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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수 있을까

  • Korea Monitor
  • 2022-03-13 17:33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김재현

22.03.13

중국군의 해안상류작전

중국군의 해안상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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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과연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수 있을까?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게 '조국 통일'은 숙원사업이며 신중국을 세운 마오쩌둥도 이루지 못한 과업이다. 만약 시진핑 중국 주석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통일을 달성한다면 단숨에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더불어 신중국 3대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구미가 당길 법도 하다.

게다가 중국은 대만문제를 내정으로 간주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으로서 대만문제는 중국 '내정' 문제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 간의 분쟁"으로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이 섣불리 대만을 침공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과 우크라이나가 미국에게 의미하는 바는 전혀 다르며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의 전면적인 개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 끈끈하게 얽힌 대만과 미국 관계

먼저, 중국 대륙을 내주고 대만으로 옮긴 중국 국민당의 역사를 살펴보자.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미국은 당시 중국 대륙을 장악하고 있던 장제스(蔣介石) 국민당 정부의 항일 전쟁을 적극 지원했다. 하지만 국민당의 거듭되는 패전과 극심한 내부 부패로 인해 국민당에 대한 미국의 신뢰는 날이 갈수록 하락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중국의 항일전쟁은 끝났지만, 곧이어 국민당과 공산당의 제2차 국공 내전이 시작된다. 국민당의 정책 실패와 부정부패로 민심이반이 일어나고 공산당이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자 결국 미국은 장제스와 국민당을 포기한다.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은 순식간에 중국 본토를 장악한 후 1949년 10월 1일 천안문 광장에서 신중국 성립을 정식 선포했다. 뿐만 아니다. 1950년 1월 애치슨 미 국무장관이 태평양 지역 미국 방위선(애치슨 라인)에서 한국과 대만을 제외하자 마오쩌둥은 대만 해협을 건너가 내전을 종식시킬 준비를 시작했다.

풍전등화 같은 대만의 운명을 바꾼 건 한국전쟁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38선을 넘어 남침하면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한국에 미군을 파병하는 동시에 제7함대를 대만해협에 배치했다.

트루먼 행정부는 대만으로 쫓겨간 국민당 정부의 지원을 망설였으나, 한국전쟁과 공산주의 확산 방지를 천명한 트루먼 독트린 때문에 대만 안보 및 중화민국의 대만 정착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역사와 현재 동아시아 정세를 고려하면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의 개입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또한 한국전쟁이 대만의 운명에 영향을 미쳤듯이 대만의 운명 역시 한국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2. 화웨이를 주저앉힌 TSMC가 애플도 주저앉힐 수 있다

만에 하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달리 미국이 개입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TSMC다.

현재 TSMC는 시가총액 약 5600억 달러(약 670조원)로 글로벌 상장기업 중 10위다. 회사 규모보다 더 중요한 건 TSMC가 반도체 시장에서 가지는 중요성이다.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점유율 53.1%로 1위, 삼성전자가 17.1%로 2위를 기록했지만, 최첨단 공정에서의 TSMC 점유율은 훨씬 높다.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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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시장조사업체 VLSI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나노미터(㎚·10억분의1m) 공정에서 TSMC의 점유율은 약 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PC용 칩인 M1, 아이폰에 탑재되는 A15 바이오닉은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인 TSMC의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인텔을 제치고 PC용 CPU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AMD의 CPU 역시 TSMC가 독점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TSMC 매출 중 25.4%를 애플이 차지했다. AMD, 퀄컴, 엔비디아의 매출 공헌율은 각각 9.2%, 7.6%, 5.8%를 차지하는 등 미국 팹리스(반도체설계) 업체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TSMC가 수탁생산하는 공생관계가 형성됐다. TSMC 매출의 60% 이상을 미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TSMC가 없으면 반도체를 수탁생산할 기업이 없어지면서 미국 IT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TSMC가 화웨이의 AP를 수탁생산할 수 없도록 제재해서 화웨이가 망가졌는데, TSMC가 중국에 넘어가면 애플이 똑같은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3. 미국의 전방위 경제 제재로 중국 경제 패닉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시, 러시아 제재를 뛰어넘는 수준의 경제 제재가 확실시된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러시아 금융기관을 배제하는 금융제재,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인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막는 에너지 제재, 러시아에 반도체와 첨단기술 수출을 금지하는 기술 제재를 채택했다.

미국이 기술제재를 위해, 러시아에 적용한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은 제3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미국산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 전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 통제 장치다. 2020년 미국은 화웨이에 대해서도 FDPR을 적용했고 그 결과 화웨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 1위의 꿈을 접어야 했을 만큼 FDPR은 강력한 제재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중국을 제재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이 국제분업구조에 편입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필수불가결한 일부분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외 익스포저는 러시아의 대외 익스포저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의 금융제재로 인해, 중국 경제가 받게 될 영향은 막대하다. 반대로 생각해서 중국 제재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받게 될 충격 역시 러시아 제재보다 월등히 커지게 된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중국의 대외 금융자산은 9조56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외환보유액이 3조373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직접투자(ODI)가 2조4685억 달러, 해외 증권투자가 9669억 달러에 달한다.

반면 중국의 대외 금융부채는 7조314억 달러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3조4223억 달러, 외국인이 중국 주식과 채권을 매수한 금액은 2조548억 달러에 달한다. 대외 금융자산에서 대외 금융부채를 뺀 중국의 순대외 금융자산은 2조251억 달러에 달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미국 제7함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중국이 아시아의 지배적인 파워가 될 것이며 미국의 동맹국들은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주도의 세계 평화,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결이다.

이처럼 만에 하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클 것이다. 올해 중국은 10월 무렵 시진핑 중국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더 낮다. 하지만 향후 중국과 대만 관계를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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