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ditor's Letter
밀튼 프리드먼 교수는 "모든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은 프리드먼 교수가 보기에 돈을 너무 많이 발행해서 생긴 문제였다.
그가 말하는 '화폐발행'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행해 온 양적완화(QE) 같은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프리드먼이 말한 '화폐발행'은 아주 전통적인 개념의 것이었다. 정부가 빚을 내서 '신규수요'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이 빚을 화폐증발을 통해 지원하는 경우를 뜻했다. 이는 곧 당백전으로 경복궁을 재건한 것과 같은,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서 직접 물건과 노동력을 사들이는 행위이다. '재정정책'은 단지 형식적인 중간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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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디플레이션 역시 언제나,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 프리드먼 교수는 이 부분을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석학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1930년대의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을 그렇게 규정했다. 단지 조금 큰 리세션에 그칠 일을 중앙은행이 화폐를 부족하게 공급함으로써 대공황, 디플레이션으로 키워버렸다는 것이다.
벤 버냉키는 이 가르침에 따라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대대적으로 화폐발행(QE1)에 나섰다. 그 결과 금융위기는 제2차 대공황이 아닌, '대침체(the Great Recession)' 정도로 막아낼 수 있었다.
버냉키의 당시 화폐발행은 프리드먼 교수에 대한 '약속이행'이기도 했다.
지난 2002년 11월8일, 버냉키 당시 연준 이사는 프리드먼 교수의 90세 생일 기념 컨퍼런스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공황에 대한 당신들의 생각이 옳았습니다. 우리(연준)가 잘못했습니다. 우리는 다시는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 관련기사 : 밀튼 프리드먼은 버냉키를 칭찬할까
그렇다면 새해 벽두부터 더욱 강력하게 몰아닥치고 있는 이 거대한 디플레이션 압력은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무엇으로 풀 수 있을까? 버냉키라면, 프리드먼 교수라면 뭐라고 조언을 할 것인가.
유가와 주가와 이머징 통화가치가 곤두박질치는 2016년 벽두의 강력한 디플레이션 배경으로 사람들은 중국을 꼽는다. 맞는 말이다. 중국 경제는 어렵다. 옳다. 그리고 이 어려움은 그동안 빚을 너무 많이 내서 과도하게 성장했던데 따르는 후유증이라고 말한다. 지당한 말이다.
그리고 Morning Brief는 중국의 부채문제를 두고 '미국 연준의 통화증발 정책이 조장한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의 평가절하와 경제둔화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조응하는 현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중국의 잘못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즉, 중국경제(원자재 시장)의 부채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모두 (미국) 화폐적 현상이었다. 따라서 향후 이 고통의 방향과 정도 역시 미국의 화폐정책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번 문제의 본질과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위 그래프의 파란 선은 중국의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을 단순 적용한 중국의 실질 대출 기준금리 추이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연이어 명목 기준금리(노란 선)를 인하했지만, 실질 대출금리는 대폭 올라가 있다. 디플레이션 때문이다.
중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근 2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실질 대출금리는 근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 그래프가 지금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가장 잘 보여준다.
이렇게 강력하게 전개되는 디플레이션과 금융환경의 긴축을 완화하려면 중국 인민은행은 명목 정책금리를 더욱 공격적으로 인하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많은 외채를 진 이머징마켓이기 때문이다.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했다가는 환율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뛰어 오를 것(위안화 급락)이다. 그러면 외채를 진 기업들은 금리를 폭력적으로 인상한 것과 마찬가지의 엄청난 상환부담에 노출된다. 몇년 전 엔화가 급등하던 때 우리 기업들(많은 병원들도 포함)이 엔화 대출금 상환에 큰 고통을 받았던 걸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헤지를 하지 않았던 중국의 외채 기업들은 이미 현재의 환율만으로도 낭패일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토록 과도한 환율(달러화 가치) 상승압력을 받고 있을까. 중국이 못난 탓도 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미국에 있다. 연준이 미국 경제의 현 상황을 착각해 달러의 돈값(환율, 금리)을 너무 비싸게 책정해 두고 있는 것이다.
