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드라기 "내 손에 피 묻힐 생각은 없다"

  • Central Bank Watch
  • 2015-06-16 04:30
  •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기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ECB가 앞장서서 그리스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끊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모레 예정된 정책회의에서도 그리스에 대한 긴급 유동성지원(ELA)을 계속 유지할 걸로 보인다.드라기 총재는 15일 유럽의회 보고에서 "그리스 은행들이 상환능력을 보유(solvent)하고 있는 한, 그리고 충분한 담보를 보유하고 있는 한 유동성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ELA 규모에는 미리 설정된 명시적인 한도가 없다"고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는 다만 "감독당국에서는 그리스의 은행들이 상환능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상황이 변화하고 있어서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히고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간의 강력하고 광범위한 합의가 시급히 요구되며 공은 그리스 코트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그리스 은행들의 단기국채 매입 한도 상향에 대해서는 명백한 반대의견을 재차 표명했다. 그리스 정부가 시장에서 국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그걸 허용했다가는 ELA 자금이 정부지원으로 전용돼 결국은 법률이 금지하는 '중앙은행의 재정지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드라기 총재는 그리스에 대한 ECB의 지원확대 여부는 '정치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 은행들의 단기국채 인수 한도를 상향하기 위해서는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점검이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마무리되고 그에 상응하는 개혁이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조건을 제시하고 "이건 정치적인 결정이다. 프로그램 점검 종결은 전적으로 선출된 관료들, 유럽재무장관회의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ECB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므로 그리스에 대한 유동성 지원 차단 여부 역시도 정치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추론이 나온다. 채권단과 그리스 간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점검 협상이 결국 무산되는 경우에만 ECB가 ELA를 차단할 거라는 뜻이 된다. ECB는 모레 정책회의에서 그리스 ELA 지속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드라기 총재는 "최선을 다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드라기 총재에 따르면, 현재 그리스에 지원된 ECB의 자금은 총 1180억 유로이며, 이는 그리스 GDP의 66%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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