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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xpress]`왕서방 자금`의 해외 방출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8-02-08 오후 6:16:10 ]

  • 8일 달러 대비 위안 가치가 급락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역내에서 장중 한때 1% 넘게 급등했고, 역외에서도 0.5% 가까이 올랐다(달러 강세 / 위안 약세). 작년 이후, 그리고 연초 이래 전개된 달러-위안 하락세가 유난히 가팔랐던 만큼 이날의 반등이 딱히 놀라운 것은 아니다. 조정폭이 격하긴 했지만 기술적으로 수긍이 간다.

    이날 달러-위안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들을 살피기 앞서 먼저 몇 가지 봐둬야 할 게 있다.

    아래 차트는 달러-위안 스팟 환율이다. 편의상 역내 환율(CNY) 차트를 가져왔다. 달러-위안(CNY) 환율은 2016년말이후 거의 10% 가까이 급락했다. 1년 남짓 동안 위안 가치가 달러 대비로 10% 가량 뛰었다는 이야기다. 특히 올들어 한달여 사이 이뤄진 위안 절상폭은 4%에 달했다. 연초 위안 가치의 상승 기울기가 한층 가팔라졌음을 의미한다.

    ⓒ글로벌모니터

    위의 달러-위안 스팟 차트만 보면 중국 위안은 엄청난 급등세를 겪은 것 같다. 그러나 다음 차트를 보자. 인민은행이 2015년말부터 자체적으로 산출하고 있는 `위안 인덱스`다. 무역 가중치를 부여한 주요 교역국 통화들의 바스켓 대비 위안의 실효가치를 보여주는 게 `위안 인덱스`다. 기본적으로 인민은행은 시장이 달러-위안 흐름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위안 인덱스`를 통해 위안의 가치를 판단해주기를 바란다.

    위안의 실효가치, 즉 `위안 인덱스`는 작년 한해 평균 94위안 정도에서 대체로 안정을 보였다. 94위안을 중심으로 `92.5~95.5` 정도의 밴드를 유지해왔다. 위안이 달러 대비 급등세를 연출하는 동안에도 (달러-위안 스팟 환율이 급락하는 동안에도) 위안의 실효가치는 횡보에 가까웠다.

    즉 당국이 보기에 작년 한해 달러-위안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는 가격 측면에서 전체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크게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위안이 달러 대비 강해지는 동안 유로나 엔, 그리고 주변 이머징 통화 들도 함께 강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모니터

    참고로 지난 1년 6개월 위안 인덱스의 흐름을 보면 전술한 밴드 `92.5~95.5(좀더 넓게는 92~96)`는 나름 의미를 갖는다. 95.5 근처에서 위안 인덱스의 방향전환이 뒤따랐고, 92.5에 가까워지면 위로 방향전환이 임박했다. 이 과정에서는 흥미롭게도 당국의 환율정책도 미묘하게 변했다. 기준환율 산식의 변화, 혹은 기준환율내 변수값 조정, 자본통제의 추가 및 완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지난 1월 하순부터, 위안인덱스는 시장이 경험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밴드 `92.5~95.5` (혹은 `92~96`)의 상단을 빠르게 돌파해 계속 뻗기 시작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한층 가속화한 상태에서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 보다 위안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인민은행이 본격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레벨에 도달한 것이다.

    ▲ 이날 `중국 외환당국이 지난 2년동안 자본유출 우려 때문에 묶어놨던 `QDLP(Qualified Domestic Limited Partnership)`를 재개했다`는 외신(로이터) 보도는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QDLP는 외국계 펀드들이 본토에서 자금을 모아 해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년간 묶여있던 QDLP가 풀림에 따라 신규 쿼터를 얻은 외국계 펀드들은 `왕서방 자금`을 끌어모아 해외로 퍼낼 수 있게 됐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관리국(SAFE)이 QDLP를 재개한 데는 자본유출에 따른 위안가치 급락 우려가 줄어던데다, 전술했듯 이젠 위안의 상승세가 신경쓰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위안 인덱스가 안정 범위를 벗어난 만큼 자금을 해외로 퍼내 뛰어오르는 위안 가치에 제동을 걸 필요가 생겼다.

