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Monitor

아르헨티나에 부는 금 사재기

  • Analysis
  • 2013-03-20 10:29
  • (글로벌모니터 김헌수 기자)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아르헨티나 통화인 페소화의 가치하락으로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한 재산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금 거래 기관인 Banco Ciudad는 지난 2011년 10월부터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금을 팔기 시작했다. 첫 한해 동안 2천만 달러어치 가량인 280kg의 금이 팔렸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올해 예상 물가상승률은 약 26%. 미국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 가치는 지난 2011년 초 달러당 약 4천페소에서 최근에는 5천 페소 가량으로 2년여 동안 20% 하락했다.

"페소화로 가지고 있으면 저축한 돈이 공중으로 증발해버리는 느낌이다." 실물 금을 사들이는 한 투자자의 얘기. 그가 지난해 2월 처음 금을 산 이후 금값은 47% 올랐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좋은 금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저축을 목적으로는 순도 99.99%의 금을 사지 못하게 해 이들이 사는 금의 순도는 99.96%. 그나마 한 사람이 하루에 살 수 있는 금의 양은 100g으로 제한된다.

금을 살 때와 팔 때의 엄청난 가격차이도 큰 부담. Banco Ciudad에서 금을 살 때와 팔 때의 가격차이는 무려 35%에 달한다. 실물금을 사서 돈을 남기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올라줘야 본전인 셈.

우리나라에서의 실물 금 투자는 어떨까. 아르헨티나나 마찬가지로 외국돈을 환전할 때처럼 사는 가격과 파는 가격에 약 10% 차이가 있다. 게다가 금을 살 때는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20만원을 주고 순금 한 돈(현재시세는 21만 5천원대)을 샀다고 가정하면 처음 내는 돈은 부가세 포함 22만원.

얼마뒤에 같은 값으로(부가세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20만원) 판다면 10% 할인해서 18만원을 받는다. 즉 금값이 5만원(25%)은 올라야 다른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본전 수준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면 앞으로 금값은 어떻게 될까.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전망이 엇갈리고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금값이 고점을 쳤다며 3개월 후 전망치를 온스당 1825달러에서 1615달러로 낮췄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이번주 초 올해 말 온스당 1773달러, 내년 말 184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 시세(1610달러)와 비교하면 모건스탠리의 예측이 맞더라도 25% 올라주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물론 환율 변수도 크다. 달러당 1100원 수준에서 금을 산 뒤 달러당 1200원으로 팔 때(원화가치 절하)와 달러당 1000원으로 팔 때(원화가치 절상) 내가 손에 쥐는 돈은 큰 차이가 난다. 즉, 실물 금에 투자하려면 국제적인 금값 움직임 뿐 아니라 환율 변동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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