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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in Focus] `상하이 금융허브` 구호의 흑(黑)역사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9-01-31 오후 9:00:55 ]

  • # 인민은행은 31일 상하이를 국제금융 센터로 개발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이날 성명에서 인민은행은 금융서비스 부문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상하이 금융시장내 ABS 시장(발행 및 거래) 규모를 확대하고 역외 위안 유동성이 본토로 회귀할 수 있는 채널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하이에 일대일로 사업에 특화된 투자금융 센터를 설립할 것이라고 했다.

    # 간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하이테크 및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커촹판`의 상하이거래소 설치와 관련한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상하이 금융센터 비전을 언급했다 - "커촹판이 핵심기술 및 혁신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물론, 상하이가 기술허브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센터가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상하이 국제금융 센터`는 전혀 새롭지 않은 구호다. 2000년대 들어 수시로 반복됐다. 그 세월을 지나며 금융도시로서 상하이의 존재감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시진핑 정권 들어 이 구호가 유난스러웠던 시기는 2013년 후반부, 리커창에 의해서다. 무역특구 설치와 함께 금융허브로서 상하이 육성전략이었다. 물론 당시에도 딱히 참신할 게 없는 내용이었다.

    # 다만 눈여겨 볼 점은 그 당시 `상하이 금융허브 구호`가 무엇을 배경으로 했으며 이후 어떤 전개를 낳았는가 하는 점이다. ▲후강퉁(홍콩과 상하이 증시의 연계) 출범을 통한 본토 금융시장과 역외시장의 연결, ▲자본시장(증시) 육성을 통한 `부채(Debt)에서 자본(Equtity)`으로 펀딩 채널의 대전환, ▲이를 통한 기업섹터 부채비율의 개선 등, 상당히 숭고한(?) 목표와 기치를 내걸고 있었다. 덕분에 자극받은 증시는 2014년 초여름부터 뛰기 시작해 이듬해 6월까지 폭발적으로 기염을 토한 뒤 장렬하게 전사했다.

    ⓒ글로벌모니터

    # 2014년은 어떤해였던가. 주식시장과 경기는 정확하게 거꾸로 가고 있었다. 가장 신속한 지표인 제조업 PMI는 그해 여름부터 꺾이기 시작해 2015년말까지 가파른 하강 경사면을 보여줬다. 이처럼 중국 증시와 실물경기가 따로 놀다 보니 버블 심화와 붕괴의 과정도 압축적일 수 밖에 없었다.

    대외적으로는 연준 QE가 종착역으로 향하면서 그해(2014년) 여름 본토에서 자금이탈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 외환보유고가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그래서 당시 China Express는 본토 증시 버블을 이탈하는 자금을 붙들기 위한 고육책이라 평하기도 했다.

    ⓒ글로벌모니터

    # 이번에 다시 등장하고 있는 `상하이 국제금융센터` 구호는 표면적으로 시진핑이 작년 11월 주창한 `커촹판`을 끼고 있다(2014년의 후강퉁 펌프질과 오버랩된다). 매크로 환경은 2014년처럼 가라앉고 있는데 그 때 보다 절대수준이나 하강 속도 면에서 더 좋지 않다.

    물론 이런 기시감이 반드시 나쁜 결과를 노정할 것이라 단정해선 안된다. 인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을 자극하기 보다 커촹판으로 유입되는 게 실물경기와 미래 혁신산업 배양에 그나마 도움이 된다. 그러하니 이번에도 취지는 좋다.

    다만 중국의 장구한 레버리지와 버블의 역사에서 보면 불안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금융당국이 4년전의 경험에서 뭔가 배운게 있다면 이번에는 다를 수 있으나, 최근 커촹판 출범 준비 과정을 지켜보면 당국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하고 있다.

    # 다음으로 미중 관계라는 구도에서 이번 `상하이 금융허브` 구호를 조망해 보자. 몇차례 언급한 바 있듯 커촹판은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대해 압박을 가해오는 미국을 의식한 우회로라는 성격을 지닌다. 하이테크와 신산업 부문의 육성이 필요한 중국으로선 미국과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대야 한다. 정부의 노골적인 보조금 지원이 아니라 자본시장이라는 열린 공간을 통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기하고 기업들의 경쟁심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 부여 역시 가능하다.

    이런 협소한 영역이 아닌 좀 더 넓은 범주로 상상력을 확대해보자. 미중 협상의 구도에서 보면 이번 `상하이 금융허브` 구호는 어쩌면 중국이 미국 금융 지배의 우위를 인정하고 그 구도에 더 녹아들 가능성을 시사하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론상 정 반대의 유추도 가능하니, 아직은 예단할 성질이 아니다.

    일단 중국은 금융부문 개혁·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여기에는 분명 미국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 외부 압력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 때 GDP 대비 10%에 육박했던 중국의 경상흑자는 이제 거의 제로에 수렴해 가고 있다. 대외 경상 활동을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흑자가 예전만 못해지면 구조적으로 중국은 점점 외부 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글로벌모니터

    또한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의 특수 상황을 감안하면 이(부채)를 돌려막을 더 큰 풀(pool)이 필요해지게 마련이다. 그 일환으로 중국 국채시장의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이 추진됐고 최근에는 글로벌 신용평가사(S&P)의 중국내 영업 허용도 이뤄졌다. 사실 이 작업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돌려막기의 대향연

    또한 비대해진 부채와 이것이 옭아매는 구조적 제약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해 - 저우샤오촨 전(前) 인민은행 총재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선 금융 서비스 개방을 통한 경쟁 환경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한정된 재화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가리킨다.

    이 과정에서 해외 금융 자본(월가)의 유입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또한 이런 전개가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될지, 당내 중국 특색주의와 어떤 마찰을 일으킬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더구나 혹시라도 중국이 해외자본을 통해 한바탕의 금융 매직을 꿈꾸고 있다면 그 마법이 풀렸을 때 나타날 결과는 상당히 참혹할 가능성이 크다.

    전제했듯 아직은 많은 게 상상의 범주다. 무엇보다 미중 관계 속에서 조망해 본 시나리오는 중국의 자본계정 개방 속도와 외환시장 메커니즘의 개혁 속도를 확인 한 뒤에야 종합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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