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시각 vs 보통사람의 행동
- Analysis
- 2013-04-17 15:52
- (글로벌모니터 김헌수 기자)
"금값은 종교나 마찬가지다. 믿던지 아니면 말던지." "금 맹신주의는 정치적 편견이나 다름없다."
최근 금값의 기록적인 폭락에 대해 한 쪽에서는 '수 많은 사람들의 주머니에 있던 돈이 누군가의 지갑으로 넘어갔다'고 분통을 터트리는 데 반해 금에 투자하는 것을 마치 어리석은 짓처럼 여기는 쪽도 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 11일자 뉴욕타임즈 컬럼을 통해 금 맹신주의(Goldbuggism)를 비난했다(다음날이 첫 폭락일이니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크루그먼은 '오늘날 미국의 가장 중요한 진실 가운데 하나는 모든 것이 정치적이라는 점'이라고 운을 뗀뒤 '최근 급격히 강화된 금맹신주의는 이같은 정치문제화하려는 경향이 선거는 물론 투자에도 영향을 준다는 증거'라고 지적한다. 금맹신주의는 금이 유일한 안전처라는 주장과 중앙은행을 폐지하고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주장 두가지을 의미한다는 설명.
그는 사람들이 금에 열광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지만 몇 년전부터 무모한 양적완화가 불러올 인플레가 목전에 다다른 것처럼 우려해 왔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금값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금에 대한 투자도 맛이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금맹신주의자들이 태도를 바꿀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앞서 쓴대로 금맹신주의는 흔한 정치적 편견들과 성격이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입증된다 하더라도 계속 번창할 것이다."
Seabreeze Partners Group의 Doug Kass는 금값은 심리에 좌우되기 때문에 공정한 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값은)화폐나 종교와 마찬가지로 믿거나 말거나 하는 것이다." 그는 "금은 가치가 아닌 믿음을 품고 있는 것"이라며 "금시장은 오로지 심리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같은 믿음을 좀 덜어내라는 주문도 있다. RBC Capital Markets의 귀금속전략가 George Gero는 "금은 오로지 인플레이션 방어용인데 사람들은 이를 주가 방어용, 통화가치 방어용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금은)매물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은 보통사람답게 행동한다. 금 1그램 가격이 4802엔에서 4477엔으로 떨어지자 금 매장에서의 판매가 두배로 늘어났다고 도쿄 소재 귀금속판매상의 지배인이 말했다.
South China Morning Post의 칼럼니스트 George Chen은 "어떤 매장에서는 하루 이틀새에 재고가 바닥이 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금괴를 사기 위해 금은방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동양만 그런 게 아니다. California Numismatic Investments의 파트너 Ken Edwards는 "가격이 요동치자 매매가 늘고 있다"면서 "최근 폭락장세 속에서 특히 은이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