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美 금리 전망 업데이트

  • Editor's Letter
  • 2021-06-25 06:47
  •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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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024년초에 가서야 금리를 인상할 것 같다는 Editor's Letter의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

다만,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적어도 2%까지는 올라갈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철회한다. 수익률에 가해지는 압력은 비대칭적이다. 인플레이션 오버슈팅 리스크가 체계적으로 차단됨에 따라 수익률의 상방이 상대적으로 막혀 있다고 본다.

연준이 만약 예상보다 조기에 채권매입 테이퍼링에 나설 경우 모기지증권(MBS)을 우선 대상으로 하는 방식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에만, 온건하게만"

지난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다. 연준이 허용할 인플레이션의 오버슈팅이 매우 제한적일 것임을 명백히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사실 명문화된 연준 프레임워크에 근거한 것이다.

"이 수준(2%)에서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시키기 위해 위원회는 시간을 두고(over time) 평균 2%를 이루는 인플레이션 달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밑돈 시기 뒤에는 한동안(for some time) 2%를 온건하게(moderately)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성취하는 것을 겨냥하는 것이 적절한 통화정책일 듯하다고 판단한다." (2020.8.27, 장기 목표 및 통화정책 전략에 관한 성명서)

"노동시장 환경이 위원회가 측정하기에 완전고용에 부합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2%로 상승해 그 2%를 한동안 온건하게 넘어설 궤도에 올라설 때까지 이 목표범위를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2021.6.16, FOMC 성명서)

그리고 연준은 이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는 '지속적으로' '과도한' 인플레이션의 오버슈팅은 정책을 동원해서라도 막을 것임을 분명히 천명해 왔다.

"만일 인플레이션이 2% 위로 상당히 지속적인 방식으로 이동한다면, 그래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끌려 올라간다면, 우리는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2%로 다시 떨어지도록 우리의 수단들을 사용할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가 그렇게 할 것이란 데 대해 의심해서는 안 된다. 그 누구도 우리가 우리의 수단들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 (2021.4.28, 제롬 파월 의장 기자회견 일문일답)

그러나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준의 새 오버슈팅 및 후행적 대응 프레임워크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자 지난 주 FOMC 위원들은 점도표 인상을 통해 의지를 과시했다.

"만일 인플레이션 및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경로가 우리의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 위로 상당히 지속적으로 움직인다면, 우리는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2021.6.16, 제롬 파월 의장 기자회견 모두발언)

"잘 고정된"…아래 위로 막힌 인플레이션 전망

지난 주 FOMC가 단지 상방 리스크에 대한 강력한 긴축대응 의지만을 밝힌 이벤트는 아니었다.

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팬데믹 당시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이 함께 하락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 처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더 키운 바 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프로세스가 한 번 시작되면 그걸 막기 위해서는 굉장히 힘든 시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따라서 (최근 미국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에 부합하는 범위로 반등한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상하방 리스크에 대한 비대칭적인 인식을 오랫동안 견지하고 있다. 목표를 '상당히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방 위험에 대해서는 대응하기가 용이하지만, 하방 리스크에 맞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 올리기는 지극히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대칭적 인식은 '위험관리(risk management)'를 기본 전략으로 장착하도록 요구한다.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하방 리스크를 차단하는 것이다. 과잉 긴축보다는 과잉 부양에 분명히 경도된(biased) 전략이다.

"연준이 부양을 제거해 나가는데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정책금리가 0% 부근에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효과는 비대칭적이다. 고용 증가세와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예상과 달리 강력하게 전개되고, 물가상승률도 2% 목표선을 훌쩍 뛰어 넘는 경우, FOMC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그렇게 할 능력도 있다. 그러나 성장세가 불안해지고 물가가 더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명목 정책금리가 0%의 하한에 봉착해 있는 문제로 인해 필요한 수준의 부양을 제공할 연준의 능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이미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거대해져 있어서 FOMC는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시행하는데 수반되는 잠재 비용과 위험을 걱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5.3.27, 재닛 옐런 연준 의장)

하방으로 기운 기대 인플레이션

미국 국채시장의 5년 및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break-even rate). 세로 점선은 FOMC 결과 발표 직전인 6월15일.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미국 국채시장의 5년 및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break-even rate). 세로 점선은 FOMC 결과 발표 직전인 6월15일.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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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에 내재된 텀 프리미엄.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에 내재된 텀 프리미엄.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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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가파른 내리막길을 타던 미 국채시장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5~10년 break-even rate)은 6월 FOMC를 계기로 의미심장한 타격을 받았다.

지난 주 FOMC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제도 또는 시스템이 과도한(상당히 지속적으로 목표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굉장히 반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역사적 사례였다. 전술했듯이 연준은 이미 제한적으로만 오버슈팅을 허용할 뜻을 반복해서 표명했으나, 시스템 여론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유력 인사들이 중앙은행의 태도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제도 또는 시스템 하에서 FOMC 위원들이 점도표 인상을 통해 반응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는데, 그 반응 역시 하나의 제도 또는 시스템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인플레이션의 '과도한' 오버슈팅은 현재로서는 체계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이는 최근 장기 국채 수익률에 내재된 텀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떨어진 배경이다.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새로운 에너지가 제공되지 않는 한, 지난 5월 중순의 레벨을 상한선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지표에 가해지는 압력은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상승을 야기했던 핵심 품목들의 가격이 이제는 하방을 가리키는 중이다.

오히려 물가하락을 걱정?

