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크게 텍스트작게 바로가기복사 프린트

[Japan Watch]예방주사: BOJ식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오상용 기자 [기사입력 2018-01-09 오후 4:40:45 ]

  • 9일 일본 국채시장(JGB)이 모처럼 소란스러웠다. 달러-엔 환율도 출렁였다. 일본은행(BOJ)의 국채매입 운영 때문이다. BOJ의 국채매입 오퍼레이션이 있는 날, 오전 10시10분에는 그날의 매입 예정 규모가 발표된다.

    이날 BOJ는 잔존만기 10~25년 국채를 1900억엔, 잔존만기 25년 이상 국채를 800억엔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번 오퍼레이션 때 보다 매입 규모가 각각 100억엔씩 줄었다. 감액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워낙 BOJ에만 목을 매는 시장이라 제법 파장이 컸다.

    ** 앞서 BOJ가 지난달말 내놨던 `1월 국채매입 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잔존만기 10~25년물 국채의 1회 매입액 범위는 1500억엔~2500억엔, 잔존 25년물 이상 국채는 500억~1500억엔으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 12월 운영 계획과 같은 레인지다.

    이날 10~25년물 매입 오퍼레이션 감액은 지난 2016년12월28일 이후 처음이다. 25년물 이상 매입 오퍼레이션 감액은 작년 11월24일 이후 처음이다.

    JGB 10년물 국채수익률이 0.065%로 상승했고, 초장기 영역 국채 수익률도 고개를 들었다. 장기물과 초장기물에 대한 BOJ의 이날 국채매입 감액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좀 더 엄밀하게는 당장 오늘일 것이라고 예상 못한 것이다.

    사실 지난 수개월 주요국 일드커브 평탄화 이슈 못지 않게 JGB 시장의 일드커브 역시, 마른 수건 짜듯, 평탄해지고 있었다. 아래 차트는 지난 8월의 JGB 일드커브와 12월의 일드커브를 비교한 것이다. 넉달 사이 야금야금 플래터닝이 진행됐다. 구로다 하루히코의 `완화조치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 발언과 `Reversal rate` 발언이 나온 것도 그 무렵이다.

    ⓒ글로벌모니터

    그런 만큼 JGB 시장에서도 수익률 곡선의 경사면을 살리기 위한 장기물과 초장기물 매입 조정(감액)은 늘 염두에 둬야할 변수 중 하나로 언급돼 왔다. 이날 오전 JGB 시장에선 이를 BOJ식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필요성이라 칭하기도 했다. 물론 대충 끼어 맞춘 개념이다 - 중앙은행이 단기물을 팔고 장기물을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반대 방향의 트위스트, 더 정확히는 단기물을 더 사고, 장기물 이상을 덜 사는 오퍼레이션 조정이다.

    특히 올해 재무성의 국채발행 일정을 보면 4월 이후로는 30년물과 40년물의 발행 규모가 줄기 시작하는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봄을 지나면 BOJ의 장기물과 초장기물 매입 규모도 여기에 맞게 조정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대두한 상태였다.

    이날 시장이 놀란 것은 그 시점이다. BOJ가 예상 보다 빨리 장기물과 초장기물 감액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 배경이 뭘까. 시장에 예방 주사를 놓으려는 것일까. 이 예방주사는 궁극적으로 BOJ 출구전략을 염두에 둔 게 아닐까 하는 물음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JGB 시장 소동은 즉각 도쿄 외환시장으로 이어져 113엔 초반에서 거래되던 달러-엔 환율은 순식각에 112.5엔 초반으로 곤두박질쳤다. BOJ의 장기물 매입 감액에다, 최근 한층 비둘기가 돼 가고 있는 연준이사들의 발언까지 겹쳐 달러-엔의 단기 낙폭이 제법 컸다.

    *연준 이사들 사이에 올해 금리인상은 2번으로 족하다는 발언이 늘고 있고, 현행 물가목표제를 변경해 완화적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물가수준 목표제`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현재 2%인 물가목표를 1.5~3% 밴드제로 변경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글로벌모니터

    물론 작년의 사례를 감안할 때 지나친 의미 부여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초(1월) BOJ는 뜻밖에도 중장기물 국채매입을 한차례 건너 뛰었다(횟수를 한차례 줄였다). BOJ의 감액(테이퍼)을 의식한 JGB 시장이 계속 출렁대자, BOJ는 바로 후속 오퍼레이션에서 중장기물 국채매입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확대 규모가 미미해 이걸로는 턱 없다`는 시장의 반발에 JGB 시장의 출렁거림이 이어졌다. 결국 혼비백산한 BOJ가 `지정가 무제한 국채매입` 카드를 꺼내 든 뒤에야 채권시장은 다시 잠잠해졌다.

    ☞묘한 시점에 나온 `테이퍼링` 암시

    ☞춤추는 JGB 시장과 혼비백산 BOJ

    당시 구로다는 "BOJ의 국채매입 오퍼레이션은 채권시장 수급과 유동성 환경에 따라 늘 변동하기 마련이며, BOJ의 향후 오퍼레이션 역시 이런 요소를 감안해 유연성을 띠게 된다"면서 "일상적인 오퍼레이션 하나 하나에서 통화정책의 시사점을 찾으려고 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보면 이날의 장기물 및 초장기물 감액 역시 큰 틀에서는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BOJ 총재 선임을 앞둔 민감한 시점임을 감안할 때, 올 한해 BOJ의 통화정책 변경 여부가 자산시장내 초미의 관심으로 대두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JGB 시장으로선 작은 변화도 놓칠 수 없을 게다.

    더구나 이날 BOJ의 미묘한 움직임이 BOJ발 `일드커브 수정(플래터닝 심화의 억제 혹은 인위적 스티프닝)의 본격화`라면 글로벌 통화정책이 다이버전스에서 컨버전스로 향해가는 추가적인 증거일 수 있고, 그 영향은 주변국의 일드커브에도 전해질 수 있다.

    물론 오늘과 같은 BOJ의 움직임이 얼마나 자주 반볼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더구나 JGB 시장과 달러-엔은 BOJ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특유의 민감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역시 국채매입 오퍼레이션을 약간 조정한 정도에도(약간 비틀어 놓은 정도에도), 겨우 국채 매입 규모를 100억엔씩 줄인 정도에도, 시장 반응은 컸다.

    BOJ가 진심으로 의미있는 출구전략을 수행하고자 한다면 더 많은 충격요법과 예방주사가 필요할 것이다.

    <금융시장 동향>

    도쿄 거래에서 장중 112.5엔 초반으로 밀렸던 달러-엔 환율은 이후 낙폭을 조금씩 만회하고 있다. 유럽 거래를 앞두고 112.70엔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BOJ의 국채매입 운영으로 외환시장내 변동성이 일시 커졌지만, 달러-엔이 방향을 잡고 새로운 추세를 그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많다. 미즈호 은행은 "미국과 일본 유로존에서 뚜렷한 통화정책 재료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당분간 방향감 없는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닛케이225지수는 2만4000선에 한발 더 다가섰다. 종가는 0.57%, 135포인트 오른 2만3849였다. JGB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보다 1bo 오른 0.065%를 기록했다. 마쓰이증권은 "기대 수익이 낮아지고 있는 채권쪽 포트폴리오를 줄이지 않을 수 없다"며 "당분간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내각부가 발표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감소해 44.7를 기록했다. 신선 채소와 휘발유 가격 등의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각부는 소비심리에 대한 판단을 "회복되고 있다"로 동결했다.

    - 후생성이 발표한 11월 실질임금은 전년동월비 0.1% 증가했다. 11개월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댓글 로그인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