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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th]봉합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이공순 기자 [기사입력 2017-09-12 오전 10:20:11 ]

  • 지난 일주일 사이 일어난 일들은 이제까지 세계를 위협했던 사태들에 대한 잠정적 일괄 타협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debt ceiling, 한반도 사태 등은 눈 감고 아옹하기와 물타기(watering down)를 거쳐 일단 봉합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타협책은 이미 지난 7월 중에 결정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의 과정들은 관련 당사자들이 이 안에 동의하기까지의 피곤한 밀고 당기기였을 뿐이다.

    또한 이 타협안의 수명은 길어야 내년 여름까지이며, 짧으면 불과 한달로 그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여전히 상황은 유동적이다.

    Debt ceiling을 보자. 지난 주말 트럼프가 민주당 지도부의 '3개월 연장안'을 전격 수용함으로써 갑자기 debt ceiling 이슈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 과정은 매우 기이하다.

    먼저 그동안 debt ceiling에 대해서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던 공화당내 보수파 그룹인 '공화당 연구 위원회'(Republican Study Group;최대 약 150명의 의원 가입)과 Freedom Caucus(약 30여명 의원; 양자는 중복될 수도 있다)는 민주당의 3개월 연장안을 '좋지 않은 것'이라고는 했지만, 반대하지도 않았다.

    공화당 내에서 다수파가 이 안에 찬성함으로써 그동안 민주당 안을 반대해왔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나 미치 멕코넬 상원 원내총무도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을 잃었다. 그

    결과 의회에서 아주 순조롭게 통과되고 말았다. 오히려 한 술 더 얹어서 1500억 달러 규모의 허리케인 하비 피해 재난 지원금을 포함한 확대 재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Debt ceiling이라는 규정은 실은 그 자체로서 어처구니 없는 것이기는 하다.

    의회가 예산 편성권을 가진 미국 정치 시스템에서 예산안을 하달하면서 부채 한도를 결정해 정부 지출을 제한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논리적인 모순이다.

    왜냐하면 의회가 결정하는 예산안 그 자체가 부채의 한도를 결정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debt ceiling이 얼마여야 하느냐를 놓고 정당 사이에 옥신각신하는 것은 더구나 말이 안된다.

    그런데도 이같은 규정이 존재하며 연례행사처럼 싸워대는 것은, 순전히 외부적 요인 때문이다.

    첫째는 미국의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과 대중들의 우려를 희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즉 미국이 스스로 부채 증가를 억제(또는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는 자기 약속(self-promise)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미국이 빚을 갚지 못할 수 있다는, 또는 아예 갚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할 수 있을만큼 미국의 부채가 대책없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debt ceiling은 골초들이 해마다 연초에 가족들에게 맹세하는 '금연 약속'과 유사하다. (또는 주당들의 금주 약속). 이 갑에 들어있는 담배만 피고, 이제 더 이상 피지 않겠어라든지 또는 술이 떡이 되어 온갖 주사를 다 부린 다음에 이제 더 이상 술 안먹어라는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도 지키지 않는다(대부분 이를 지키는 경우는 알콜로 죽을 지경에 이르거나 폐가 거덜이 난 다음이다).

    그러나 이같은 자기 약속 천명은 최소한의 화용론적 기능은 있는데, 그같은 약속을 함으로써 자신이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최소한 가족들에게 안심은 시킨다).

    물론 이같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그리고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예컨대 연례적인 debt ceiling 논쟁) 그러나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들이 생긴다든지, 또는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회식이 있다든지 하는 핑계는 얼마든지 생긴다.

    이를 정치 용어로 옮기면 예컨대 전쟁이 발발해서 도저히 국가 부채를 늘리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든지, 또는 자연 재해가 생긴다든지, 그리고 글로벌 금융 위기로 불가피하게 국가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든지 하는 핑계거리는 생기게 마련이다(오바마 재임 시절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9조 달러 증가했다). 그리고 이런 핑계가 자연발생적으로 생기지 않는다면, 만들기라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11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에서 debt ceiling 논란이 크게 불거지고 국가 등급 하향 및 유로존 부채 위기가 폭발한 다음에, 연준이 operation twist를 시행한 것은 매우 시사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Operation Twist는 지난 1962년 제임스 토빈이 케네디 행정부에 제안하여 시행했던 정책으로 장단기 금리차를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자금들이 미국 국채 시장으로 몰리도록 유도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이었다.

