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舊) 채권왕인 빌 그로스는 12월 투자레터에서 "2016년에는 주식과 채권은 피하라"고 권했고, 신(新) 채권왕인 제프리 군드라크는 "연준이 헛발질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뒤에 다시 금리를 인하할 떄까지 얼마나 걸릴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군드라크의 12월 프레젠테이션 제목은 'Tick Tick Tick'이다. 군드라크가 연준의 헛발질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경기는 좋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은 찾아볼 수 없고 졍크 본드 시장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려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주장은 최근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연준의 '정책 실수'(policy error)론의 연장선 상에 있다.
그는 지난 금융 위기 이후 금리를 인상했다가 다시 인하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의 사례를 열거하면서, 첫 금리 인상 뒤 다시 인하할 때까지 평균 16개월이 걸렸다고 말한다.
금융위기 뒤 각국 금리 인상 인하 사례
군드라크가 제시하고 있는 챠트들을 보면 도대체 왜 연준이 지금 금리를 올리려고 하는지는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요해 불가능이다.
군드라크도 고작 내놓은 추측이 "철학적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려 할 것"이다. 중앙은행이 '교리'와 '공작'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철학'이 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인지라, 이 견해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어쨌든 연준은 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또 인상해야만 한다. 금리 인상은 그 자체로 경기 부양 효과가 있다고 연준은 믿고 있으며, 더불어 장기간의 초저금리로 인한 금융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Nightly는 전자(금리 인상의 경기 부양 효과)는 적어도 이번에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며, 후자(금융 불균형)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그 위험성이 감소하는 효과는 있지만, 동시에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고 판단한다.
모건스탠리의 CEO인 James Gorman이 말했던 것처럼, 적어도 연준은 지난 3월에는 금리를 인상했어야만 했다. 중국에서 지난 6월에 버블이 터진 이후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따라서 금융 불균형은 어느 정도 해소되겠지만, 그 고통은 배가 될 것이다(지난해 10월말 일본 중앙은행이 전격적으로 QQE를 확대하고 ECB가 마이너스 금리폭 확대 및 QE를 결정하여 '한번 더' 밀어부친 것은 중앙은행의 '과신'이며 '탐욕'이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그 자체로 경기 부양적일 수 있는 이유는 연준이 공표하고 있는 '시그널' 효과(rational expectation; 즉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경기가 좋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비와 투자는 증가한다-> 경기는 정말로 좋아진다) 때문은 아니다.
그것은 순전히 국제 금융상의 re-arrangement 효과에 의존한다. 현재 조건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다른 선진국과의 금리차(rate differential)은 더 커지기 때문에 이같은 정책 차별화를 통한 역외 자금 유입 요인이 발생한다. 그러나 동시에 (경기 부양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미국내의 자산 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미국의 자산 가격 상승에 기대어 그동안 미국내로 유입되었던 자금들이 빠져나가면서(캐리 트레이드 청산) 달러화는 약세 요인이 발생한다.
이 '길항'적 요인들 때문에 달러화 가치(달러 인덱스상)는 일정한 진폭을 가지고 움직이게 될 것이다.