연준이 점도표 등을 통해 조장한 달러화의 고평가를 풀지 않으면, 중국은 유의미한 수준의 완화정책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화폐부족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심화, 연장 될 것이다. 이는 다른 이머징 국가들에서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보고난 뒤
"메이저 국가들이 사실상의 고정환율제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마치 의도한 듯한 '긴축적 추가완화'를 통해 ECB는 연준이 달러강세 걱정 없이 금리인상 개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유로 강세)을 조성했다.
이어서 연준은 금리를 인상했다. 야심찬 점도표는 그대로 뒀다. '완화적 긴축'이 아니었다. 긴축 개시 그 자체였다. 그리고 나서 일본은행도 유사한 긴축적 이벤트를 연출했다.
이는 '글로벌 리플레이션 공조'와는 정반대, '글로벌 긴축 공조'였다. 미국이 긴축 개시에 나서고, 게다가 2년 연속 연 4회씩의 금리인상 점도표를 제시하는 데도, 달러가 더 이상 강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로존도 일본도 함께 긴축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제 공개된 지난달 ECB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은 이러한 스탠스를 보다 분명히 확인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ICE 달러인덱스의 상단이 막히면 원자재 시장과 이머징 마켓의 문제가 풀릴 것으로 아마 당시 중앙은행들이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3대 기축통화국들이 이렇게 '디플레이션 공조'에 나선 결과는 바로 새해 들어 나타난 '글로벌 디플레이션'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문제는 달러화 강세가 아니라, 달러-유로-엔 등 3대 통화의 동반강세이다. 나머지 거의 모든 화폐(여기에는 석유와 구리 등도 포함된다)들은 동반 약세 압력에 몰려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이 자기화폐를 풀어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게 불가능하다.
Morning Brief는 이들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고정환율제'가 내포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시인할 수밖에 없다.
이 악순환을 풀려면 달러-유로-엔이 다시 함께 약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러가 약해져야 한다. 그래야 유로도 엔화도 다시 더 방출할 수 있다. 따라서 연준은 금리인상 스케줄을 전면 백지화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에 들어갔음을 천명(점도표 폐기) 해야 한다.
그러나 연준이 조만간 그렇게 할 가능성은 아직 관측되지 않는다. 그게 문제의 본질이다. 연준은 여전히 '부인(denial)' 국면 속에 있다.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착시' 때문이다.
위 그래프는 연준 점도표의 허황된 금리인상 스케줄을 조장하는 착시현상의 근원이다. 해외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에서는 무려 29만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4분기 평균으로도 28만4000개에 달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매달 10만개씩만 늘어도 자연 증가하는 신규 노동력을 흡수하고 남는다고 했는데, 그 3배의 페이스다.
이런 식으로 유휴 노동자원이 소진된다면 머지 않아 미국에서는 생산을 더 늘리기 어려울 정도로 노동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다. 그러면 임금과 물가는 뛰어 오를 것이다. 그게 재닛 엘런 의장이 말한 "이론(필립스 곡선)"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대목은 지난 4분기의 미국 성장률이다. 이날 애틀랜타 연준의
가 수정 추산한데 따르면 미국의 4분기 실질 GDP는 전기비 연율 0.6%의 속도로 성장했을 걸로 추정된다.
이 말은, 미국 경제가 생산량을 단지 연율 0.6%만 늘리는 과정에서 매달 무려 28만4000명씩 노동투입을 늘려야 했다는 걸 의미한다. 생산성의 급락, 단위노동비용의 급등을 예고하는 것이다.
영란은행 정책위원을 지낸 아담 포센 피터슨연구소 소장은 최근 블룸버그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점을 지적하면서 "생산성 문제를 본다면 매파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센은 인터뷰를 마친 뒤에 말을 좀 바꿨다. "연준은 아마도 자신들이 기획했던 금리인상 행진을 멈춰야 할 것이다. 그들은 미국의 물가반등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미국 경제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국내총생산 모멘텀이 빠르게 둔화된 가운데에도 미국 고용이 급증세를 이어가는 현상에 대해 Morning Brief는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고용 급증세는 달러 강세와 유가 폭락세와 해외경제 부진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오히려 이 현상은 달러 강세와 유가 폭락세와 해외경제 부진 '덕분에' 나타나는 불균형 현상이다. 지금 미국의 노동자원은 부가가치 '생산'보다는, 해외의 값싼 제품과 용역을 '수입하고 판매하는' 쪽으로 집중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고용 급증세는 금리를 올려서 대응할 사안이 아니라,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치유될 수 있다. 그래야 달러가 약해지고, 유가와 해외경제가 안정되며, 디플레이션 수입도 멈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은 아직 멀어 보인다. 이 것이 지금 금융시장이 '단기적으로'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다. 연준은 여전히 강한 달러와 유가 급락세가 미국의 '물가에만' '일시적'으로 하락압력을 가한다고 보고 있다. 이 것이 '성장'에 대한 '기조적' 위협임을 부인(denial)하고 있다.