    이는 지난 2월1일 태국 중앙은행의 조치와 다를 바 없다. 태국 중앙은행은 바트 급등을 제어하기 위해 개인들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보유 자산이 1억바트 이상인 개인들만 연간 500만달러까지 해외 유가증권에 직접 투자할 수 있었지만, 규제 완화로 보유 자산이 5000만~1억바트인 개인들도 해외 유가증권에 연간 100만달러까지 집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달러 약세 기울기가 지속된다면 이머징 국가들의 유사한 조치가 잇따를 수 있는데 이런 변화가 최근 거칠어지고 있는 주요국 금융시장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는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 일단은 외환시장내 신호효과를 노린 (환율의 일방향 흐름을 견제하려는) 조치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 물론 중국 당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데는 국경간 자본 흐름이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이 선행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를 보여주는 주요 지표가 역외 투자자(외국인)의 중국 채권 투자 동향이다. 중국 예탁원에 따르면 지난달(1월) 외국인의 중국 국채 보유액은 10%, 605억위안 늘어난 6670억위안(1053억달러)에 달했다. 월간 증가율로는 16개월래 최고였다.

    또한 국채를 포함한 중국 채권 전반에 대한 외국인 보유액은 1월중 983억위안이 늘어 1조2000억위안을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국의 견조한 경기흐름과 위안 강세 흐름을 타고 외국계 자금이 중국 채권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당국이 `국내 자금 일부를 해외로 퍼내도 되겠다`고 판단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이 됐다.

    ▲ 이날 달러-위안의 상승 기울기가 급했던 요인에는 몇 가지가 더 있다. 우선 1월 무역흑자가 203억달러에 그치면서 예상치 541억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수출 보다 수입이 폭증한 때문이다. 춘절 연휴를 앞두고 생산을 앞당긴 기업과 자재를 비축해두려는 기업들이 수입을 늘린 결과다.

    *중국의 1월 수출은 11.1% 증가해 예상치(9.6%)와 전달치(10.9%)를 웃돌았다. 1월 수입은 36.9% 폭증해 예상치 9.8%와 전달치 4.5%를 크게 상회했다. 기대 이상의 수출입지표는 글로벌 수요가 견조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실 연초 지표는 춘절 연휴에 따른 왜곡이 큰 만큼 이번 수입액 급증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1~2월 합산치를 전년동기와 비교해야 좀 더 정확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여하튼 중국의 급감한 1월 무역흑자는 이날 외환시장내 달러-위안 방향을 급회전시키는데 일조했다.

    `이것이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트럼프의 보호주의에 의해 향후 장기화하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자극하기에도 좋았다.

    여기에다 외환관리국(SAFE)의 판공셩은 "모든 자본통제 조치가 중립으로 되돌려질 것"이라는 말을 흘렸고, 경제관찰보 등이 나서 최근 위안화 환율의 일방향 흐름(위안 강세로의 쏠림)에 대해 경고음을 울렸다. 계절적으로는 춘절을 앞두고 여행객의 환전 수요와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증가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이런 요인들이 달러의 반등 구간과 어우려져 달러-위안의 반등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연초 급락세를 이어왔던 달러가 반등을 시도하는 구간에서 위안 가치의 되돌림(약세)폭이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얼마나 지속될지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주변 이머징 통화들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시장동향>

    우리시간 오후 5시44분 현재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0.93% 오른 6.3231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역외 환율은 0.4% 오른 6.3440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본토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42% 내린 3262에 거래를 마쳤다. 1월말 1조830억위안을 기록했던 신용거래잔액은 전날 기준 1조340억위안으로 줄었다.

    ⓒ글로벌모니터

    다음달초 전인대를 전후로 당국의 자본시장 레버리지 규제 조치가 발동될 것이라는 우려, 정치 시즌을 맞아 정색을 하고 있는 당국(인민은행은 공개시장 조작을 계속 건너 뛰며 신규 유동성 공급을 억제하고 있다), 그리고 춘절을 앞둔 투자자들의 현금화가 지수하락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여전히 투자심리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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