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금 사는 당신이 强者

  • Analysis
  • 2013-04-22 16:04
  • (글로벌모니터 김헌수 기자)
금 시장이 철저하게 양분돼 움직이는 양상이다. 금값 폭락 직후 나타난 일반인들의 금 사재기 열풍은 지난주말까지 내내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쳤다. 각종 외신들은 '실물 금 수요에 불이 붙었다', '금 사재기 광풍' '금을 향한 저돌적 돌진'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분위기를 전하기 바쁘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프리미엄도 크게 올라 아시아권의 경우 보통 온스당 5달러이던 것이 상하이에서는 10달러, 터키는 20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갑자기, 재빠르게 실물 금을 사려는 이유가 뭘까. 아랍에미레이트 소재 NBD Wealth Management의 Gerhard Schubert는 "별다른 이유없이 이처럼 금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여 동안 높은 가격 때문에 억눌려있던 실물 금 수요가 가격 폭락과 함께 분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그나마 현상진단은 돼겠지만 손쉬운 투자수단인 금 ETF가 외면받는 것에 대한 설명은 안된다.

세계 최대의 금 ETF인 SPDR에서는 환매에 따른 대규모 금 인출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8일 1205톤이었던 금 보유량은 19일 1123톤으로 약2주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통화전쟁'의 저자이자 유명한 금 옹호론자인 Jim Rickards는 두개의 시장이 분리된 것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양식과 시장에 반응하는 방식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신이 예컨대 자산의 10%가량의 실물 금 투자자라면 (금값이 폭락한다는)지난 며칠간의 헤드라인을 접해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실물 금 보유자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중앙은행들과 실물 금 보유자들이 이제 시장의 '스트롱핸드(strong hand, 시장변화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라는 것. 반면 펀드의 경우 환매요구에 봉착하기 때문에 버틸 수 없으므로 이들이 '위크핸드(weak hand)'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스트롱핸드가 금값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 Rickards는 "마지막 위크핸드가 다 토해내야지만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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