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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Anywhere]"무엇이든 말해봐(Say Whatever It Takes)"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8-19 오전 6:13:49 ]

  • ⓒ글로벌모니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일요일(18일) 오후에 트윗을 올려 "중국과 굉장히 잘 되어 가고 있다.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뭐가 그렇다는 얘기인지, 굉장히 이례적이게도 그의 입에서 더 이상의 말은 나오지 않았다.

    일요일 하루동안 트럼프 수하들의 말이 쏟아졌다. 방송매체에 겹치기 출연을 하며 낙관론을 설파하고 희망가를 불렀다. 금융시장이 새로운 한 주를 열기 전에 미리 분위기를 잡아놓으라 지시를 받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날 트럼프 트윗에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선데이>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최근 전화통화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일주일 내지 열흘간 추가적인 미-중 전화협의가 예정되어 있는데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만일 이 차관급 협의가 전개되어 나간다면 본질을 다루는(substantive)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중국이 미국에 와서 우리 고위급과 협상을 지속하는 게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커들로 역시 구체성은 없었다.

    지난 주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우려 속에서 중국과 독일의 경제지표 쇼크까지 겹쳐 올 들어 최악의 급락세를 겪기도 했다.

    트럼프가 스스로 일으킨 무역전쟁발 경기침체로 인해 내년 재선에 실패할 것이란 관측과 주장과 보도가 난무해지기 시작한 상황이기도 하다.

    커들로는 폭스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는 가시권 안에 없다"고 단언했다. NBC의 <Meet the Press>에게는 "임금이 오르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살아 있다. 빠른 속도로 돈을 쓰고 있다. 또한 지출하는 가운데 저축도 하고 있다. 이상적인 상황이다"라고 커들로는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은 CNN <State of the Union>과 인터뷰를 했다. 나바로는 "기술적으로 수익률곡선은 역전되지 않았다"며 "우리 수익률곡선은 평평할 뿐"이라고 우겼다. 그리고 그 평평함은 "트럼프 경제의 강력함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난 15일 증시 급락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미친 수익률곡선 역전, 스프레드가 너무 심하다")을 대놓고 반박한 것이 되어 버렸다. 어쨌건간에 파월 탓을 하는 결론은 동일했다. 나바로는 "파월 의장은 거울을 들여다 보고 '내가 금리를 너무 급하게 올렸다'고 말해야 한다"고 반성을 요구했다.

    하지만 연준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2020년 넘어서까지 강할 것"이라고 나바로는 ABC의 <This Week>과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ECB 완화정책 재개 신호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리오 드라기 총재를 직접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나바로는 '고생하는 유럽경제를 돕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커들로가 '중국과 본질을 다루는(substantive) 협상' 가능성을 띄운 반면, 나바로는 "상당한 구조적 이슈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커들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그는 딜을 할 용의가 있다.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올바른 딜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게 당장 이뤄진다 해도 끝은 아니다. 지난 15일 뉴 햄프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은 중국보다 더 나쁘다"며 확전 가능성을 밝혔다.

    그러나 사람들은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공개된 NBC-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2에 달하는 64%가 '자유무역이 미국에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관련 설문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트럼프 취임 직후였던 지난 2017년 4월에는 57%의 응답자만이 자유무역을 지지했다.

    ⓒ글로벌모니터

    이번 주 최대 이벤트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다. 미국 동부시간 23일(금요일) 오전 10시, 우리시간으로는 그날 밤 11시에 예정되어 있다. 주제는 "통화정책이 직면한 도전(Challenges for Monetary Policy)"이다.

    주가가 급락하던 지난 15일 장중에 트럼프는 "멍청한(clueless) 제이 파월"이라고 트위터에서 비난했다. "clueless"란 말은 어떤 사람이 어떤 특정한 일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거나, 어떤 특정한 사안을 적절하게 다루는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그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 위해 쓰는 말이라고 영어사전(<Collins Cobuild Advanced Learner's English Dictionary>)은 설명하고 있다.

