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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Brief]재닛 옐런 수수께끼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7-03-17 오전 6:29:52 ]

  • 1. Editor's Letter

    "소련의 붕괴와 중국 및 인도의 국제 무역시장 편입으로 더 많은 글로벌 생산능력이 세계의 재화와 서비스 수요를 충족해 주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국제 금융시장의 통합이 심화됨에 따라 더 많은 세계의 저축이 국경을 넘어 투자수요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의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과 낮은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재화, 서비스, 금융의 확대에 힘입은 우호적인 인플레이션 추세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딱히 새로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지난 9개월간의 장기국채 수익률 하락 현상이 심화되는 세계화의 빙하작용의 결과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현재로서는, 전반적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국제 채권시장의 움직임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채권가격의 움직임들은 아마도 일시적인 이탈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의 경험 기저에 무슨 힘이 작동하고 있는 지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There is little doubt that, with the breakup of the Soviet Union and the integration of China and India into the global trading market, more of the world's productive capacity is being tapped to satisfy global demands for goods and services. Concurrently, greater integration of financial markets has meant that a larger share of the world's pool of savings is being deployed in cross-border financing of investment. The favorable inflation performance across a broad range of countries resulting from enlarged global goods, services and financial capacity has doubtless contributed to expectations of lower inflation in the years ahead and lower inflation risk premiums. But none of this is new and hence it is difficult to attribute the long-term interest rate declines of the last nine months to glacially increasing globalization. For the moment, the broadly unanticipated behavior of world bond markets remains a conundrum. Bond price movements may be a short-term aberration, but it will be some time before we are able to better judge the forces underlying recent experience." (2005년 2월16일,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상원 보고)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재임중 역사에 길이 남을 말들을 다수 남겼는데, 그 중 하나가 위게 기술되어 있는 이른바 "수수께끼" 발언이다. 지난 2004년 6월부터 연준이 쉼없이 금리를 올려 나갔는데도, 지난 2005월 2월 현재 미국의 장기국채 수익률은 9개월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린스펀은 이 이례적인 현상을 두고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글로벌모니터

    그러나 큰 틀에서 보자면, 이는 그리 이상한 현상은 아니었다. 과거에도 연준이 '금리인상' 사이클에 돌입하면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시장 반응이 반복해서 나타났다. 2000년대 중간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장기금리가 '덜 오르는' 현상을 넘어 '하락하는' 좀 더 강력한 반응이 나타나 그린스펀에게는 "수수께끼"로 여겨졌던 것이다. 당시 일부 FOMC 위원들은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에 대한 신임투표"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수수께끼의 핵심 배경 중 하나는, Morning Brief에서 여러 차례 소개했듯이, 그린스펀 연준의 "지극히 예측 가능한" 금리인상 행보였다. 당시의 키워드는, 우리나라에서 "신중한 속도"라고 번역되었던 바로 그 "measured pace"였다.

    *"기저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원회는 부양적 통화정책 기조가 아마도 신중한 속도로 제거되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With underlying inflation expected to be relatively low, the Committee believes that policy accommodation can be removed at a pace that is likely to be measured." (2005년 2월2일 FOMC 성명서 中)

    ⓒ글로벌모니터

    재닛 옐런의 연준은 어제 금리를 25bp 인상하고도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를 드라마틱하게 끌어 내리는 신공(神功)을 발휘했다. 중앙은행의 액션 못지 않게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극적인 사례였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미래의 연준 금리인상 페이스가 크게 변경된 것은 아니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올해말과 내년말 예상되는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미약하게 하락했을 뿐 절대 수준에서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장기국채 수익률이 단기물에 비해 현저하게 더 떨어진 것은, 어제 설명했듯이 텀 프리미엄(term premium)의 급락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텀 프리미엄의 급락이 바로 지난 2005년을 전후로 한 '그린스펀 수수께끼' 현상을 이끈 요소였다.

    즉, 재닛 옐런 의장은 10여년 전의 수수께끼를 재연하고 있다. 이번에도 '여전히 약한 기저 인플레이션'이 핵심 명분으로 사용되었다. 당시와 다른 점은 좀 더 의도적이라는 점이다. 암호는 "신중한(measured)"에서 "점진적인(gradually)"로 바뀌었다.

    그리고 연준의 이 전략은 여타 자산시장으로도 수수께끼 현상을 확산하게 된다. 왜냐하면, 미국의 장기국채(10y) 수익률은 모든 자산가격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설정할 때 사용되는 벤치마크, 대표적인 무위험 이자율이기 때문이다.