    즉 단기 국채 가격을 할인하고 반대로 장기 국채 가격을 올려서 미국 국채 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었다.

    Operation Twist하에서는 채권 펀드들은 보유 채권의 만기(duration)을 늘리게 되며, 단기적 투기성 자금들은 단기 국채 수요를 늘린다.

    그러나 동시에 이같은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미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미 1957년도에 유럽의 투자자들은 미국이 과잉 크레딧을 발행하고 있다면서 달러의 안정성(당시는 금 본위제 하였기 때문에 금/달러 비율의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1960년 런던에 이른바 'Gold Pool'을 만들었다.

    Gold Pool은 일반이 아닌 특정 투자은행들(bullion banks)들에게만 금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특수 시장이었다.

    그러나 브레튼우즈 체제의 핵심은 민간의 금 거래 및 보유 금지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1960년이 되면 브레튼우즈 체제는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었다.

    1968년 공식적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되었을 때는, 다만 그 때까지 형식적으로 유지되던 고정환율제를 해체한 것뿐이었다.

    다른 말로 해서, 브레튼우즈 체제가 본격화된 1940년대 후반에서 이미 내용적으로 그 체제가 해체되기까지 고작 10년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이며, 그 핵심 이유는 미국의 과잉 크레딧(과잉 달러 발행) 때문이었던 것이다(그래서 이 무렵에 나온 테제가 환율과 금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통화정책은 불가능하다는 이른바 트리핀 딜레마였다).

    근본적으로 opeation twist는 달러화(국채) 수요 증가 유도책이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달러화 강세 정책이었다.

    어쨌든 1960년대의 opeation twist는 나름 위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보인다(보다 중요한 것은 당시만 해도 미국은 무역 흑자국이었다는 사실이지만).

    미국은 이후 존슨 행정부의 복지 국가 정책(great society, 메디케이드도 이 때 처음 도입되었다)과 대외 확장 정책(월남전)을 수행하면서 달러화 강세의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월남전은 공산주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월맹은 공산주의 체제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월맹 지도자인 호치민은 자신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직접 언급한 적도 있다. 월남전은 미국에게는 지금의 신흥시장에 해당하는 비동맹에 대한 분쇄 정책이었으며, 한국은 당시 미국의 용병으로 동원되었을 뿐이다. 월남전도 끝난지 50년이 다 되어가니 이제는 반공 전쟁 운운하는 잠꼬대에서는 좀 깨어났으면 좋겠지만,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최종적인 결과는 68년 브레튼우즈 체제 종식과 미국의 금 본위제 폐기, 그리고 그에 따른 대대적인 미국 달러 체제에서의 자금 이탈이었다(70년대 인플레이션은 순수한 화폐적 현상, 즉 글로벌 capital flow를 반영한 현상이다).

    연준이 2012년 12월 Operation Twist에 뒤이어 QE3를 시행한 것은 보다 대대적인 국채 시장 안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더 이상 operation twist의 금리차 정책만으로는 국채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만큼(즉 미국 국채 발행 공급량을 소화할 수 있을만큼의 자금이 유입이 순조롭지 않은)의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이것이 연준이 QE3 tapering을 발표하자 갑자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이유였다).

    필자는 올해의 debt ceiling 논란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었는데, 그것은 연준이 보유 자산을 줄이기(balance sheet reduction) 정책 하에서 debt ceiling문제가 불거지기 때문이었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이 연방 정부 재정을 확대하면(즉 재정 적자가 증가하면) 과연 그 때도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매수할 것인가, 다른 말로 해서 미국 국채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까 아닐까가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올 초 이후의 미국 달러화의 약세는 역설적으로 이같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잭슨홀 컨퍼런스에서의 학자들과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거리를 전한 참석자들의 발언이나 쟝 끌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의 발언으로 미루어 볼 때).

    당초 미국 정치권에서는 3가지 종류의 debt ceiling 해법이 논의되고 있었다.

    첫째는 이번에 통과된 민주당 안으로 재정 확대책(허리케인 복구 비용을 빙자한 재정 확대책)을 수반한 3개월 연장안이었으며, 둘째는 공화당 지도부안으로 18개월 debt ceiling 연장안, 그리고 마지막이 Freedom Caucus가 주장하는 clean debt bill(아예 debt ceiling 규정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세가지 안들은 각각 대내외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먼저 이번에 통과된 민주당안을 보자.

    이 안에 따르면 debt ceiling은 오는 12월 중순까지 연기된다. 그리고 그 때까지 정치권은 debt ceiling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논의하도록 되어 있다.

