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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비둘기? 매?…어떤 시나리오에서도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6-18 오전 6:17:08 ]

  • ⓒ글로벌모니터

    1) 미국 국채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랠리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017년 가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S&P500은 사상 최고치까지 2%도 채 안 남아 있다.

    2) 혹은,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 중인데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3) 아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는 덕분에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세 갈래 해석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은 진단이라고 확신해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의 경우는 증시가 매크로 위험(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침체)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스트래티지스트나 이코노미스트 등 트레이드는 하지 않는 시장의 꼰대 내지는 선비들이 이 진영에 많이 있다. Editor's Letter도 이런 뉘앙스("연준이 중국 둔화와 무역전쟁 리스크를 해결해 줄 수 없다")로 주장해 왔다.

    2)의 경우는 반대로 국채시장으로 비난의 화살이 조준된다. 국채시장이 위험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거나, 연준에 대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나치다고 지적할 수 있다. 아마도 연방준비제도가 속으로는 이런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3)의 경우는 연준이 경제와 시장을 구원해 줄 것이란 믿음과 기대를 담고 있다. 'bad is good' 리액션 역시 이 범주에 있다. 금융위기 이후로 수차례 즐겨 왔던 것이기에 낯설지도 않다. 시장은 아마도 이쪽에 가장 많이 포지셔닝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ditor's Letter는 지난주 글로벌마켓 공개 토크쇼에서 "late cycle에서는 bad is good 리액션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모니터

    근거가 무엇이었든 간에 적어도 지금까지는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 전략이 아주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주식과 국채, 금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모두 뛰어 오른 덕분이다. 주식과 채권과 원자재 등 멀티애셋의 리스크를 동등하게 배분하는 S&P 리스크 패리티지수는 지난 14일 29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런데 만일 이 '주식-채권 동반랠리' 구도가 어떤 이유에서든 균열을 일으킨다면?

    아마도 지난해 10월초 이후 또는 지난해 1월말 이후와 유사한 급격한 되돌림이 연출될 수도있다. 국채 수익률이 뛰면서 주가는 급락하는 현상이다. 또는 국채 수익률이 뛰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혹은 주가가 급락하는데도 불구하고 국채 수익률이 솟아 오르는 시장구도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초의 리스크 패리티 붕괴는 매파적 연준에 의해 촉발됐다. 제롬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까지 한참 남았다"고 말해 금융시장에 긴축 공포를 야기했다.

    반면 지난해 1월말의 사례는 천문학적 재정부양과 물(水) 연준 전망 조합으로부터 시작됐다. 주식과 원자재와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솟아오른 끝에 국채 수익률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증시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글로벌모니터

    6월 FOMC가 만일 매파적인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경우 주식과 국채의 동반 급락세가 연출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파월 연준이 그렇게까지 시장의 분위기를 거스르고자 할 유인이 크지 않으며(트럼프에 대한 반기도 너무 잦으면 편을 잃을 수 있다.),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국채 수익률은 상방 경직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매크로 환경 내지는 그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지난해 1월말이나 10월초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파월 연준이 만일 매파적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경우 국채 수익률곡선은 평탄화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베어 플래트닝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평평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확고한 경제 자신감을 부여하지 못하는 한 매파적 연준에 대한 수익률곡선 상승 반응은 매수기회가 될 것이다. 6월 FOMC가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을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이 경기 전망에 대한 안이한 시각을 드러낼 경우 시장의 포지셔닝은 'insurance cut'에서 'recession cut'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파월 연준이 비둘기 서프라이즈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다면?

    ⓒ글로벌모니터

    시장 가격에 얼마나 선반영되어 있는지, '뉴스에 팔자'는 이익실현 욕구가 얼마나 강하게 누적되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둘기 서프라이즈에 대한 교과서적 시장 반응은 불 스티프닝(bull steepening)이다. 단기 수익률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구도이다.

    그러나 이 경우 주식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가 모르는 어떤 위험을 연준이 알고 있다"는 유형의 부정적 리액션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만일 연준이 "인플레이션 회복"을 집중 마케팅하며 비둘기 서프라이즈를 연출한다면 위험자산 시장에 이로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국채시장에서는 물가연동국채(TIPS)가 선호될 수 있다. TIPS 수익률이 일반 국채 수익률을 언더퍼폼 하면서 그동안 급격하게 전개되어 온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조정을 받게 된다.

    TIPS는 매파적 연준 시나리오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더 떨어지면서 부정적 영향을 받겠으나, 이로 인한 TIPS 수익률 뜀박질은 기회가 될 수 있다.

    TIPS 역시 국채는 국채다. TIPS는 지금 거의 유일하게 수익률이 오르는 채권이며, 거의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하는 안전자산이다. TIPS는 6월 FOMC의 어떠한 시나리오에서도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자산 가운데 하나이다.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매파적인 중앙은행으로 인해 성장률과 실질 정책금리 전망이 낮아지면 TIPS 수익률도 하락하게 된다. 과도한 매파성은 결국 필요 이상의 비둘기 선회를 잉태하므로 결국에는 TIPS에는 우호적인 재료가 된다. 지난해말과 올해 초의 경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관련기사 : 무엇을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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