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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Japan Watch] 재개된 정밀타격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5-16 오후 10:03:02 ]

  • 1. 재개된 정밀타격

    중국 기업(화웨이 등)을 겨냥한 미국의 정밀타격이 재개됐다. 미중간 긴장이 극적으로 높아지고 무역협상이 수렁에 빠지면서 예견된 행보였긴 하다. 그래도 막상 당하고 나니 중국의 반발은 거세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가까운 시일내 웃으며 머리를 맞댈 수 있을지 회의론도 커졌다.

    애플이나 보잉 등 미국 기업을 겨냥해 중국이 반격에 나설지, 미국의 총구가 화웨이에서 멈추지 않고 제2, 제3의 타깃으로 옮겨갈지, 글로벌 공급체인에 속한 주변 기업도 불안하다. 이날 아시아 증시에서 IT 부품 및 관련장비 업체들의 불안한 주가 흐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미국이 취한 조치는 두 가지다.

    ①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 공급체인 보호(Securing th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and Services Supply Chain)`에 대한 것이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의 제품을 미국 기업들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정부조달 품목에서 배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민간 영역으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행정명령에 특정 국가와 기업이 명시되진 않았다. 향후 필요 조치를 상무부에 위임했는데, 화웨이와 ZTE 같은 중국 기업을 겨냥했다고 보면 된다.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150일내 구체적 시행안을 마련해야 한다.

    ②같은 날 미국 상무부는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화웨이와 그 계열사 70 곳을 등재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업체들은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하려면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러면 화웨이의 미국산 부품 수입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다른 제3세계 국가들이 미국산 부품을 가져다 화웨이에 파는 경우도 규제 대상이 된다.

    이들 조치는 쉽게 말해 화웨이가 만든 제품을 사지도(①) 화웨이에게 필요한 미국산 첨단 부품을 팔지도(②) 않겠다는 의미다. 생산과 판매 양측면에서 회웨이를 압박한 것이다.

    미중협상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을 굴복시키기 위한 압박술이다. 기술진화 전쟁(Evolution War)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밸류체인 상단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바리케이트다. 아주 긴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분업에서 두개의 축이 결별하는 과정이라 평할 수도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결국 미국의 의도는 무역불균형 해소 따위가 아니라 우리를 무너뜨리는 데 있다(체제전쟁)`고 한층 날을 세울 수 있다. 그렇게 둘 사이의 불신의 골은 깊어진다.

    2. 화웨이의 대비와 유탄의 반경

    사실 지난해 관세공방이 과열될 때 화웨이와 ZTE, 푸젠진화(반도체기업) 등 중국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공세가 끊이지 않았던터라, 미국의 이날 조치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5월5일 이후 미중 긴장이 고조됐을 때부터 교착상태가 길어지면 등장하리라 예견됐던 경로다.

    ☞정밀타격(I) / ☞정밀타격(II) / ☞정밀타격(III)

    전술한 ①과 ②의 제재 가운데 화웨이 입장에서 더 걱정스러운 것은 아마도 ②번일 것이다. 화웨이 전체 매출에서 미국 비중은 0.2%에 불과하기에 ①번 조치의 영향은 현재로선 미미하다. 반면 ②번 조치로 미국산 핵심부품 조달이 차질을 빚으면 공장 가동 자체가 곤란을 겪게 된다. 지난해 4월 미국의 동일한 조치로 ZTE가 그 지경에 몰린 바 있다.

    ⓒ글로벌모니터

    작년 화웨이가 해외에서 조달한 부품은 약 670억달러다. 이 가운데 미국산 부품은 100억달러 가량이다. 퀄컴과 인텔, 브로드컴 등 미국의 반도체기업,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등 미국의 소프트웨어·시스템 업체 등이 화웨이의 미국쪽 부품·서비스 협력사다.

    물론 화웨이도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핵심 부품 재고를 쟁여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받더라도 우리는 ZTE처럼 안 당한다. 부품의 자급율을 높여나갈 테니 (제재가 있더라도) 영향은 크지 않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경우 50%는 자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국면이 오래가면 골병들 위험도 커진다. 특히 퀄컴의 통신용 칩의 경우 대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일부 화웨이 스마트폰 기종의 생산을 어렵게 할 것이다. 무엇보다 화웨이가 유럽과 아시아 일부 국가에 5G 장비 납품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부품 차질로 생산이 지연되면 공을 들인 5G 사업도 타격을 입는다 - 트럼프가 바라는 바다.

    ⓒ글로벌모니터

    이렇게 화웨이가 곤경에 처하면 화웨이에 부품을 대던 다른 주변국 기업도 피해를 본다. 물론 화웨이의 줄어드는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점유율을 다른 경쟁사가 대체하는 과정에서 그곳으로 납품이 옮겨갈 수 있지만, 시일이 걸릴테고 그 과정이 유연할지도 미지수다.

    3. 리셋의 이론과 실제

    미국의 화웨이 집중 포화에 중국도 뭔가 반격을 취하고 싶을텐데, 사실 대응수단이 많진 않다. 애플과 보잉 등 미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거나 범국민적인 미국산 불매운동을 조장하거나, 서비스 영역(미국으로 여행·유학 차단 등)으로 보복을 확대할 수 있지만, 이는 중국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중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니 당국도 보복의 방식을 고심할 수 밖에 없다. 일단 미국산 농축산물 구매를 멈추거나 줄이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다.