ECB가 시장을 실망시킨 것이나, 일본 연기금(GPIF)이 해외 투자분에 대한 엔 환헤지를 언급함으로써 엔화 강세를 의도적으로 유도한 것으로 보면, 중앙은행들은 달러화 약세를 가속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유로존과 일본의 환율 정책은 자국 통화 가치를 상승시키게됨에 따라 해당 지역의 민간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즉, 이들 지역에서 '소비'가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 때문에 달러화로 표시된 자산(원자재, 특히 원유)의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으며 이는 해당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따라서 '마치' 중앙은행들의 비전통적 완화 정책이 '성공'할 것 같은 착시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2007-8년의 유가 급등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며, 따라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의 공급 과잉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이것이 애당초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차별화'를 합의하고 '완화적이면서 동시에 원자재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묘책이 무엇인가'에 골돌했을 때 내린 해법이었을 것이다(미국 단독의 QE2는 완화적이었지만 동시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야기했으며 이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한 유로존의 부채 위기를 가져왔다. 중앙은행들은 이 때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에도 지적했듯이, nightly의 의문은 지난해 12월에 옐런 의장이 'temporary'라고 규정했던 당시의 시나리오에 따른다면 10월의 BOJ의 QQE 확대나 ECB의 1월 QE는 하지 말았거나, 혹은 훨씬 그 규모가 적었어야만 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만큼 유로존과 일본의 은행들의 사정이 안좋았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들은 '하는 김에 조금 더' 했으며 그것이 유가의 재폭락과 신흥시장에서의 광범한 성장 둔화/위축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이들은 중국 위안화의 지속적 절상과 중국 증시 및 크레딧 버블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또는 중국의 자본 통제 능력을 믿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난 6월 중국의 증시 폭락이 발생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어긋나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에 연준 내부에서는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현재 조건에서 다시 QE와 같은 완화적 정책을 할 것인가, 아니면 기존 시나리오대로 밀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논쟁을 끝낸 것이 재닛 옐런 의장의 지난 9월 연설(연설 도중에 기절했던 엠허스트 대학 컨퍼런스 연설)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연설에서 옐런은 통화정책의 근간을 '화폐량 타겟팅'(QE)가 아닌 화폐 가격 타겟팅(금리 정책)으로 전환하는 근거를 제시했으며(필립스 커브 해석), 따라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선택은 금리 인상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는 그동안 기업 이윤을 보조함으로써 경기 부양을 시도했던 금융 위기 이후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서의 '졸업'을 의미하며, 시스템의 전체 잉여 가운데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지난 월요일 발표된 미국의 노동 소득 수정치에서 전체 소득 중의 임금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 - Labor's share-이 지난 9월과 10월치가 상향되었다. 이미 '통계적'으로는 미국의 기업 이윤은 감소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시장의 입장에서는 전혀 반가운 뉴스가 아니다. 명목 GDP가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 한, 미국 기업들의 이윤율은 물론이고 이윤 총액까지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가 상승률을 빠르게 높여야만이, 즉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야지만이 미국 기업들은 현재의 이윤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내년도 미국 증시 지수가 정체 상태에 머물 것이라고 관측한 것은 내년도 미국의 명목 성장률 증가 추세가 아직은 매우 완만할 것으로 관측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명목 성장률 증가분(에 따른 기업의 총 이윤)이 노동소득 비중 증가에 따른 상대적 이윤율 감소분을 고작 상쇄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글로벌 원자재 수요 둔화 및 가격 하락 추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을 깔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현재 이들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오는 2017년 상반기 무렵에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야 한다. 유가가 지나치게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저효과' 때문에라도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 민간 가계의 한계 소비 능력은 이미 100%에 달해 있고 정책 물가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임금이 상승하지 않는다면 이같은 인플레이션은 커녕 오히려 임의 소비재 구매 감소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기괴한 해결책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예컨대 지난 주에 전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이자 현 페터슨 연구소(미국 민주당의 핵심 thinktank) 소장인 Adam Posen과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올리비에 블랑챠는 "일본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10%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본가들이 앞장서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세상이니 여기는 진정 '천당'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임금 인상을 해줄 여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이런 일이 발생하면 일본 증시는 곤두박질칠 것이다. 그리고 그 자체로 부의 효과가 사라지며 기업들은 다시 임금을 삭감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설사 임금 인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더라도 일본 경제는 또 한차례의 약한 버블의 상흔밖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또한 만에 하나라도 '정말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일본의 채권 시장은 풍비박살이 날 것이며, 일본 은행 시스템 전체가 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다(이들의 주장은 중앙은행이 돈 찍어내는 국가의 국민이 노동하는 국가의 국민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철학'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필립스 커브 효과에 의한 임금 인상은 관찰되지 않고 있으며, 국가가 주문을 왼다고해도 기업들이 임금을 인상해줄리 없는 상황 속에서는, 즉 케인지언들의 눈에는 과소소비로 보이는 상태에서는, '물가'는 오직 환율과 유가에 의존한다.
