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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낮아도 금리 올릴 수 있다"…스웨덴의 경우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김성진 기자 [기사입력 2018-07-04 오전 2:26:58 ]

  •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3일(현지시간)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말 정책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릭스방크는 정책금리인 레포금리를 현행 -0.50%로 동결했지만 "올해 말쯤 느린 레포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릭스방크가 금리를 올리게 되면 2011년 7월 이후 처음이 된다.

    이날 두 명의 부총재는 더 매파적인 입장을 취했는데, 이 중 한명은 이번 회의에서 바로 25bp를 올리자고 주장했고 다른 한명은 9월 또는 10월 인상을 주문했다.

    이날 '연말 금리 인상' 전망과 맞물려 눈길을 끈 것은 '필립스곡선과 통화정책'이라는 제목으로 릭스방크가 별도로 내놓은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임금이 릭스방크의 전망대로 오르지 않고 계속 낮아도 인플레이션 전망과 통화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미리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임금이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은 오를 수 있고, 따라서 통화정책도 인플레이션을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다른 선진국들처럼 스웨덴에서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역관계를 나타내는 필립스곡선이 최근 평평하게 누웠음을 인정한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강한 경제를 바탕으로 '자원활용도'(resource utilisation·RU)가 높아지고 있으며, 임금상승률이 최근 정체된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은 RU와 함께 상승해왔다고 설명한다.

    RU는 노동시장에 대한 포커싱에 벗어나서, 경제에 투입되는 생산자원 전반이 얼마나 활용되고 있나를 포착하기 위한 지표다.

    릭스방크는 별도로 이 지표를 개발해 통화정책 판단에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임금상승률과 릭스방크의 기준 인플레이션(CPIF,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모기지 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을 제거한 물가지수), RU의 최근 몇 년간 움직임을 보면 확실히 CPIF와 RU의 상관관계가 높아보인다.

    릭스방크는 '임금 대신 RU를 보겠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보고서는 아울러 "인플레이션은 (임금 외에) 다른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에너지 가격과 환율을 꼽았다.

    공교롭게 이날 통화정책 성명도 에너지 가격과 환율을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거론했다.

    "다른 나라들처럼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여했다. 크로나 환율은 예상보다 더 약하게 전개됐으며(통화가치 하락), 빠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여할 것이다."

    스웨덴은 한때 만성적 디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리던 나라다.

    마이너스 금리에 국채매입(여전히 재투자 정책을 유지 중)까지 동원하게 됐던 배경이다.

    ⓒ글로벌모니터

    그랬던 나라가 이제 중앙은행의 목표(2.0%)를 소폭 넘어서는 인플레이션(5월 기준 전년대비 CPIF 상승률 2.1%)을 구가하게 됐고, 연말 금리 인상도 전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보고서와 통화정책 성명을 조합해 보면, 임금은 계속 낮을지 몰라도 '에너지 가격 상승+통화가치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때문에 금리를 올리겠다는 말로 들린다.

    과연 금리를 올릴 만한 수요 쪽 인플레이션 압력은 확인된 것일까.

    CPIF 상승률이 올해 들어 1.7%에서 2.1%로 오르는 동안, 에너지를 제외한 CPIF 상승률은 1.5%로 머물렀다.

    단스케마켓의 스페판 멜린 이코노미스트는 "환율과 에너지 가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릭스방크가 결국 금리 인상을 내년으로 연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릭스방크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으루터 과거 '가학적 통화주의'(sado-monetarism)'에 빠져 있다고 비난을 받기도 했다.

    크루그먼은 릭스방크의 이전 금리 인상 사이클(2010년 7월~2011년 7월) 진입이 섣부른 결정이었다는 취지로 이 말을 사용했다.

    실제 릭스방크는 그해 마지막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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