    언뜻 보기에는 '3개월 연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액수 상한'이 아니라 '기간 연기'를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 재무부는 12월 이전까지의 시점에 사전에 국채를 충분히 발행해서 미리 현금 보유를 늘려놓을 수 있다.

    다른 말로 해서, 12월 중순이 되어도 미국 연방 정부 운용과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상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예컨대 올해의 경우, debt ceiling은 지난 3월 15일이었지만, 연방정부는 필자의 계산으로는 아마도 10월 하순까지는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전에 부채를 많이 발행해서 재무부는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번 12월 중순까지 연기의 경우에도, 재무부는 기존에 밀렸던 국채발행분을 포함하여 debt ceiling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것에 대비한 예비 현금 확보분까지 포함한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첫번째 교훈이 나온다. 즉, 12월 중순까지는 미국 국채, 특히 장기 국채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공급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인플레이션률이 높게 나온다면, 미국은 매우 곤란한 처지에 빠진다. 왜냐하면 국채 수익률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준은 인플레이션률이 낮아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그런 점에서 연준 관료들의 커뮤니케이션은 hawkish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반대로 연준 커뮤니케이션이 hawkish해질 수록 시장에서의 금리 인상 전망은 낮아질 것이다).

    여기서 실천적 교훈 #1 : 당분간 미국 국채는 피하라. 또한 금도 피하라.

    debt ceiling 미봉타협책은 달러화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희석시키는 또는 최소한 몇 개월 유예시키는 조치다.

    그러므로 달러화에 대한 도피성 대기처로서의 금의 효용은 이 국면에서는 떨어진다.

    그리고 미국 국채를 피한다면, 크레딧 일반도 당연히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크레딧 스프레드는 동일하더라도 절대 수익률 자체는 높아질 가능성(즉 IG나 HY의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수단을 동원한 금융 시장 부양책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시장의 채권 디폴트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3개월간은 유예가 주어졌기 때문에, 달러화는 다시 강세를 띌 가능성이 높다. 즉 다시 debt ceiling 이슈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달러화는 다시 안전 통화 역할을 할 것이다.

    요 다음 debt ceiling이슈가 도래할 시기에 대해서는 시장에서는 빠르면 내년 2월 늦으면 내년 여름일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내년 6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그 시기를 재무부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내년 2월의 세금 환급금 규모가 얼마가 될 것이냐에 따라서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원칙적으로 재무부는 보유 현금이 고갈되는 시기를 사전에 현금 보유량을 조절함으로써 선제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정치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debt ceiling 해결 과정이 '특별'한 것은 지난 8월 자의반타의반으로 물러난 백악관 전 전략가 스티브 배넌의 발언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매우 근본적인 변화다.

    그는 지난 주말에는 자신이 편집자로 있는 <Breitbart> 칼럼을 통해, 그리고 월요일에는 <CBS> '60 Minutes'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옹호하며 현 공화당 지도부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심지어는 현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당선을 무효화(nullify)시켜려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배넌에 따르면, 트럼프가 민주당의 debt ceiling안을 따른 것은 공화당 탓이며, 트럼프를 비난해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유력 차기 연준 후보로 거론되던 게리 콘 백악관 경제위원장에 대해 샬롯츠빌 사태와 관련된 그의 발언을 격렬하게 비난하면서 "트럼프에 충성하지 않을 거면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이를 트럼프의 '오른팔'로서의 배넌의 외곽에서의 트럼프 지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배넌은 그 스스로도 밝혔듯이, street fighter다. 즉 싸움닭, 투계다. 투계는 주인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길거리 싸움은 보스를 위해 싸우지 않는다. 싸우고 난 뒤에 그것이 보스를 위한 것이었다고 공치사할 뿐이다.

    게다가 그는 타고난 거짓말쟁이다. 물론 모든정치인은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배넌은 다르다. 정치인들은 나중에 빠져나갈 구석을 만들어 놓고 거짓말을 하거나, 그 거짓말이 들통났을 때 변명을 한다.

    그러나 배넌은 단지 그 순간만을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다음 같은 것은 없다. 들통나도 상관없으며, 그것이 잠깐을 위한 거짓말이었다는 인정도 하지 않는다. 그냥 우긴다. 이건 미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alt-right들의 공통된 특질이기도 하다.

    이런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그의 발언을 살펴보자.

    먼저 그가 사임 하루 전인 지난 8월 16일 이른바 '프로그레시브' 계열인 <American Prospect>지와 전격 인터뷰한 것을 생각해보자.

