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ETF로 가는 길

  • Korea Monitor
  • 2022-02-22 08:44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이기봉

22.01.29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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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이 상장 되면서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하룻만에 100조가 증가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대체로 2000조(free float 적용전)쯤 되니까, 시장 규모가 5% 쯤 증가하였네요. 물적분할로 인한 문제점을 제외하고, 이러한 변화는 인덱스 투자자, 또는 자산배분자 입장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일단 발생하게 되어서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이슈일 듯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저를 포함) 주식투자를 교과서에서부터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초 투자론 교과서를 펴면 첫장은 대체로, 수익은 위험을 감수한 댓가로 발생하는 것이고 따라서 주식투자는 위험한 만큼 장기로 채권대비 초과 성과를 준다. 그리고 마코위츠의 자산배분 모델 등등이 소개되는 논리 흐름이 일반적이었을겁니다.

(마코위츠는 자신의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라 '자신의 자산'을 배분하지 않았습니다. 주식 50%, 채권 50%가 알려진 그의 포트폴리오였습니다. 아마도 주식이 오르거나, 채권이 outperform할때 각각 마음 상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였을 거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지식과 경험을 갖춘 훌륭한 고수들이 넘쳐나는 현재에는 누군가는 이런 강의실에 들어가서, 자 여러분, 앞장을 뜯어내 버리세요라고 외칠 겁니다.

오.. 캡틴 마이 캡틴~!

아래 그림은 고에츠만과 조리온이라는 분이 그 시절에 발표한 논문에 있는 차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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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재미있는 그림인데, x축은 주식시장의 역사, y축은 주식의 실질수익률 (즉 채권대비 성과를 보여줍니다.)

제일 역사가 깊고 성과가 압도적으로 좋은 시장은 미국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식 투자는 미국...) 반면 역사가 짧고, 신흥시장 국가일 수록,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데이터를 가지고 만들어진 투자론 교과서는 사실상 죽은 또는 매우 편향된 교과서였고, 신흥시장은 여전히 마켓 타이머의 시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마켓 타이밍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과거 이 시장에서 일하신 분들은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 까요? 신흥시장은 대체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과거 한국은) 주식시장의 성과는 왜 투자가들에게 돌아가지 않은 것일까요?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상장관련 KOSPI지수와 시가총액을 비교하는걸 본적이 있습니다.

1990년1월말부터만 계산하여도, KOSPI지수는 무려 3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단지 3배(배당제외, 197%의 작은 수익률)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KOSPI 시가총액, 즉 덩치는 23.5배가 증가하였습니다.

이 문제를 잠시 고민해본적이 있습니다. 역시 음모론 관점에서 보면, 시장과 지배구조가 엉망이라서, 투자가들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대주주들에게만 돌아가서이다가 쉬운 답이 될 수도 있지만,이게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신흥시장, 특히 한국의 경우 성장의 축이 경제 국면별로 변화해 왔습니다. 즉 산업별로 부침이 과거부터 매우 극심하게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특정 산업이 성장하면서 신규 상장되었던 종목들이, 그 산업이 쇠퇴하거나 정체되면서 의미가 축소될 동안, 새롭게 경제의 축이 되었던 산업의 기업들이 상장되는 경우가 과거에 반복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상장기업만을 대상으로 계산하는 지수 자체의 수익률은 정체된 반면, 라이징 스타들이 계속 상장되면서, 시장의 덩치는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만약에, 투자가들이 상장된 기업만이 아닌 모든 비상장 기업들까지 일관되게 투자할 기회가 있었다면, 투자가들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의미있게 가져갈 수 있었겠지만 이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최근에는 비슷하게,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되면서 규모가 커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비상장 종목과 상장종목 모두에서 지배구조 이슈로 투자가들의 몫이 대주주에게 넘어간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세제적인 문제에 따른 요인이 크고, 도덕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시스템적인 문제로 풀어야 할 내용입니다.)

그러나, 한국 경제도 이제 선진시장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몇년 전 바이오 그리고 최근 2차전지와 같은 새로 성장하는 산업이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비록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안좋은 아웃라이어가 있었지만, 과거보다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제는 한국시장도 조금 더 편하게 ETF 등 패시브를 통한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주식 투자의 성과가 과거보다는 많은 분들에게 돌아 갈 수 있는 환경이 '많은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펼쳐진 상황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좋은 성과들이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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