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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Anywhere]표나게 꿇으라 하니 못 꿇을 수밖에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9-05-13 오전 6:30:59 ]

  • ⓒ글로벌모니터

    미국 워싱턴 시간으로 지난 1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무역회담이 솔직하고 건설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역시 회담장을 나와 "건설적 대화"였음을 언론에 밝혔고, 비슷한 시간 중국측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꽤 잘 진행되었다"고 결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뉴욕 증시가 열려 있던 시간의 일이었다.

    이후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그날 잠깐 이뤄진 양국 대표들간의 대화가 "생산적이지 않았다(unproductive)"고 전했다.

    금요일 장중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친분까지 강조했던 트럼프가 다음날 트위터에서는 거침없이 협박을 쏟아냈다.

    "최근 협상에서 자신들이 엄청 얻어터졌다고 중국이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래서 오는 2020년 선거 때까지 기다려서 요행히도 민주당이 이기는 걸 지켜보는 게 낫겠다고 여기는 모양인데, 그렇게 되면 중국이 계속해서 미국으로부터 연간 5000억달러를 갈취할 수 있겠지만, 유일한 문제는, 내가 선거에 이길 것이며(미국 역사상 경제와 고용이 최고 아니냐, 다른 것들도 아주 많지만), 나의 재임 이후에 협상을 하려면 딜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도 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는 게 현명할 것이다. 나로서는 엄청난 관세를 거둬들이는 게 좋긴 하지만."

    만일 중국이 이런 소리를 듣고도 적극적인 협상에 나선다면 정치적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엄청 얻어터졌다"는 표현은 협상 상대방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며, 나중에는 더 세게 얻어터질 테니 지금 당장 무릎을 꿇으라는 것 역시 협상에 전혀 이롭지 않은 태도이다. 특히 더 큰 문제는 이 하대(下待)와 협박이 공개적이란데 있다.

    그래도 어쨌든 양측은 "전쟁"을 부인하며 대화가 계속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초대(래리 커들로의 주장)"로 베이징에서 재개될 거라는 다음 협상은 아직 날짜가 잡히지 않은 상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워싱턴 대화에서 미국은 중국측에 "3~4주"의 말미를 주었다. 이 시한을 넘어서면 25%로 인상된 관세가 실제로 적용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번에 인상된 관세는 10일 0시1분 이후에 중국을 떠난 물품들을 대상으로 하며, 이 물건들이 배를 통해 미국 땅에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다음달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관세인상 계획을 밝힐 때부터 양측 협상은 그 구조상 타협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일방적인 관세인상을 통보받은 중국으로서는 부총리를 예정대로 미국에 보내는 것 이상의 건설적인 태도는 보일 수가 없었다. 일방적으로 관세인상을 통보해버린 미국으로서는 구체적으로 새롭게 얻어낸 것도 없이 협박을 거둬들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타협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자존심'이 더욱 더 크게 공개적으로 결부되어 양측 각자가 자신들의 희망과 달리 스스로를 빠져나올 수 없는 딜레마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금요일 미국과의 대화를 마친 뒤 류허 중국 부총리는 자국 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협상 타결을 위한 세 가지 조건을 공개했다. ('3대 조건'의 출처는 신화통신 및 블룸버그 보도)

    1) 중국에 부과된 모든 관세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2) 중국에 요구하는 미국산 제품 구매 요구는 실제 수요에 부합해야 한다.

    3) 합의 문구는 양국 주권과 존엄성을 균형있게 반영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이렇게 구체적인 협상 원칙을 공개한 것은 처음인데, 류 부총리는 "원칙에 관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배수진까지 공개적으로 쳤다.

    그리고 트럼프가 "더 얻어터지기 전에 당장" 굴복하라고 통촉한데 대해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월요일자로 실릴 사설을 통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으므로 대화 후퇴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CCTV 보도)

    인민일보 산하 <글로벌타임스>는 일요일 오후 사설에서 미국측 태도를 "중국에 대한 사나운 공격"이라고 규정하면서, 그 "비이성적인" 공격은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중국의 주권과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중국으로서는 못 할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류 부총리가 적시한 세 가지 요구 중에서 '존엄과 주권' 항목이 핵심 사안임을 우리는 느낄 수 있다. ☞ 관련기사 : 美·中 협상 꼬이는 이유?…"제2의 시모노세키 조약" 우려

    관세와 무역은 순수히 경제의 영역이지만, 미중 협상의 본질은 정치적이다.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로서는 역대 정권이 획득하지 못했던 "중국을 무릎꿇린 증거"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다른 것은 몰라도, 트럼프가 선거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만큼 표나게 굴복하는 것만큼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트럼프에게 유권자가 있듯이 시진핑에게는 인민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모니터

    경제가 제법 괜찮다는 사실도 어쩌면 문제의 배경이 된다. 미국의 성장세는 예상과 달리 거의 둔화되지 않았고, 실업률은 반세기 만에 최저치이며, 인플레이션도 걱정스러울 정도로 낮아서 관세충격을 흡수하기가 쉽다. 중국 경제 역시 기민한 대응조치의 결과로 반등에 성공했으며, 부양책을 아껴두었던 덕에 쓸만한 카드가 아직 남아 있는 편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과 류 부총리 모두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특히나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예상보다 낮은 미국 4월 물가가 발표된 직후 "대단한 소비자물가지수가 막 나왔다. 정말로 좋다. 아주 낮은 인플레이션이다. 우리가 "정말 끝내주게 될" 큰 기회다. 지표들이 온통 좋다"고 주장했다. 또한 "퇴직연금(401K)이 증시 바닥 이후 466%나 솟아올랐다. 와우!"라고 트윗하면서, 중국시장에서 차단당한 미국산 농산물을 관세수입금으로 정부가 구매한 뒤 가난한 나라에 원조하겠다고 밝혔다.