그리고 이 두가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신흥시장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다. 따라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여 '명목 성장률 증가세가 가속화'되기 위해서는 달러화는 '약세'를 보여야 하며 유가는 반등해야만 한다.
그러나 미국 민간 가계의 재무 상태가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달러화는 약세를 유지하더라도, 실제로 임금 상승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유가는 적정한 선에서 제어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것이 연준(과 미 정책당국)이 기획하는 내년도 금융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9일 시장에서 유가가 반등하면서 에너지 섹터 기업들의 주가 상승으로 다우 지수 상승폭은 크지만 나스닥 지수는 약보합에 머물고 있는 것은 이같은 연준의 경제 통제 전략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미국 대중들의 잉여 소비능력은 감소한다. 따라서 임의 소비재 섹터 및 FANG이나 Nifty Nine과 같은 종목의 이윤율은 감소하며 이윤 총액의 증가폭도 둔화된다. 즉, 앞으로는 나스닥은 유가와는 반대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유가는 지금이 바닥인가? 유가는 미국 에너지 정보청이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37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반등했다.
그러나 정책 당국의 '의도'를 따르자면, 미국 내에서 임금 인상이 관찰(또는 확실하게 전망)되기 전까지는 유가는 상승해서는 안될 것이다. 일시적인 반등은 기껏해야 에너지 정크 본드 연쇄 디폴트 사태를 제어하기 위한 정책 개입 지렛대로써 쓰일 때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오늘의 반등을 유가가 바닥을 찾은 신호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동시에 이는 오늘의 미 증시 상승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 미국 센서스 뷰로는 지난 10월 중에 미국의 도매 재고는 전달 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시장 예상치는 0.2% 증가). 미국 산업섹터에서 미약하나마 재고 감소/정체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도매 판매는 전달과 동일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도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감소한 것이다. 내구재는 물론이고 비내구재 도매 판매조차도 전년 동기 대비로 5.1% 감소했다.
즉, 적어도 '도매'의 관점에서는 미국의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로 감소 중이다. 도매 재고는 9월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3.6% 증가한 상태다.
도매 재고/판매 비율은 9월과 마찬가지로 1.31에 달했다. 즉, 아직도 재고 청산은 본격화되지 않앗으며, 재고 청산이 시작되는 시점이 미국의 리세션과 고용 감소가 표면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 영란은행은 8일 공개한 지난달 금융정책위원회 의사록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반응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시장이 크레딧 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유동성 문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급속한 대규모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했다.
- 달러화는 선진국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과 일본에서의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철수가 발생한다면 달러화는 인덱스상의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 채권시장과 증시에서는 이들 해외자금이 빠져나간다면 자산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은 레버리지 증가와 미국내의 명목 인플레이션 상승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이른바 dark leverage가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금 조건에서 미국 자산 가격 상승은 급변동을 낳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조건으로 진입하게 된다.
만일 미국내의 자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이는 역외 자금의 유출을 가속화시킬 것이며, 미국 채권 시장(특히 졍크 본드 시장)의 동요를 심화시킬 것이다.
연준의 정책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리차를 겨냥한 자금 유입이 이를 상쇄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가 지적했듯이, '예측불가능'하다.
Nightly는 국제 자금 흐름(flow)는 '금리차'가 아니라, 해당 지역 내에서의 자산 가격 상승 전망(즉 버블 가능성)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연준이 이미 터져버린 채권 시장 버블의 파국적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빨리, 그리고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올려야만 할 것이며(즉 금리차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될 수 있는 만큼 올려야 하며), 이는 오히려 역외 달러 시장에서의 달러 자금 조달 부담을 가중시켜 신흥시장에 더욱 악재로 작용하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Nightly의 시나리오는 연준은 천명한 것과는 달리, 매우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만 하는 압력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아마도 두번째 인상 즈음해서는 신흥시장의 통화 위기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는 글로벌 증시의 대대적인 조정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피하려면 연준은 첫 금리 인상 뒤에는 (lower for longer 커뮤니케이션이 통하지 않는다면) 위기 수습책으로서의 QE를 고민하게될 것이다. 아니, 이미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기도와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