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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와 갈라선 WTI…공급과잉 신호 다시 `꿈틀`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블룸버그=글로벌모니터) 기자 [기사입력 2019-05-04 오전 6:37:31 ]

  • 퍼미언 분지의 산유량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미국과 국제 원유 선물가격 간의 격차가 벌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유가는 해당기간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OPEC+)의 감산, 미국발 제재에 따른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공급 감소, 러시아산 석유의 유기염소화합물 오염 등의 영향이다. 유가가 오르자 미국의 석유업체들은 경영규율 제고의 약속을 뒤로 하고 더 많은 유정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퍼미언 중심부인 서부 텍사스에서는 공급량이 늘었다.

    텍사스의 공급 증가분은 선물시장의 원유 인도 중심지인 오클라호마 쿠싱으로 퍼져 선물곡선을 뒤집어 놓을 수도 있다. 트레이더들이 셰일오일의 공급규모를 다시 추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국 원유시장 구조는 일시적으로 국제가격과 다르게 잡힐 수 있다.

    ⓒ글로벌모니터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3월 백워데이션에 돌입했다. 이후 4월23일에는 7월물과 12월물의 스프레드가 장중 1.78달러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66센트 수준으로 스프레드가 줄어든 상태다. 반면 브렌트유의 스프레드는 배럴당 2.73달러 수준까지 벌어졌다.

    공급 증가의 징조는 3주 전에 나타났다. 당시 미국 미들랜드의 5월 인도분 WTI 가격은 쿠싱의 WTI 가격보다 배럴당 7.50달러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3월에만 해도 두 지역의 WTI 가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JP모간의 아비셰크 데슈판데 석유시장 리서치 및 전략 헤드는 "최근 미들랜드의 WTI 스프레드를 보면, 시장은 약간 불안하다"며 "(미들랜드와 쿠싱의 WTI) 스프레드는 미들랜드 지역의 산유량이 약간 많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들랜드와 쿠싱의 WTI 스프레드는 이번주 배럴당 평균 4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스프레드 폭이 클 수록 트레이더들은 미들랜드 WTI를 쿠싱으로 보낼 유인을 크게 갖는다.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정유공장 유지보수라는 요인까지 반영됐다. 원유재고가 늘고 원월물 대비 근월물의 상대적 WTI 선물가격이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퍼미언의 월간 산유량이 5월 중 일평균 3만배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동월 증가폭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신규 송유관 가동으로 하반기 공급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예정인 가운데, 산유량이 이미 가속화하고 있다는 근거도 있다.

    에너지정보 제공업체 케이로스SAS에 따르면 지난 3월 완공된 유정의 수는 지난해 8~9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8~9월은 퍼미언의 산유량이 일평균 10만배럴 가량 증가했던 시기다.

    미들랜드 지역의 원유재고에서도 산유량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 젠스케이프에 따르면 미들랜드의 원유재고는 지난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600만배럴 늘어 5개월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도 징조는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 와하에서의 천연가스 가격은 여전히 1년 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송유관 수리기간이었던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와하 지역의 천연가스는 마이너스(-) 가격으로 거래된 바 있다.

    휴스턴의 유가 강세로 해당 지역을 향하는 송유관이 거의 완전 가동된 가운데, 쿠싱으로 향하는 원유의 흐름도 늘고 있다. 젠스케이프에 따르면 4월 중순 서부 텍사스에서 오클라호마로 향하는 송유관의 가동률은 97%였다. 멕시코 연안 지역을 향하는 송유관의 가동률은 98%였다.

    게다가 젠스케이프의 딜런 화이트 석유시장 애널리스트는 플레인즈 올 아메리칸 파이프라인의 선라이즈 송유관이 이달 확대되면서, 필립스66의 보거 정유공장이나 발레로 에너지의 아드모어 정유공장으로 유입되는 퍼미언 원유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이는 쿠싱에서 유입되던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

    산유량 증가는 투자자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다. 특히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지난해 산유량 증가에 몰입했던 것에서 벗어나 지출 규모와 공급량을 신중히 관리할 것이라고 낙관했던 투자자들은 이를 반기기 어렵다.

    이번주 퍼미언 시추업체인 콘초 리소시즈와 데본 에너지는 1분기 실적 발표 중 산유량 증가율 가이던스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튜더 피커링 홀트는 업체들에게 예산 지출을 통제하라고 간청하기까지 했다.

    튜더 피커링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일 대고객 보고서에서 "바이 사이드와 셀 사이드, 전문가들, 심지어 택시 운전사들이 만류하는데도, 왜 기업들은 예산 확대와 성장 가속화 계획을 밀어붙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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