    그는 당시 인터뷰어에게 '노동절이 끝나고 백악관에서 보자'고 말했다. 당시 nightly에도 썼지만, 필자는 그의 발언에 대해 매우 의아했었다. 사임할 사람이 백악관에서 보자?

    그의 말 뜻은 노동절 뒤에 현실로 드러났다. 다만 그의 '말'이 기존에 사회에서 받아들여졌던 것과 지시하는 의미가 다를 뿐이다. 즉 그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의 의미가 아니라, 언어를 개인적으로 쓴 것이다.

    그의 CBS 인터뷰가 보여주는 것은 그가 지난 8월 16일 했던 발언은 외곽에서 자신을 방해하는 세력들을 처단하는 힘을 여전히 갖고 있음을 당신(American Prospect 인터뷰어)은 보게될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런 의미에서 배넌의 계획은, 그리고 거기에 동조한 것으로 볼 때 트럼프의 계획은, 이미 지난 8월 중순에 공화당 지도부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민주당과 타협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공화당내 최대 파벌인 보수 RSC나 Freedom Caucus가 저항하지 않고 트럼프의 민주당 야합을 추인한 이유였던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골드만삭스가 debt ceiling 파국 가능성이 10%로 낮아졌다고 지난 8월말 전망한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데 왜 공화당내 보수파는 트럼프-민주당안에 '마지 못한 척' 동조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난 7월 중순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배넌의 사임과 관련한 분석에서 필자는 이미 지난 7월에 배넌은 노선 투쟁에서 군부(맥마스터 안보보좌관)에게 패했으며, 그 때 그의 사임은 결정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 바 있다. 문제는 각기 어떤 노선을 들고 나왔느냐다.

    그런데 11일 블룸버그통신이 흥미로운 뉴스를 전했다. 연준이 공개한 재닛 옐런 의장 스케쥴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옐런 의장과 이방카 트럼프가 오찬 회동을 했다.

    이건 매우 괴상한 만남이다. 아무리 걸크러쉬의 시대라지만, 옐런과 이방카 사이에 시스터훋의 케미가 넘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다.

    아마도 이방카는 트럼프의 대리인으로 옐런을 만났을 것이며, 그 자리에서 할 얘기라고는 차기 의장 선임과 관련된 것밖에는 없을 것이다(서로간에 패션이나 외모를 칭송하기에는 급이 안맞는다. 혹시 육아 관련 팁이라도?).

    미국에는 Prediction이라는 괴상한 사이트가 있는데, 시장 트레이더들이 세상 온갖 만사를 점치는 곳이다.

    여기서의 점괘를 보면, 지난 6월 중순 이후로 옐런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졌고, 케빈 와쉬의 임명 가능성도 높아졌는데, 게리 콘 경제위원장의 연준 의장 가능성은 확 낮아졌다.

    물론 이 사이트는 '재미로 보는 오늘의 운세' 이상의 진지함은 없지만, 지난 금요일 Wall Street Journal이 콘이 샬롯츠빌 발언으로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려 연준 의장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보도나, 배넌이 콘의 사임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보았을 때는 콘이 안팎으로 공세에 시달리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왜 콘이 비토당하느냐 하는 것이다.

    콘은 매우 특이한 인물이다. 일단 키가 크다(190 Cm). 키가 크면 hawkish하다는 연준의 전설이 있다.

    둘째로는 난독증이다. 그래서 학사 학위밖에 없다(명문대도 아니다).

    세째로 옵션 트레이더, 그것도 원자재 거래 트레이더 출신이다. 골드만삭스의 은(silver) 거래 트레이더였다.

    그러므로 당연히 신흥시장과 관련이 깊다. 원자재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것은 신흥시장의 성장 여부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다가 3만달러 짜리 백악관 위원장으로 이직했는데, 백악관 경제위원장 취임 당시 골드만삭스로부터 받은 퇴직금이 2억 2천만 달러였다. 그런데 퇴직금은 골드만삭스 주식으로 받았으며, 이 가운데 1600만 달러 어치를 중국 공상은행에 팔았다.

    물론 이방카의 사업체(의류 공장)도 중국에 있다. 중국이 손을 뻗치지 않은 곳은 배넌밖에 없을 것이다(투자 대비 실익이 없어서였을 것이다. 중국인들은 利에 밝다).

    콘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이 사람은 쓴 글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언론에 기고한 일부 칼럼이 있는데,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채권 시장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글 정도다.

