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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6000억 이익 포기한 에코프로 회장의 숭고한 결단??

  • Korea Monitor
  • 2023-04-28 08:44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에코프로그룹 이동채 회장

에코프로그룹 이동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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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는 '21년 7월 1500억 CB를 발행하면서 40%(600억)에 대한 콜옵션 권리를 가지기로 투자사와 합의하였다. 주가가 전환가격을 웃돌면 콜옵션의 가치도 그만큼 올라간다.

이 CB의 전환가격은 현재 6만1400원이다. 에코프로 주가는 오늘(4월28일) 70만원을 넘었다.
대부분의 콜옵션CB 발행계약을 보면 콜옵션 행사권자는 '발행사' 또는 '발행사가 지정하는 제3자'로 한다. 에코프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은 행사권자로 최대주주(또는 그 특수관계인)를 지정해왔다. 최대주주측은 평가가격이 수백억~수천억에 이르는 옵션을 무상으로 획득하여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회사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콜옵션을 이사회는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 포기하는데, 최대주주에게 무상양도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서울남부지검은 이른바 빗썸 강종현 사건에서 CB 콜옵션 무상양도에 대해 배임혐의를 걸어 기소한 것이다.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의 '숭고한 결단'이 매체에 보도되고 있다. '21년 발행 CB의 콜옵션을 무상취득하여 6000억이 넘는 차익을 얻을 기회를 포기하였다고 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단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주주가치를 위한 결단은 포장일 뿐 법적 리스크를 감안한 조치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싶다. 이 회장은 지난해 대형수주 정보(중요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주식거래를 했다가 기소되었다. 회사 최대주주이자 최고경영자가 절대 해선 안되는 짓이다. 1심에서 유죄(집행유예)선고가 내려졌고, 검찰 항소로 2심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배임 기소 가능성이 있는 CB 콜옵션 거래를 할 수 있겠는가? 할 수 없는 일을 못한 것을 두고 우리는 결단이라고 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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