따라서 다시 본격적으로 몰아닥치고 있는 이 거대한 디플레이션 압력, 화폐부족 문제는 당분간 우리와 함께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백지화(점도표 폐기) 하고, 필요한 경우 금리인하 등의 완화정책으로 적극 대응할 것임을 시장에 알려야 한다.
2) 동시에 ECB와 BOJ 등은 추가적인 화폐발행에 나설 가능성을 적극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그러면 달러-유로-엔 등의 환율이 큰 변동을 겪지 않으면서도 여타 통화들에 대한 이들 통화의 가치는 일제히 약화된다.
3) 그러면 이머징과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폭력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은 완화, 해소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이들(중국뿐 아니라 브라질과 터키까지)도 화폐발행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4) 그러나 이러한 국면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중앙은행들은 항상 그랬다. 최근 며칠간 연설한 FOMC 위원들이 그럴 가능성을 재확인해줬다.
5) 따라서 글로벌 통화정책의 새 국면이 전개되기 전까지는 '디플레이션' 위협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에 대한 롱 뷰(long view)를 유지한다.
* 15일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은행들을 상대로 매일 실시하던 달러화 공급 입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나흘 전 민간 소매 환전상에 대한 달러 공급을 중단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다. 오는 2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평가절하 또는 고정환율제 폐기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지 트레이더들은 추측하고 있다. 만약 나이지리아가 평가절하에 나선다면 시장의 시선은 이제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말 일찌감치 페그제를 폐지하고 시장으로 하여금 루블화를 평가절하하도록 유도했다. 그 이후로 러시아 원유업체들의 채산성이 극적으로 호전됐으며 이는 러시아의 공격적인 원유증산으로 이어졌다.
대형 산유국들이 평가절하가 나이지리아와 사우디로 이어진다면 국제 원유시장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연준에게는 좋은 핑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나이지리아 증권거래소는 다음주부터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전 10시15분부터 오후 1시45분 사이에 주가지수가 5% 하락하면 거래가 30분간 중단된다. 이후 재개된 거래에서 추가로 5% 떨어지면 그날 거래는 조기 종료된다. 이 제도는 중국이 올해 새로 도입했다가 온갖 부작용만 확인한 뒤 며칠 만에 폐기한 것이다.
이날 나이지리아 주가지수는 2.99% 급락했다. 이번 한 주 동안 13% 추락했다. 일년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이다. 지난해에는 뜻밖에도 17.4%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2. 시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관심을 끈 주요 뉴스
-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준 총재는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위험을 꼽는다면,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방으로 이탈할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해외 상황, 특히 이머징 경제가 미국 경제에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현재의 기대 인플레이션 저하 현상이 연준의 긴축 행진을 막을 정도는 아니라는 뜻을 밝히며 "점진적 금리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 관련기사 : 더들리 "기대 인플레이션 하방 이탈 가능성 우려'
-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점진적인 금리인상 행보를 지속할 뜻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시장보다는 내년 이후의 미국 경제전망이 올해 금리인상 행보를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윌리엄스 "금융시장에 휘둘리지 않겠다"
-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과 달리 감소세로 돌아섰다. 비교대상인 전월 수치가 큰 폭 상향수정돼 逆기저효과가 발생한데다, 예년에 비해 날씨가 따뜻했던 탓에 의류 등 계절제품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소비의 기저흐름을 보여주는 지표 역시 기대 이하로 취약하게 나왔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비 0.1%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보합세를 예상했었다. 대신 11월 증가율은 0.2%에서 0.4%로 상향수정됐다.