목재선물 가격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목재선물 가격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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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하임 미국 중고차 가격 지수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만하임 미국 중고차 가격 지수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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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인플레이션 공포를 조장했던 미국 목재선물 가격이 지난달초 고점 이후로 반토막이 났다.

4,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폭등세의 주범이었던 중고차 가격 역시 6월 들어 오름세를 멈췄다. 이 역시 향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다. 불확실한 것은 시기 뿐이다.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몬드 연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렌터카 비용이 영원히 400달러일 수는 없다. 추가적인 공급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목재 가격이 지난 2주 동안 되떨어졌다. 중고차 가격도 내가 언급했다. 이 많은 항목들은 사실 일시적이다.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시적이든, 꽉막힌 노동시장이 일시적이든, 우리가 4분기에 도달하는 때에는 이 많은 것들이 누그러질 것이라고 정말 나는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 역시 "과도한 조정이란 관점에서 볼 때 물가가 정반대 쪽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 가면서 인플레이션이 실제로는 굉장히 낮을 수도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실질 개인소비지출(PCE)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미국 실질 개인소비지출(PCE)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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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월별 개인저축액(계절조정 연율)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미국의 월별 개인저축액(계절조정 연율)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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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미국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구매력)을 갉아 먹고 있는 가운데, 실질 개인소비지출(real PCE)은 두 달 연속 정체된 상태를 보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성장 전망에 상당한 리스크를 노정하는 요소이다.

그만큼 오늘 밤 발표되는 미국 5월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 지표가 중요하다. 그 내용의 여하에 따라 Editor's Letter 및 여타 이코노미스트들의 매크로 전망이 크게 달라져야 할 수도 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의 이례적으로 높은 저축성향이 향후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의 전망에 있어서는 서비스업 물가로의 압력 이동이 남겨져 있는 리스크이자 불확실성이다. 사실 공산품의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만일 식당 밥값, 이발요금 같은 것들(이른바 sticky prices)이 일년에 두 차례씩 인상된다면,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인플레이션이다. 그러한 가격들이 특수한 환경을 맞아 일제히 인상될 수는 있으나, 일회성이 아닌, 가격 조정이 자주 반복된다면, 인플레이션은 이미 고삐가 풀린 것으로 간주해도 될 것이다.

그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서비스 물가(특히 sticky prices)의 고삐가 풀릴 것으로 전망할 만한 근거는 전무하다.

영란은행의 사례

영국 국채 10년물 수익률 24일 장 중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영국 국채 10년물 수익률 24일 장 중 추이.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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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이 통화정책 기조 동결을 결정했다. 이달 퇴직하는 앤드루 홀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 혼자 예상대로 양적완화 페이스에 관해서만 '테이퍼'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인플레이션 오버슈팅 위험에 대응한 강력한 억제 의지 따위는 천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 전개되고 있는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일 뿐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와 의사록에서 영란은행은 "일시적인(temporary)" 또는 "일시적으로(temporarily)"란 단어를 모두 17번이나 사용했다. 비슷한 의미인 "과도기적(transitory)"이란 단어도 8번이나 썼다.

성명서는 "유휴 생산능력을 줄이고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지속가능하게 달성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통화정책을 긴축할 의사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그리고 그런 때가 되어도 자동적으로 긴축에 착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의사록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

BOE는 오히려 특히 성급한 긴축(premature tightening)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정책은 반드시 경제전망에 미치는 하방 리스크에 강력히 맞서는 쪽으로 기울어야 한다. 또한 통화환경의 성급한 긴축에 의해 경제 회복세가 훼손되지 않도록 분명히 하는 쪽으로 기울어야 한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현행 가이던스에 설정해 놓은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이 조건들은 미래의 어떠한 통화정책 기조의 긴축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2021.6.24, 영란은행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이처럼 일방적인 완화적 태도에 파운드화가 급히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10년 만기 영국 국채 수익률 역시 뚝 떨어졌다(위 그래프). 영국 국채시장은 중앙은행의 과도한 부양에 따른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중앙은행의 이처럼 '안이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지난 주 미 연준이 점도표 및 역레포 금리인상을 통해 의지를 시위한 효과다.

점도표 금리 인상으로 '일단락'

미국 5년 및 10년 만기 실질 금리(물가연동국채 수익률).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미국 5년 및 10년 만기 실질 금리(물가연동국채 수익률).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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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은 점도표 금리인상 만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의 과도한 오버슈팅 위험을 손쉽게 차단했다. 이제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방으로 고삐가 풀리지 않도록 유념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운 점도표가 제시한 2023년말까지 2회 금리인상, 특히 내년 금리인상 개시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소멸되었다. 기존의 점도표가 제시했던 '2023년말까지 제로금리 유지' 경로가 다시 효력을 얻게 되었다.

지난 주 FOMC 이후로 한껏 고조된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그런 점에서 매력적이다. 조기 긴축이라는 리스크 요소를 그렇게 계속 반영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 리스크가 실제 발현할 위험은 사라진다. 중앙은행이 조기 긴축으로 대응할 지 모른다는 경계감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계속 억제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물론이고, 경제활동의 초고속 성장세 역시 "일시적" 현상이었음이 확인된다면, 오는 2023년말 정책 환경은 지금과는 판이해질 수 있다. 그 때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모멘텀은 이미 크게 둔화한 상태일 것이며, 시장은 제로에 가까운 명목 금리수준이 '새로운 중립(new neutral)'이라고 느낄 정도로 새롭게 적응해 있을 수도 있다.

'선제적' 대응을 떠나서 중앙은행들이 왜 항상 '기회만 되면' 금리를 미리 좀 올려 놓고 싶어하는 지를 그 때에 가면 알게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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