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EG, 글로벌모니터)

'가난해졌다'고 느끼는 이유 …안근모의 대시보드(25.11.24)
이미지 확대보기 21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중 미국 민간 비농업 부문 노동자들의 '실질(real)' 주당 임금소득은 전월에 비해 0.1% 감소했습니다. 8월에 0.3% 줄어든 데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명목상으로는(nominal) 시간당 임금이 좀 오르긴 했지만, 물가가 상승하고 주당 노동시간이 줄어든 뒤 정체 중인 걸 감안하면 '진정한(real)' 소비 예산은 월급 봉투에 찍히는 숫자보다 분명히 더디게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래도 미국의 실질 주당 임금소득은 팬데믹 이전의 추세선과 거의 동일한 각도로 우상향 중입니다.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에 비해 굉장히 높아져 있지만, 명목 임금소득 역시 그만큼 더 빠르게 늘어나 물가 상승 속도를 꾸준히 따라잡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정도로 많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을 정상 수준으로 낮춰 줄 정도로 임금이 더디게 상승하는 것 역시 아님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미국 실질 주당 임금소득의 절대 수준은 팬데믹 이전의 추세선을 계속 밑돌고 있습니다. 팬데믹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대폭 삭감되었던 실질 소득이 아직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과거의 상승 속도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이 인플레이션 이후 가난해졌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듯합니다. 앞서 팬데믹 직전 5년 동안의 낮은 인플레이션 기간에는 실질 주당 임금소득이 추세선을 지속적으로 상회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