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EV 주식 거래정지가 결국 내년 4월까지, 앞으로 1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감사의견 '거절' 사유를 해소하였다는 확인서를 한국거래소 제출마감일인 4월11일까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받지 못했습니다. 외부감사인에게 재감사를 요청하여 '적정'의견을 받아낸다면 올해 중이라도 거래가 재개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에디슨모터스와 강영권 회장이 이 회사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나설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의견거절 사유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1.
에디슨EV 감사인인 삼화회계법인은 지난달 '21사업연도 정기감사에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 불확실'을 이유로 의견거절 판정을 내렸습니다. 감사인은 거절 근거에 대해 "'21년 말 현재 유동부채(647억7400만원)가 유동자산(523억6800만원)을 초과하고 있다"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도 지적하였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18년부터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중입니다. 이 기간 영업현금흐름도 계속 순유출이었죠.
그래도 지난 '20년말까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상태까진 아니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에디슨EV(당시 회사명 쎄미시스코)를 인수했습니다. 그리고는 쌍용자동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무려 800억원 어치의 CB(전환사채)와 BW(인주인수권부사채)를 에디슨EV로 하여금 발행케 하였습니다. 에디슨EV 부채가 급작스럽게 증가한 거죠. 발행대금 가운데 500억원은 이내 에디슨모터스로 넘어갔습니다.
2.
코스닥기업이 감사의견 비적정(한정, 부적정, 거절)을 받으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합니다. 상폐 형식 요건이 충족됨에 따라 곧바로 상폐 심사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상폐 심사를 받아야 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실질심사'를 거치지 않습니다.
에디슨EV처럼 감사의견 비적정의 사유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 불확실성'인 경우 한국거래소는 한번의 기회를 부여하죠. 회사측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사유해소 확인서를 받아 거래소에 제출하면 상폐사유 발생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 경우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검토의견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거래재개가 가능합니다.
확인서 제출마감이 지난 4월11일이었는데, 에디슨EV는 예상대로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3.
따라서 에디슨EV에게는 사실상 자동으로 1년간의 개선기간이 부여됩니다. 감사의견이 상장폐지 사유가 된 경우 회사는 개선계획서 등을 첨부하여 이의신청을 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없이 '22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10일까지 개선기간이 주어집니다. 내년 4월초까지입니다.
에디슨EV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약 1년간 이 회사 주식은 거래정지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기는 있습니다. 외부감사인에게 '21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를 요청하여, 적정의견을 받아내는 겁니다. 문제가 됐던 사업연도 감사의견에 대한 비적정 사유를 재감사를 통하여 해소한다해도 거래재개가 곧바로 재개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에디슨EV가 재감사 적정과 거래소 심사를 통과한다면 올해중 거래가 재개될 수 있는 있죠. 하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재감사가 아니면 '22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아야 거래재개가 가능합니다. '22 사업연도 감사의견 적정은 내년 3월은 가야 가능합니다. 앞으로 1년 정도는 거래정지 상태가 유지된다는 뜻입니다.
4.
에디슨EV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한 것은 '21년이 처음입니다. '21년 영업손실은 7700만원이었습니다. 당기순손실은 85억원이었죠.
영업적자 대비 당기순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은 이자비용과 주가상승에 따라 상환전환우선주에서 발생한 회계적 비용(파생금융손실) 영향이 컸습니다. 지금까지 누적된 결손금은 51억원 정도입니다.
사실 이 정도라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불확실성 판단을 받은 과거 기업들의 사례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외부감사인이 의견거절을 준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현재 겉으로 드러나있는 숫자만이 다는 아니니까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뒤에는 누가 있을까요? 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쌍용차 정상화 자금은 커녕 인수대금 여력조차 없으면서도 인수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을까요? 에디슨모터스와 강영권 회장은 에디슨EV와 유앤아이를 도대체 어디까지 활용하려 하는 걸까요? 코스닥 적자기업을 둘씩이나 인수하여 M&A 자금창구로 활용하는 행태만으로도 우리는 왜 외부감사인이 의견거절을 줄 수 밖에 없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