    아, 2015년까지 미 재무부 국채발행자문위원회(TBAC) 위원이었는데, 아시다시피 이 위원회는 지난 7월 'let market clean up'이라는 무시무시한 보고서를 낸 곳이다(연준의 보유 자산 축소에 따른 market crash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그래도 연준이 구제하겠다고 손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다소 난점이 있기는 하지만, 콘의 스탠스를 대충 요약하면, 그는 신흥시장통(즉 중국통)이며, 달러화 약세론자이고, 미국 국채시장 버블은 꺼져야 한다는 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며,

    즉, 달러화를 대외정책상의 무기로 쓰거나 시장에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잠깐 에둘러가기는 하지만, 트럼프 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각 파벌을 요약해 보자. 일반의 오해와는 달리, 트럼프 정권은 각기 다른 이해 관계를 가진 세력들이 결합한 연합정권이다.

    (1) 존 켈리 비서실장, H.R. 맥마스터 안보보좌관으로 대표되는 군부.

    (2) 딸 이방카 트럼프, 사위 쟈레드 쿠슈너 등의 비선 조직

    (3) 게리 콘으로 대표되는 시장주의자, 글로벌리스트

    (4) 스티브 밀러 백악관 정책비서관, 스티브 배넌 전 전략가 등 내셔널리스트(alt-right)

    (5) 레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으로 대표되는 공화당 주류(90년대의 young Republican 일파)

    여기서 제프 세션즈 법무장관이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위치는 다소 모호하다. 세션즈는 내셔널리스트에 가깝고 틸러슨은 군부에 더 가깝다.

    이 가운데 내셔널리스트는 백악관 내에서는 권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또 공화당 주류를 대변했던 프리버스 세력도 거의 궤멸되었다.

    최근의 타겟은 콘으로 대표되는 글로벌리스트들이 다. 왜 이들이 문제가 될까?

    그 해답은 "나는 중국과 경제 전쟁을 하고 있다'는 배넌의 발언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경제 전쟁은 단지 '보호 무역'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호무역은 '경제 전쟁'에서 단지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 전쟁의 진정한 의미는 다음 챠트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실질 금리 추이

    ⓒ글로벌모니터

    위 챠트는 BIS가 발행하는 계간 <Internation Journal of Central Banking>에 실린 "Are Low Real Interest Rate Here to Stay?"(낮은 실질 금리는 지속될 것인가?, Lukasz Rachel 등 공저)라는 논문에서 인용한 것이다.

    지난 1985년 이후 글로벌 실질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왔지만, 동시에 적어도 지난 2013-4년 이전까지는 신흥시장의 실질 금리와 선진시장의 실질 금리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명목 금리는 신흥시장이 훨씬 높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률도 높기 때문에 실질 금리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런데 지난 2013-14년을 전후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차별화'가 발생한다. 신흥시장의 실질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실질 금리가 상승하면 성장이 제약된다. 따라서 신흥시장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통화 발행을 늘리면 달러화 대비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

    그 결과 달러화 강세가 발생한다. 또 이 때는 선진 시장 성장률은 신흥시장 대비 outperform한다. 어떻게해서 이런 '차별화'(differenciation)가 발생했을까?

    만일 이것이 선진국의 통화정책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금융적 수단을 동원한 '전쟁'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경쟁 상대국의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성장률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상대국의 금융 시스템을 파국에 몰아넣을 수 있다).

    필자는 소리만 시끄러운 '보호 무역' 아우성은 거의 신뢰하지 않는 반면에(보호무역은 실익이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다만 부분적인 수정은 있을 것이다), 금융적 수단에 의한 전쟁은 대단히 중시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쓰는 화폐는 실은 모두가 '달러'이며, 그것을 보증하는 것은 미국 국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달러 통제권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이용해 제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것이 내셔널리스트 배넌의 '경제 전쟁'이며, 지금 글로벌 지정학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챠트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이같은 차별화는 옐런 의장 재임 기간에 발생했다. 만일 배넌의 대중국 경제 전쟁이 달러를 동원하는 전쟁이라면, 당연히 배넌은 콘을 밀어내고 옐런을 지지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트럼프의 뜻이기도 한가? 이방카에게 물어보자.

    왜 공화당이 debt ceiling 이슈에 대해서 마지못한척 민주당안을 수용했으며, 트럼프는 왜 민주당과 타협했고, 그것이 금융 시장과 글로벌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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