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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미국 對 중국…어떤 창과 방패?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5-14 오전 6:08:15 ]

  • ⓒ글로벌모니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서 중국산 제품에 물린 수입관세를 미국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입증된 사실"이라면서 21%포인트의 관세는 정부 보조금을 대규모로 받는 중국이 물고 미국은 단지 4%포인트만을 부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관세부과는 중국산 수입품 유입을 억제하는 데 거의 효과가 없다. 수입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효과가 발생한다. 중국 정부의 돈이 미국 정부의 금고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다.

    트럼프의 논리 대로라면, 중국 정부가 자국의 대미 수출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 기업들은 관세에 해당하는만큼의 대미 수출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그러면 미국의 수입업자는 관세를 물고도 종전과 같은 미국내 판매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론을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관세를 물리지 않는 나라의 제품을 사거나 미국내에서 생산한 것을 구입하면 관세를 완전히 피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입증된 사실"은 오히려 반대 쪽이다.

    ⓒ글로벌모니터

    지난해 2월 미국 정부가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수입관세를 인상하자 미국내 소비자가격이 즉각 뛰어 올랐다.

    수입 세탁기 가격만 오른 게 아니었다. 세이프가드를 부추겨 온 월풀 등 미국산 세탁기의 가격도 함께 인상되었다. 혼자 싸게 판매해서 벌 수 있는 돈보다 덩달아 값을 올려 얻는 돈이 더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미국 국내산 제품이 이런 식이라면 '관세 안 붙는 나라 제품'의 가격은 달리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난해 3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발간한 두 편의 연구결과를 이용해 분석한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도 비슷한 결론이다. 지난 토요일자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이번 관세인상 조치가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충격 예상치를 0.2%포인트로 높여 잡았다. 약 3000억달러에 달하는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관세가 붙을 경우 그 영향은 0.5%포인트로 커진다고 밝혔다.

    그렇게 해서 내년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이 눈에 띄게 2%선을 넘어서게 되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약간(slightly)' 높아진다고 골드만삭스는 진단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도 이날 지역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관세인상은 무비용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가 원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쨌든 관세인상이 수입가격을 높이게 되면 중국 경제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감소한다는 것이 경제의 기본 가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에게는 '환율'이라는 완충장치가 있기는 하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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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중국 역외 위안화의 달러환율이 경계선인 6.9위안을 넘어섰다. 뉴욕 오전거래 시간에는 환율 상승률이 1%를 넘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통화가치가 절하되었다.

    트레이더들은 위안화 환율이 더 뛰어 오를 가능성에 베팅 내지는 헤지하고 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의 1개월 내재변동성은 6%선을 넘어 역시 지난해 여름 이후 가장 큰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리스크 리버설은 콜옵션으로 완전히 쏠려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과연 환율 7위안선 돌파를 용인할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환율이 그 선을 넘으면 중국의 자본유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들이 많은데다, 중국 기업들의 달러부채 상환부담 역시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제약을 감안할 때 중국이 달러-위안 환율 상승만으로 25%에 달하는 관세충격을 무효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중국이 미국 관세공격에 대응할 "충분한 수단과 여지를 갖고 있다"고 밝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일년 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환율 대응을 위한 나름의 비책을 세워둘 시간도 충분했을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만일 환율로써 미국 관세충격을 충분히 완충하지 못한다면 중국의 수출기업들에게는 상당히 큰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핵심 수출섹터에 종사하는 중국 상장기업 1000곳 가운데 이윤율이 25%를 넘는 회사는 60개에도 못 미쳤다. 이윤율이 10% 이상인 기업도 약 300개에 그쳤다. 미국 관세인상분을 수출가격 인하를 통해 흡수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다만, 이들 기업의 매출이 전부 대미 수출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주지할 필요가 있겠다.