    다만 중국이 보복하든 참든 미국의 추가 응징, 즉 제2·제3의 화웨이 사태가 뒤따를 위험은 상존해 있다. 반복되면 글로벌 공급 체인을 타고 유탄이 계속 날아든다. 사실 이런 류의 정밀타격의 여파가 아니어도 다국적 기업들은 기존의 관세 공격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그 번뇌를 견디기 어려우면 트럼프의 주장대로 세계 공급망의 재배치 - 공장들의 중국 탈출 - 가 이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시도 혹은 주장이 빛을 보려면 상딩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리셋의 과정 하나 하나가 기업 입장에선 다 비용인데, 4년 혹은 8년 임기의 트럼프만 쳐다보며 수십년에 걸쳐 구축한 혹은 수십년을 내다보고 구축한 체인을 선뜻 포기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최근 트럼프가 중국을 대신할 공장으로 콕 찝어 제시한 베트남을 보자. 저 임금의 노동력과 높아지고 있는 숙련도, 바다에 인접한 지형조건 등 매력적인 공장 후보지가 맞다.

    실제 중국의 노동가능 인구가 줄고, 그들의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지난 6~7년간 베트남으로 옮겨간 공장도 많다. 그렇다고 중국이 소화하던 제조 주문을 베트남이 손쉽게 흡수할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설비와 노동인구, 인프라 등에서 확연히 한계를 보인다.

    이날 블룸버그의 분석도 흥미로운데 베트남의 열악한 항만과 해운 시설로 인해 베트남이 중국의 유력한 대안이 되려면 상당한 세월이 걸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중국 항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반면 베트남은 2.5%에 불과하다.

    ⓒ글로벌모니터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인 라울 카푸어는 "베트남의 현재 해운 처리 능력 그리고 향후 예상되는 처리 능력을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을 대거 옮기기엔 마뜩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열악한 베트남의 해운 인프라는 제조사들에게 추가 비용을 의미한다. 지연과 혼잡, 이에 따른 보관 비용이 불가피하다. 최근 베트남으로 옮겨 간 공장들이 로우엔드 제품과 납기에 덜 민감한 품목으로 한정돼 있는 이유다"라고 했다. 잘 구축돼 있는 중국의 물류 인프라, 중국 항만과 미국을 오가는 중국 국영해운선사들의 노하우를 따라가려면 많이 멀었다고 했다.

    4. 길게 보면

    그렇다고 글로벌 공급 체인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온존할 것이라 믿기도 어렵다. 미중 충돌은 장기 지속될 공산이 크다. 지금의 무역마찰이 봉합된다 해도 이는 잠깐의 휴지기에 불과할 수 있다.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도 서로를 향해 여러 차례 경제 봉쇄를 단행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각자가 다른 정치체제와 서로 다른 경제 바운드리(공급망)를 형성하고 있었다. 지금의 미중 상황은 그렇지 않다. 서로 다른 형태의 정치체제가 수십년에 걸쳐 경제적으로 긴밀히 결속돼 글로벌 공급망을 형성해 왔다.

    향후 미중 관계가 긴 정치적 충돌을 노정한다면 엮여있던 둘 사이의 경제적 코어(근간)도 분리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는 구 냉전 시대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 과정은 평탄하지 않을 게다. 단기간내 승부를 내겠다고 우격다짐으로 뜯어내려 들면 여기저기서 출혈이 발생하는 게 당연하다.

    이 위험에 맞서기 위한 중국의 전략은 무엇인가. 이날 당 기관지 구시(求是)는 "혁신의 부족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일갈했던 시진핑의 2016년 1월 *연설을 재차 크게 다뤘다. 미국의 하이테크 분야 공격에 맞서 `자력갱생`의 길을 강조하기 위해 3년전 연설을 꺼집어낸 것이다. 중국의 하이테크 육성전략인 `중국제조 2025`, 그리고 이 전략의 근간이 되는 정부의 산업보조금 지원정책은 미중 사이에 좁히기 힘든 간극으로 계속 남아있다.

    *시진핑의 "우리 경제는 세계 2위로 도약했지만 강하지 않다. 이는 혁신 역량의 부족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중국의 기술력은 여전히 글로벌 밸류체인의 아래에 위치해 있다. 과학기술력에 대한 축적도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발언을 인용했다.

    5. 시장동향

    16일 중국 증시는 올랐다. 상하이지수는 0.58% 올랐고, CSI300지수도 0.45% 상승했다. 미국의 화웨이 정밀타격 보다 당국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국가대의 개입 소문도 여전했다. 다만 화웨이 관련 부품주와 홍콩증시에서 ZTE 주가는 미국 제재 우려로 부진했다.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0.59% 하락한 2만1062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소식에 전자부품과 반도체 관련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달러-위안 환율은 상승했다. 우리시간 오후 9시40분 현재 역외환율은 0.1%, 역내환율은 0.07% 올랐다. 달러-엔은 0.16% 오른 109.76엔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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