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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 상호보증의 덫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2-12 오후 5:50:59 ]

  • # 경기 사이클을 따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슈 가운데 하나가 중국내 민영 중소기업들의 상호지급보증 문제다. 살만할 때는 쏙 들어갔다가 경제가 삐걱대고 돈이 잘 안돌면 다시 수면 위로 등장한다.

    삼각채 및 부실 모노라인(민간담보회사) 문제와 함께 때되면 등장했던 단골메뉴라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런 친숙함은 안일함으로 이어져 오판을 불러오기 쉬운데, 이번에는 돌아오는 청구서의 규모와 대내외 역풍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경계를 늦추기 어렵다.

    ☞ 삼각채 태풍전야 / ☞네마리 카나리아 / ☞ 中 담보회사 부실과 사모사채 연쇄부도 / ☞ `하이신 철강`과 삼각채 물결

    12일자 로이터 보도를 보자. 전통 제조업과 정유업의 메카인 산둥성의 둥잉시(东营市) 공단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이 동네 28개 민간기업은 현재 파산을 면하기 위해 법원에 채무구조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그런데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자체 부실 때문이라기 보다 다른 기업에 섰던 지급보증 때문이다.

    중국 민간기업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고 요구하는 조건도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물적 담보나, 지급보증이 없으면 은행 돈을 쓰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공단의 크고 작은 기업들은 상부상조(?)하기 일쑤다.

    하나의 기업이 수십개의 기업 채무에 보증을 서기도 한다. 원청과 하청으로 엮여 있는 경우면 상호보증은 물론이고, 외상매출 채권으로 엮인 삼각채의 고리도 형성한다. 그러니 기업 한 두곳이 쓰러지면 그 파장은 공단 주변으로 빠르게 확산된다.

    ⓒ글로벌모니터

    당국도 이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채권회수의 안정성을 기해야 하는 은행 실무자들로선 지급보증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그들만의 사정이 있다. 한편 경기가 나빠지고 디폴트가 늘면 지급보증을 이중삼중으로 끼더라도 돈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는 다시 자금압박과 디폴트, 연쇄 파장의 순환고리를 형성하곤 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채무조정을 신청한 28개 둥잉시 민간 기업 가운데 산둥다하이그룹과 산둥진마오섬유는 작년 중국내 베스트 민간업체 500위에 들었던 기업이라 한다. 이런 기업도 난파행렬에 휩쓸릴 만큼 해당 지역 경기불안과 상호보증의 위험성이 상당하는 이야기다.

    산둥다하이의 경우 작년 6월말 현재 14개 기업의 총 26억7000만위안에 달하는 부채에 지급보증을 섰다. 이는 이 회사(산둥다하이) 순자산의 48%에 맞먹는다. 그 가운데 6곳은 이미 파산상태고, 나머지 두곳은 신용불량으로 법원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이렇게 시련을 겪는 민간기업 모두가 선의의 피해자일까. 글쎄. 서로가 서로를 담보로 부채를 일으켰던 이 동네 민간업체 중에는 본업에 돈을 쓰기보다 부동산 투기나 급전 놀이를 하거나, 무모한 확장에 나섰던 곳도 적지 않았을 게다. 마치 상장사 대주주가 보유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렸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크레딧 환경이 팍팍해지면서 기업들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는데, 귀타이진안 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65건의 회사채 디폴트 가운데 126건이 민간기업에서 발생했다. 둥잉시 동네 은행들도 이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광라오시골상업은행과 둥잉은행은 갑작스런 NPL(무수익채권) 급증에 시달리고 있다.

    광라오농촌상업은행의 NPL 가운데 95% 이상은 지급보증이 서 있지만 이 안전장치는 대부분 무용지물이다. 지급보증을 섰던 기업들 대부분이 과다한 부채를 안고 있거나 사실상 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 풍경이 더 흉흉해지기 전에 당국도 은행을 계속 다그치고 있다. 지준율 인하와 맞춤형 지준율 인하, 맞춤형 MLF를 가동하며 은행들에게 민간 중소업체의 자금난을 해소하도록 독려하는 중이다.

    ⓒ글로벌모니터

    11일자 FT 기사를 보면 설문에 응한 민간업체 가운데 45%가 `은행 담보 대출을 얻기가 쉬워졌다`고 답했다. 이 비중은 지난 9월 조사 때 겨우 6%에 그쳤다. 낮아진 은행 문턱 덕에 응답 업체의 3분의2 가까이가 지난 12개월 동안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전 조사에서는 이 비중이 50%에 못미쳤다. 대출에 걸리는 시간은 이전 보다 짧아졌고, 대출금리도 낮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도 작년 9월 보다 늘었다.

    이 조사에 근거하면 당국의 창구지도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할 수 있다. 당국의 정책성 자금이 중기 대출로 흐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FT 설문의 모집단은 36개 중소기업에 불과하다. 표본이 너무 작아 민간업체 전반의 사정을 보여주는지는 의문이다. 당국의 창구지도가 강화될수록 은행들도 성의표시를 해야할 테지만, 이것이 충분한 해갈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 무엇보다 디폴트가 증가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은행들의 여신정책에도 한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집행된 대출이 얼마 못가 부실로 돌아올 경우 여신심사역들이 안게 될 책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 블룸버그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2월 들어서도 벌써 2건의 굵직한 디폴트가 발생했다 - 중국민솅투자( 中国民生投资)그룹과 영태능원(永泰能源)이다.

    중국민솅투자는 신재생에너지와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투자 회사다. 지난 1일 채권자에게 원리금을 상환해야 했지만 실패했다. 영태능원은 이미 지난해 디폴트에 빠져 채권자 동의하에 구조조정을 밟고 있는 기업이다. 구조조정 계획에 의해 조정받은 부채의 상환을 지난주 이행하지 못했다.

    이들 두 회사의 경우 차입 규모가 상당해 크레딧 시장의 관심이 높다. 민솅투자의 경우 최종 디폴트에 빠지게 되면 지난해 영태능원과 맞먹는 사상최대 규모의 디폴트를 내게 된다. 작년 6월말 현재 민솅투자의 채무잔액은 2320억위안에 달한다.

    <시장동향>

    상하이 종합지수는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전일 보다 0.68% 오른 267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도 0.72% 상승했다. ChiNext는 1.23% 올랐다. 3월 미중정상회담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었다. 세감면 등 당국 정책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업종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CSI헬스케어 업종지수는 3.0% 올라 2개월 최고를 기록했다. 국무원회의에서 리커창 총리가 암과 희귀질환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지원(세감면)하겠다고 밝힌 게 재료가 됐다.

    ⓒ글로벌모니터

    - 상무부는 이날 "소비 시장내 하강압력이 증가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난해 소비 부진은 자동차의 주기적 판매 저하와 주택관련 소비 둔화 때문"이라면서 "다른 영역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정상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올해 소비증가세도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당국 발언에도, 소비업종지수는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이어갔다.

    - 중국 부동산 기업 다롄완다가 사실상 백화점 사업에서 손을 뗀다. 12일 가전기업 수닝은 완다로부터 37개 백화점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한때 백화점 수가 100개에 달하고 해외 인수합병에 열을 올렸던 완다는 부채압박을 겪으면서 자산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 달러-위안 환율은 내렸다. 미중 무역협상 우려가 다소 후퇴한데다, 간밤의 달러 강세 흐름이 이날 장중 주춤해지면서 위안 환율도 이를 추종했다. 우리시간 오후 5시30분 역내 환율은 0.24% 내린 6.7750위안에, 역외 환율은 0.15% 내린 6.7883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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