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실패한 작전인가

  • Analysis
  • 2013-04-19 13:49
  • (글로벌모니터 김헌수 기자)
금 선물가격 붕괴가 예기치 않은(?) 결과를 불러왔다. 전세계적으로 일반인들의 실물 금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

두바이와 뭄바이, 홍콩, 싱가포르 등 각지의 귀금속상들이 재고가 바닥났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돈을 내고도 금화를 받으려면 4~6주가 걸린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금 주화와 금괴에 대한 수요가 지난 이틀동안 급증해 상점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ABC Bullion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Jordan Eliseo는 지난주에 비해 금 판매가 347%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내 사정도 마찬가지. 미국조페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단 하루동안 6만3500온스(약 2톤)의 금화 등이 팔려나갔다. 16일 판매분을 더하면 모두 9만6500온스, 4월 판매량은 보름이 조금 지났지만 14만7000온스로 2~3월치 판매량을 넘어섰다. 그 대부분이 최근 이틀동안 팔린 물량.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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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금시장 관계자들은 "아이러니한" "예기치 않은" "전례없는" 결과라고 진단한다. 누군가가 목적을 가지고 선물시장을 공격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의도와는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금을 붕괴시켰다는 시나리오를 보자. 사람들은 오히려 금을 사고 있다. 물론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애플 주가가 싸졌다고 해서 줄을 서서 애플 주식을 사지는 않는다. 즉, 금에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이고 바로 그 가치를 무너뜨리려 했던 공격은 현재로서는 먹히지 않은 것이다.

실물 금 투매를 불러일으키고 이를 싸게 사들여 비어 있는 창고를 채우기 위해서라는 시나리오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일반인들의 실물 금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급증했다. 실물 수요가 많을 수록 창고는 더 빨리 비워지게 된다. ABN암로와 마찬가지로 실물 금 인도를 중단하는 곳이 곧 생길지 모른다.

실패를 우려해서 인가. 투자은행들은 금값에 대한 전망을 더욱 낮추면서 경각심을 부추기는데 열심이다.

도이치방크는 18일(현지시간) 금값이 온스당 1050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Michael Lewis 애널리스트는 "우리의 관점에서 지난 12년간의 호황은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금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 소시에떼제네랄은 몇 주내에 금값이 온스당 12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은행의 Patrick Legland는 "투자자들이 아직 항복을 선언하지 않았고 보유량을 줄이지도 않았으므로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왜 이토록 '항복'을 바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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