자동차와 건축자재, 휘발유 및 음식 서비스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전월비 0.3%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0.3% 증가했을 걸로 예상했었다. 11월 증가율 역시 0.6%에서 0.5%로 하향 수정됐다. 이 지표는 미국 GDP의 개인소비지출 추세와 연관성이 높다.
12월중 자동차 딜러 판매는 전월비 보합세에 머물렀다. 주유소 판매액은 1.1% 감소했다. 의류점 매출도 0.9% 급감했다. 잡화점(-2.0%)과 종합 양판점(-1.0%) 판매도 부진했다.
대신 따뜻한 날씨 덕에 건축자재점 매출은 0.7% 급증했다.
가구점과 운동용품점 판매가 각각 0.9% 늘어난 반면, 가전제품점 판매는 0.2% 줄었다. 온라인을 주종으로 하는 무점포 매출은 0.3% 증가한데 그쳤다.
-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이 석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중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비 0.4% 줄었다. 시장 예상치 -0.2%를 하회했다. 전달 감소폭도 -0.6%에서 -0.9%로 대폭 확대됐다. 이중의 실망이다.
지난해 4분기 석달동안에는 산업생산이 연율 3.4%의 속도로 감소했다.
제조업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저유가에 따른 광업활동 위축, 이상고온으로 인한 유틸리티 생산 감소가 겹치면서 전체 산업활동이 더 침체됐다.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생산은 전월비 0.1% 감소했다. 보합세로 집계됐던 11월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1%로 하향 수정됐다.
이에 따라 전산업 설비가동률은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한 76.5%로 집계됐다.
- 지난달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예상대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저유가 영향이 계속됐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중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전월비 0.2% 떨어졌다. 예상치에 일치했다. 전달에는 0.3% 올랐으나, 에너지가격이 3.4% 하락하면서 물가를 끌어 내렸다.
전년동월비로 헤드라인 생산자물가는 1.0% 하락했다. 역시 시장 예상치와 같았다. 전달에는 -1.1% 였다. 전년비 생산자물가는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항목별로는 서비스물가가 전월비 0.1% 올랐다. 반면 식품물가는 1.3% 떨어졌다. 공산품물가는 0.7% 내렸다.
식품과 에너지 및 유통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비 0.2%의 견조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달에는 0.1% 올랐었다. 다만 전년동월비로는 0.3%에 머물렀다.
- 뉴욕지역의 제조업 부진은 새해 들어 심화됐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뉴욕 연준이 집계한 관할지역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1월중 -19.37로 전달 -6.21에 비해 13.16포인트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4.0으로 소폭 개선됐을 걸로 봤는데, 실제로는 지난 2009년 3월이후 침체속도가 가장 빨랐다.
6개월 뒤에 대한 기대지수 역시 35.65에서 9.51로 급락, 2009년 3월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지수가 -6.18에서 -23.5로 떨어졌다. 고용지수는 -16.16에서 -13.00으로 개선됐으나 절대수준은 여전히 고용규모를 빠르게 줄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 이런 와중에도 미국의 소비심리는 예상보다 더 좋아졌다. 다만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5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시간대학과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미국의 1월 소비심리지수는 93.3을 기록해 전달 92.6에 비해 0.7포인트 개선됐다. 지난해 6월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93.0으로 소폭 오른데 그쳤을 걸로 예상했었다.
현재상황에 대한 평가지수는 108.1에서 105.1로 하락했다. 반면, 6개월 뒤에 대한 기대지수는 82.7에서 85.7로 뛰어 올랐다.
최근 빅이슈로 떠올라 있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가시적으로 저하됐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에서 2.4%로 떨어져 지난 2010년 9월이후 가장 낮았다. 2010년 당시 연준은 이처럼 떨어지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견인하기 위해 QE2(2011년 11월)를 단행했다.
다만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에서 2.7%로 올랐다.
- 지난해 11월중 미국의 기업재고가 4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중 미국의 기업재고는 전달에 비해 0.2% 줄었다. 지난 2011년 9월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시장 예상치(-0.1%)보다 감소폭이 컸다. 보합세로 집계됐던 10월 수치도 -0.1%로 하향 수정됐다.