    커들로는 폭스 인터뷰에서 "양국 모두에" 관세 충격이 가해질 것이나,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한(de minimis)"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부총리는 같은 날 중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가 올 들어 상승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장기적으로도 굉장히 낙관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도 중국 경제는 광대한 내수시장이 있으며,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고, 재정 및 통화정책에 있어서 충분한 수단과 여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자신감들이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상쇄해주는 것은 전혀 아니다. 경제에 대한 그 자신감 역시 정치적이며, 자국내 청취자들뿐 아니라 상대방을 겨냥하는 선무방송이다. 지금까지의 좋았던 경제는 무역대립 장기화에 쓰일 소모품이 될 수 있다.

    켄터키주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랜드 폴은 12일 ABC 인터뷰에서 "관세전투이든 무역전쟁이든 우리가 더 오랫동안 거기에 개입될 수록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글로벌모니터

    따라서 금융시장은 이제 중국산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 15%p 인상 및 중국의 보복관세(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뿐 아니라, 중국산 잔여 수입품 3250억달러에 대한 신규 관세부과 시나리오까지 살아 있는 변수로 가격에 반영해야 할 때를 맞았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0일 성명서에서 약 3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의 구체사항을 월요일인 13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커들로는 폭스 인터뷰에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데에는 "수개월(months)"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유럽 자동차 관세 이슈가 가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토요일(18일)까지 유럽산 자동차의 국가안보 위험 조사 결과에 따른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Weekly Anywhere를 마무리하려는 순간 트럼프가 다시금 트위터를 쏘아 올렸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아마도 아시아 석간 신문용 자료로 쓰라고 업데이트한 모양이다.

    "중국이 우리와의 딜을 깼고 재협상을 시도했으니 우리의 대 중국 대처는 옳다. 중국으로부터 수백억달러의 관세를 거둬들일 것이다. 수입업자들은 그걸 스스로 미국에서 만들거나(이상적이다.) 관세가 안 붙는 나라들에서 사들일 수 있다."

    관세 이슈가 없었더라면 이번 주는 중국과 미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지표(4월치)는 과거의 일일뿐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데에는 그 중요성이 떨어져버렸다.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역내외 위안화 환율과 이머징 마켓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크레디스위스는 이머징마켓 ETF가 앞으로 한 달간 4.5~8% 떨어질 것이라 보면서 그런 흐름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트레이드를 권고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은 이머징 경화(hard currency) 표시 국채에 대한 비중확대 권고를 철회했다.

    밀러타박의 매트 맬리 주식전략가는 S&P500이 전고점 대비 10% 떨어지는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는 2~3% 정도 내려와 있다. 그러면서 그는 "증시가 떨어질 지 말지를 따질 게 아니라 얼마나 하락할 것인지를 파악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투자자 노트에서 권고했다.

    [이번 주 글로벌 경제 주요 일정]

    - 13일(월)

    ▲아시아·유럽 등: 3월 일본 경기선행지수.

    ▲미국: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Fed Listens' 행사 연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 연설.

    - 14일(화)

    ▲아시아·유럽 등: 3월 일본 경상수지, 4월 독일 도매물가, 4월 독일 소비자물가(최종치), 4월 영국 실업수당 신청, 3월 영국 고용/임금 동향, 3월 유로존 산업생산, 5월 독일 ZEW 경제심리지수.

    ▲미국: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 연설, 4월 독립기업협회 소기업 경기낙관지수, 4월 수출입물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준 총재/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 연설.

    - 15일(수)

    ▲아시아·유럽 등: 4월 일본 통화량, 4월 중국 고정자산투자/산업생산/소매판매, 1뷴가 독일 GDP(잠정치), 1분기 유로존 GDP 잠정치, 1분기 유로존 고용동향, 브누아 퀘레 ECB 집행이사 연설, 페터 프라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연설.

    ▲미국: 주간 모기지대출 신청, 5월 뉴욕 연준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4월 소매판매, 4월 산업생산, 랜들 퀄스 연준 이사 상원 은행위원회 보고, 5월 주택건설업협회 주택시장지수(HMI), 3월 기업재고, 주간 EIA 석유재고,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준 총재 연설, 3월 재무부 국제자본흐름(TIC).

    - 16일(목)

    ▲아시아·유럽 등: 4월 일본 생산자물가, 4월 중국 신규주택 가격, 페터 프라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패널토의 참석, 3월 유로존 무역수지,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 연설, 조너선 하스켈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 연설, 브누아 퀘레 ECB 집행이사 연설.

    ▲미국: 4월 주택착공 및 건축허가, 5월 필라델피아 연준 제조업지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연설.

    - 17일(금)

    ▲아시아·유럽 등: 4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최종치), 알렉스 브레이지어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 연설.

    ▲미국: 4월 경기선행지수, 5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잠정치),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 연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Fed Listens' 행사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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