 뛰어 올라 지난 201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래에 대한 기대지수 역시 예상과 달리 104.0으로 0.8포인트 상승했다.

    클라우스 볼라베 Ifo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트럼프 정책과 영국 브렉시트 등 정치적으로 불확실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표는 약 7000개 독일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된다.

    -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12.25%로 75bp 인하했다. 지난 2015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이번 인하폭은 시장 예상에 일치했다. 금리결정 이후 달러에 대한 브라질 헤알 환율은 낙폭을 약간 더 확대했다(헤알화 강세).

    3. 금융시장 동향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보합선 안팎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가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간 반면, 나스닥과 S&P500은 조금 물러섰다.

    증시 안팎에서 과열 경고음이 잇따르는 것에 비해서는 조정은 미약했다. 유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져 증시의 열기를 그나마라도 식힐 수 있었다. 뉴욕증시 에너지섹터는 1.6% 떨어져 가장 부진했다. 다우의 연속 상승일수는 9일째로 연장됐다.

    오전중 소폭 밀린채 방향을 모색하던 뉴욕증시 3대 지수들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는 소식에 레벨을 차츰 높여 나갔다.

    중도진영의 프랑소아 바이루 전 프랑스 교육부장관은 이날 대선 출마 의사를 철회, 역시 중도 진영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마크롱의 5월 2차 투표 진출 확률이 높아졌으며, 본선에서 르펜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제고됐다는 시장의 판단이 내려졌다.

    장중 1.108%로 올라갔던 프랑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 소식으로 1.013%로 뚝 떨어졌다. 반면 2.40%선 아래로 떨어졌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낮아진 위험환경을 반영해 2.45%대로 올라섰다.

    모든 금융시장이 주목했던 FOMC 의사록은 우려했던 매파적 신호는 없었다. 표면적으로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었으나,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낮다는 위원들의 인식을 담았다.

    의사록 공개 이후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3월 금리인상 확률은 22%에서 18%로 낮춰져 가격에 반영됐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다시 아랫쪽으로 향하고 달러는 약세로 완연히 돌아섰다. 금리의 하락 반전은 뉴욕증시, 특히 금융주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다우 : 20775.60(+32.60, +0.16%)

    - 나스닥 : 5860.63(-5.32, -0.09%)

    - S&P500 : 2362.82(-2.56, -0.11%)

    -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3bp 하락한 2.417%를 기록했다. 하락세를 타던 수익률은 프랑스 대선 중도파 진영의 보강으로 불확실성이 낮아진 점과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지표가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소식 등을 반영해 상승세로 반전, 장중 2.45%대로 올라가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에 공개된 FOMC의 의사록이 완화적인 뉘앙스를 우세하게 반영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내림세로 재차 급반전했다.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1bp 상승한 1.216%를 나타냈다. 장중 1.248%에서 고점을 형성했으나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오름폭을 줄였다. 30년물 수익률은 0.6bp 하락한 3.034%를 기록했다. 중기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5년물 수익률은 1.5bp 내린 1.905%를 나타냈다. 이날 실시된 미 국채 5년물 340억달러 입찰에서 응찰률은 2.29배로 지난달의 2.38배에 비해 다소 낮았다. 간접응찰자들의 낙찰률은 58.2%로 역시 지난달의 63.3%에 비해 부진했다. 수익률은 1.937%로 선네고 거래의 1.930%보다 약간 높게 결정됐다.

    - 달러인덱스는 0.2% 내린 101.21을 기록했다. 프랑스 대선 불확실성이 줄어 유로가 6주 최저치에서 반등한 가운데 FOMC 의사록의 메시지가 완화적으로 읽힘에 따라 달러는 완연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기존주택 판매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점은 달러 낙폭을 제한했다. 유로는 0.3% 오른 1.0570달러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113.06엔으로 0.5% 떨어졌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 내린 6.8568위안에 거래됐다. 오지와 키위가 각각 0.5% 상승했다. 이머징 통화들도 대체로 달러에 대해 강세였다. 중앙은행이 75bp의 추가 금리인하에 나선 브라질 헤알 환율이 1% 떨어지고, 멕시코 페소 환율은 0.6% 내렸다. 터키 리라 환율이 1.1%, 남아공 랜드 환율은 1.4% 급락했다. 다만 러시아 루블 환율은 1.2% 올랐다.

    - 유가는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WTI 4월물은 74센트, 1.4% 떨어진 53.59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 4월물은 82센트, 1.5% 하락한 55.84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석유협회(API)의 주간 재고통계 발표를 앞두고 공급과잉 경계감이 형성됐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지난주에도 미국의 원유재고가 35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등 OPEC 비회원국들의 감산 이행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 금 선물 4월물은 5.6달러, 0.5% 내린 1233.3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완화적 FOMC 의사록을 반영해 전자거래에서는 1239달러대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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