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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회계기준 변경의 두 얼굴..어닝 서프라이즈 뒤에 드리운 그늘

  • Korea Monitor
  • 2023-07-26 01:39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아래 내용은 나이스신용평가 이혁준 금융평가본부 본부장이 쓴 칼럼 <보험사 회계기준 변경의 두 얼굴> 내용 중 일부이다. 전문은 나신평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 뒤에 드리운 그늘

2023년 1분기 어닝 시즌(Earning Season)은 IFRS17 시행 이후 첫 실적발표라 는 점에서 보험사가 내놓은 성적표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발표된 실적은 놀라웠다.

보험사는 엄청난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시현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는 17개사 중 7개사의 2023년 1분기 순이익이 2022년 전체 순이익보다 많았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통화긴축 강화 영향으로 시중금리가 높아져 보험사의 사업환경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발표된 실적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어떤 마법(Magic)이 일어난 것일까?

어닝 서프라이즈의 비결은 ‘원칙주의’에 기반을 둔 IFRS17이 보험사에게 회계처리의 자율성을 많이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수 보험사가 최대한 낙관적인 가정을 설정하여 손익을 인식하였다. 그 결과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이익이었다.

그러나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순이익 증가는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같은 것이다. 각 보험상품으로부터 창출되는 이익의 총량은 어떤 회계기준을 적용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낙관적인 가정을 설정할 경우 초기에는 이익이 증가하나 결국 손실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IFRS17 시행 초기 대규모 이익을 인식한 보험사는 향후 미래에 인식하게 될 이익은 그만큼 축소될 것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10년 후 보험사발 대란(大亂)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IFRS17 시행 초기 너나 할 것 없이 이익을 부풀렸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수익성이 저하되고 나중에는 집단적으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 문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경영진과의간담회를 통해 회계상 기초 가정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향후 빠른 시일 내 주요 계리적 가정 등에 대해 세부적 기준을 제시할 계획을 밝혔다.

신용평가사 역시 동일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IFRS17 시행 초기 보험사가 발표하는 실적에 대해서는 많이 의심하고 깊이 고민하며 치열하게 분석할 것이다. 2011년 K-IFRS 전면 도입 때 경험했던 혼란과 적응의 기억은 이러한 분석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는 시간이 답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은 시장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규율을 찾아낼 것이다. 보험사, 금융당국, 신용평가사는 서로 소통하며 새 회계기준의 정착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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