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폭락의 배후는 누구인가

  • Analysis
  • 2013-04-16 05:18
  • (글로벌모니터 김헌수 기자)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면 물리적으로 체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간의 상식이나 논리로는 설명이 안되는 일일 것이다. 설명이 안되면 배후, 조작, 각본, 은폐, 과장 등등과 같은 소위 '음모론'이 일기 마련.

금시장이 그렇다. 지난주 금요일과 이번 월요일 이틀간 30여년만에 처음이라는 대폭락장을 겪으면서 이런 저런 음모론이 점증하고 있다. 달러나 채권, 주식 등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나 글로벌 수요와 공급, 생산원가 등과 같은 펀더멘탈 측면 등 뭐로도 이같은 폭락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각도는 서로 다르지만 음모론자들의 논리(?)를 나름대로 정리하면
-9일(현지시간. 이하 같음), FOMC 의사록이 사전에 유출되면서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시장에 줬다. 이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의 가격에 부정적이다.
-10일, 키프로스가 구제금융과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금 10톤 가량을 팔아야 한다는 소식이 나왔다. 동시에 골드만삭스가 금에 대해 매도추천을 했다.
-11일, 키프로스 중앙은행 대변인이 금 매도는 논의된 바 없다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언론들은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같은 재정위기 국가들도 금을 팔 가능성이 있다고 계속 보도했다.
-12일, 개장 초 100톤의 매물이 선물시장에 나왔고 두 시간뒤 300톤의 매물이 더 나온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로 인해 지지선인 1540달러가 무너지면서 스톱로스 물량이 쏟아져 금값이 폭락했다. 400톤의 매물은 웬만한 기관은 엄두도 낼 수 없는 물량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키프로스가 금을 팔아 받은 돈은 긴급유동성지원자금의 손실충당용으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키프로스의 금 매도를 기정사실화해 매물공포를 다시 부추겼다.
-15일, 금값이 30여년래 최대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간만에 155톤의 'paper gold(금ETF, 금선물, 금증권 등)'가 팔렸다. 중앙은행들이 이 가운데 55톤을 사들였다.

종합하면, 지난주 중반부터 금값(paper gold)을 떨어뜨리기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해 이틀간의 폭락장을 만들어 내면서 저가매수에 나선 누군가가 있다는 것.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 누군가는 paper gold의 값이 더 떨어져 다른 실물자산의 현금화 욕구가 치솟을 경우 이를 감당치 못할 것이란 점을 잘 알기에 적당한 시기에 '반전'을 연출한다는 것이다. 즉 금에 대한 롱포지션을 공개해 금값 반등을 유도한다는 얘기다. 그것도 조만간에.

그 누군가로는 서구의 중앙은행들, 특히 Fed가 거론된다. 금이 아닌 달러가 유일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실패하면 돈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할까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Fed가 마이너스 실질금리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을 붕괴시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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