    또다시 소동을 일으켰던 지난 7월31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사실 좀 'clueless'한 측면이 있었다.

    파월 의장은 당시 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가 "경기 (확장) 사이클 중간 국면에 이뤄지는 정책기조의 조정(mid-cycle adjustment)"일 뿐이라며 "길게 이어지는 금리인하 시리즈의 시작이 아니다(It's not the beginning of long series of rate cuts)"라고 말했다. 과감한 완화정책을 기대했던 투자자들로서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었다.

    파월 의장의 의도를 이해 못할 것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연준의 금리인하는 수익률곡선의 역전 못지 않게 신뢰도가 높은 '경기침체 신호'였다. 게다가 과거 사례를 보면, 연준 금리인하는 수익률곡선 역전보다 훨씬 더 리세션에 임박해서 단행되는 패턴이 있었다.

    대부분의 연준 금리인하 개시는 'recession cut'이었으며, 'insurance cut'은 매우 드물었다. 따라서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금리인하 역시 자칫하면 의도와 다르게 시장과 경제주체들의 비관론 내지는 우려를 자극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나온 말이 바로 그 문제의 발언이었을 것이라고 Weekly는 믿는다.

    문제는 'long'이라는 형용사의 사용이였다. 파월은 '길게 이어지는 금리인하'는 'recession cut'이어서 나쁜 것, 경제와 증시에 좋은 'insurance cut'은 '일시적이고 짧다'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

    따라서 파월 의장은 이번 연설에서 무엇이든 다르게 말해야 한다. 적어도 '실망한' 투자자들은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insurance cut'은 '짧은 기간 이뤄지는(short series of) 정책'이긴 할 지언정, 필요한 경우 그 조정의 강도는 '크고, 과감하고, 강력하고, 공격적일 수 있다(tremendous)'는 새로운 인식을 시장에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지난주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9월 ECB는 시장의 기대를 오버슈팅하는, 임팩트 있는, 상당한 부양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연설에 앞서 수요일(21일)에 나올 7월30~31일 FOMC 의사록에도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7월 FOMC에 대한 시장 반응에 대해 연준이 어떻게 해명을 하는지를 점검하는 게 포인트이다. ECB 의사록은 그 다음날 나온다. 올리 렌 총재의 '비둘기 서프라이즈' 요구에 뒷배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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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자 Editor's Letter는 "중앙은행의 시대는 끝났다"고 썼다. 세상의 종말이 왔다는 뜻은 아니다.

    무엇이든 절정에 달하면 변화가 발생한다고 했다(窮則變).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18일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서 만일 경제에 새로운 위기가 온다면 500억유로의 추가지출을 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정책의 역할을 보다 전향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액수를 특정해 말한 것은 처음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숄츠 장관의 이번 '500억유로' 발언은 지난번 금융위기 당시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지난번 위기 때 500억유로가 들었다"고 숄츠 장관은 말했다.

    숄츠 장관은 "(필요한 경우) 우리는 그런 돈을 동원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리세션 위험에 처한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다. 미-중 무역전쟁이 그 불확실성 원인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또한 궁하면 변하는 게 보편적인 패턴이다. 지난 주말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독일 정부는 적자재정을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슈피겔 보도에 독일과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이 급히 뛰어 올랐다. 미국 초장기물 구상이 다시 고개를 든 점 역시 장기물 수익률에 제법 강한 자극을 주는 모습이었다. 아직은 다들 '말(saying)'에 그치고는 있지만, 차츰 궁(窮)해지고 있는 시장에는 제법 약발이 먹히는 양상이다.

    이번 주 경제지표 중에서는 마킷 PMI 8월 잠정치가 제일 중요해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높은 속보지표이다. 이 지표는 9월 ECB와 연준 통화정책회의 전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주 글로벌 경제 주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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