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EG, 글로벌모니터)

우리 정부는 왜 달러를 매집했나 …안근모의 대시보드(25.12.8)
이미지 확대보기 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의 준비자산은 66억6600만달러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1년 10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준비자산이 증가했다는 것은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입했다는 것을 주로 의미합니다. 물론 기존의 준비자산(외환보유액)에서 발생한 이자 및 배당소득으로 인해 준비자산이 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규모는 상대적으로 미미합니다.
우리나라 준비자산의 증가는 대개 달러-원 환율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하락(원화 가치의 급격한 절상)하는 시기에 이뤄집니다. 그런데 정작 지난 10월 한 달 동안에는 환율이 1403원에서 1425원으로 약 22원 올랐습니다. 환율 추세에 역행하는 이례적인 준비자산 증가(정부의 달러 매입)는 지난 6월부터 5개월 내리 지속되었습니다. 어쩌면 당국의 달러 매입이 환율의 상승을 자극했을 수도 있습니다. 5월 말 1380원이던 환율은 10월 말 1425원으로 약 45원, 3.3% 상승했습니다.
환율이 오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왜 계속해서, 심지어 더욱 박차를 가해 달러를 매입했을까요? 외환보유액 재확충 노력을 한 가지 이유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앞서 연초에 환율이 제법 많이 오르던 때 준비자산이 꾸준히 감소(당국의 달러 매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4월의 사례는 또 하나의 의문으로 남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발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현상이 있긴 했어도 결과적으로 당시 달러-원 환율은 1473원에서 1422원으로 50원 넘게 하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한 달 동안 우리나라의 준비자산은 무려 98억700만달러나 줄었습니다. 역사상 4번째로 큰 월간 감소폭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