다만, GDP 산출에 사용되는 자동차 제외 소매재고는 전월비 0.2% 증가했다. 대신 앞선 10월 증가율은 0.4%에서 0.3%로 하향 수정됐다.
11월중 기업판매는 전월비 0.2% 감소했다. 전달에도 0.3% 줄었다.
판매 속도 대비 기업재고 수준은 1.38개월치로 전달과 같았다.
3. 금융시장 동향
15일 중국에서 재연된 증시 급락 파장이 유럽을 거쳐 뉴욕으로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유가 폭락세가 심화되면서 이 흐름이 증폭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는 30달러는 물론이고 29불선까지 뚫고 내려갔다. 소매판매를 비롯한 미국 경제지표들까지 부진하게 나와 위험자산 시장의 공포감을 키웠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은 지난해 8월 하순 이후 최저치로까지 밀렸다. 장중 하락률이 3.3%를 넘어서면서 지난 2014년 10월15일의 '미니 플래시 크래시(mini flash crash)'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뉴욕증시는 연초 열흘 장세로는 역사상 최악의 기록을 수립했다.
앞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국가대 개입이 이끌어 냈던 반등분을 모두 반납했으며, 유럽증시는 고점 대비 20% 이상 밀리면서 기술적인 베어마켓 진입 조건을 완성했다.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개월만에 다시 2%선 아래로 떨어졌다.
엔과 유로화 캐리가 언와인딩 압력을 받은 가운데 연준의 금리인상 행진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달러는 유로와 엔화에 대해 1%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달러는 이머징통화들에 대해서는 초강세를 나타냈다.
- 다우 : 15988.08(-390.97, -2.39%)
- 나스닥 : 4488.42(-126.59, -2.74%)
- S&P500 : 1880.29(-41.55, -2.16%)
- 달러인덱스는 0.16% 내린 98.92를 기록했다. 유가와 주가를 따라 장중 98.38 수준으로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증시가 낙폭을 일부 축소함에 따라 오후 들어 달러 낙폭도 줄었다. 위험회피 심리로 유로와 엔화가 급등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마저 부진하게 나와 달러 하락세를 증폭시켰다. 연준 금리인상 행보에 제동이 걸릴 거라는 인식도 한 몫 했다. 유로는 0.50% 오른 1.0918달러를 나타냈다. 장중 1% 넘게 오르기도 했다. 역시 1% 넘게 떨어지기도 했던 달러-엔은 0.87% 하락한 117.02엔을 기록했다. 장중 저점은 116.51엔이다. 파운드가 1.1% 떨어졌고, 호주달러는 1.7% 폭락했다. 달러-캐나다달러 환율도 1.1% 뛰어 올랐다. 이머징 통화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브라질 헤알 환율이 1.2% 하락하며 4헤알선 위로 다시 올라갔다. 멕시코와 콜롬비아의 페소 및 러시아 루블, 남아공 랜드 환율은 2% 넘게 상승했다.
-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6bp 떨어진 2.028%를 나타냈다. 유가와 주가의 급락세, 미국 경제지표 부진, 연준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후퇴성 발언 등이 모두 국채 수익률에는 하락재료였다. 장중 저점은 1.986%(3개월 최저치)였다.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9bp 하락한 0.842%를 나타냈다. 유가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8bp 떨어진 2.807%(3개월 최저치), 5년물 수익률은 5.9bp 내린 1.448%를 기록했다.
- WTI 2월물은 1.78달러, 5.7% 급락한 29.42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29.13달러로까지 밀리면서 지난 2003년 11월이후 12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주간으로는 11.3% 하락했다. 브렌트 3월물은 1.94달러, 6.3% 떨어진 28.94달러를 나타냈다. 2004년 2월이후 12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간으로는 14% 하락했다. 중국증시 급락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란 경제제재 해제가 임박해 오버행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시장이 과매도 국면(RSI 30 미만)에 진입한 게 그나마 거의 유일한 희망으로 남았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주 미국의 원유시추 장비 수는 한 개 더 감소해 지난 2010년 4월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 금 선물 2월물은 17.1달러, 1.6% 급반등한 1090.7달러를 나타냈다. 다만 주간으로는 0.7%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