    어쨌든 이런 충격이 중국 기업들에게 광범위하게 가해질 경우 중국 정부는 트럼프가 말한 '보조금'을 가동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트럼프가 말한 '중국 정부에서 미국 정부로의 부(富)의 이전효과'가 발생 가능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되 대미 수출가격은 인하하지 말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즉 중국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은 가격인하에 대한 완충이 아닌, 판매수량 감소에 대한 보전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미국내 판매가격은 인상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로 들어가는 관세 수입은 소비자들 또는 수입업자들이 내는 것이며 그 부담이 야기할 원성은 트럼프를 향할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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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와 관련한 연방준비제도의 정책반응을 가장 먼저 밝힌 인사는 지난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준 총재였다. 만일 관세인상이 장기화하고 그 추가비용이 전가되어 소비가 후퇴한다면 적정 금리에 대한 "계산이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반대로 보스틱 총재는 '금리인하' 대응을 가리킨 것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성장에 미치는 압박을 예상하고는 있다.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경우 GDP에 0.4% 가량의 충격이 가해질 것이며, 주식시장에서의 대대적인 매도로 이어질 경우 성장 충격은 그보다 상당하게 더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관세가 인상된 대상 품목 중에서 소비재는 약 25%이다. 트럼프가 25%의 관세부과 계획을 경고한 나머지 약 3000억달러의 품목은 소비재 비중이 약 60%에 달한다. 골드만은 이 3000억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약 30%라고 진단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했다. 내년 5월물에 내재된 금리는 2%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연방기금금리(2.38%)보다 41.5bp나 낮은 수준이다.

    연준이 금리인하로 그 충격에 대응하면 달러가 약해질 수 있다. 그러면 중국 기업이 환율을 통해 충격을 완충할 여지가 줄어든다. 하지만 그게 중국에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래서 중국이 오히려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역설적인 묘안이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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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위안화의 실효환율 즉 종합적인 대외 가치(인민은행 CFETS 위안화지수)에 비해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어떤 상대적 추이를 보여왔는지를 시각화한 것이다. 위안화 실효환율에 비해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저평가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즉,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세는 종합적인 위안화 가치의 하락 정도를 과장하고 있다. 실효가 크지 않으면서 괜히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외화부채 기업의 부담을 늘리고, 트럼프의 분노를 자극하는 결과만 낳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게 바람직할까? 이날 블룸버그의 캐머런 크라이즈 기자는 "중국이 만일 자국내 자산시장을 교란하지 않으면서도 위안화 가치를 더 떨어뜨리기를 원한다면, 역설적으로 달러를 팔고 다른 통화를 사는 게 가장 쉬운 길일 것이다. 그렇게 하면 위안화는 유로와 엔화 등에 대해 약해진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표면적으로 분명히 일리가 있어 보이는 묘안이다.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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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인민일보 산하 <글로벌타임스> 편집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Hu Xijin이 이날 트위터에 흥미로운 글을 올려 시장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구입을 중단할 것이며, 보잉 주문을 줄이고 미국과의 서비스 교역을 제한할 수 있다. 다수의 중국인 학자들은 미국 국채를 투매할(dumping) 가능성 및 그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 중이다"라고 그는 썼다.

    이 트윗이 올라온 직후 실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살짝' 반등(가격 반락)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이게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CNBC 인터뷰에서도 화제가 되었는데, 므누신 장관은 무역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계속해서 미국 국채를 살 것이라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 국채 투매공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해 Editor's Letter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것은 일종의 경제 핵공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도 즉시 또는 시도하기도 전에 중국은 그 천문학적 규모의 달러자산을 미국 정부에 빼앗길 수 있다.

    <Principal Global Investors>의 전략가 시마 샤아는 "미국 국채를 팔 경우 미국 경제에는 분명히 상당한 충격이 있겠지만, 이는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끌어 올릴 것이기 때문에 중국 자신에게도 심각한 고통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말에는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다. 미국 국채를 팔아서 받은 달러 현금으로 꼭 위안화를 사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달러를 팔아 유로화나 엔화를 사면, 전술한 대로 위안화와 달러화가 유로나 엔에 대해 함께 절하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중국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 국채 보유를 조금씩 줄여나갈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중요한 것은 미 국채시장에 미치는 충격일 텐데, 미국 연준의 발권력이 뒤를 받치고 있다는 점은 주지할 필요가 있다. 다시 주장하지만, 중국 매도에 의한 미국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급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따라서 "<글로벌타임스> 편집장"의 주장 역시 지난해에 잠시 흘렸던 허풍을 리바이벌한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다만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은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다양하고 강력한 비(非)관세 무기를 가동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타임스> 편집장"의 나머지 주장은 가능성이 충분한 시나리오일 것이다. ☞ 관련기사 : 관세는 면했지만…美 원유, 이미 무역전쟁의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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