    ⓒ글로벌모니터

    어제 FOMC와 옐런 의장은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텀 프리미엄을 끌어 내렸다.

    첫째는 금융시장이 기본 전망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완화적인 금리인상 전략이었다. 어제 소개했듯이 연준은 이 전략을 시장에 전달하기 위해 '세 가지' 새로운 요소들을 사용했다. ☞ 관련기사 : 예상보다 완화적인 '3가지' 요소

    둘째, 연준은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른바 '양적긴축' 정책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부상한 '보유채권 재투자 중단'에 관해 옐런 의장은 질의 응답에서 "논의는 했으나 결론은 못 내렸다"면서 "대차대조표를 줄이기 이전에 경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특히 "미래에 연준이 다시 채권을 매입하는 정책을 쓸 수도 있으나, 그러한 수단을 다시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양적완화이든 양적긴축이든, 금리라는 전통적 가격수단이 아닌 채권매입 같은 양적수단을 통화정책의 도구로 쓰는데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이는 최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총재의 주장이 컨센서스를 획득했음을 의미한다. 더들리 총재는 '보유채권 재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 금융환경이 긴축되므로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기본적으로는 정책금리라는 한 가지 툴을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주장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일부 FOMC 위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당장 올해부터 재투자를 축소, 중단해 가기 시작하면 금리인상 속도는 점도표가 제시한 것보다 느려지게 된다. 그래서 당초 생각했던 것만큼 충분히 금리를 올려 놓지 않은 상태에서 리세션이 도래하면 금리인하를 통해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된다. 자연히 양적완화 정책에 다시 의존해야 한다.

    이러한 QE 재연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재투자 축소, 중단을 미뤄 놓은 상태에서 금리를 충분히 올려놓는 것이 상식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연준의 출구전략이 그러하다면, 대규모의 보유채권과 재투자에 따른 연준의 시장 듀레이션 흡수 상태는 장기간 이어지게 된다. 이는 수급 측면에서 장기채권에 적용되는 텀 프리미엄을 축소하는 요소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연준이 보유한 채권의 잔존만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속속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서 연준은 상환 원금을 장기채권으로 재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준은 10년이상 장기채권의 보유량을 일정수준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모니터

    2. 시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관심을 끈 주요 뉴스

    - 지난달 미국의 주택건설 활동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따뜻한 겨울날씨에 힘입어 단독주택 착공은 약 9년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중 미국의 주택착공은 전월비 3.0% 급증한 연율 129만호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126만호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착공 수가 6.2% 증가했다.

    주택시장의 주종인 단독주택 착공은 전월비 6.5% 급증한 연율 87만2000호를 나타냈다.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주택착공의 선행지표로 쓰이는 건축허가는 2월중 6.2% 감소한 121만호로 집계됐다. 다만 단독주택 건축허가는 3.1% 늘어난 83만2000호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다가구주택 건축허가는 21.6% 급감한 38만1000호였다.

    -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이 소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에 비해 2000건 줄어든 24만1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24만건이었다. 이 지표는 106주 연속해서 30만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저실업 상태이다.

    4주 이동평균치는 전주에 비해 750건 늘어난 23만7250건으로 집계됐다.

    -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 제조업체들의 신규수주가 약 30년 만에 가장 강력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필라델피아 연준이 집계한 관할지역의 3월 제조업지수는 32.8로 전달 43.3에 비해 10.5포인트 하락했다. 절대 수준은 여전히 매우 양호한 편이다. 시장 에상치 30.0을 웃돌았다.

    특히 선행지표인 신규주문지수는 3월중 38.6으로 0.6포인트 더 상승해 지난 1987년12월의 39.4 이후 가장 높았다.

    고용지수도 11.1에서 17.5로 상승했다. 지불가격지수는 29.9에서 40.7로 급등해 지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6개월 뒤에 대한 기대지수는 53.5에서 59.5로 상승했다. 지난 201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 영란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위원이 다시 등장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위원회 내부의 이견이 돌출했다. 다른 일부 위원들도 긴축 목소리에 곧 동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영란은행이 공개한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크리스틴 포브스 위원은 정책금리를 0.5%로 인상할 것을 주장하며 기존 정책을 동결키로 한 위원회 결정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포브스 위원은 오는 6월 퇴임할 예정이며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명되는 인물이다.

    나머지 8명의 위원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을 서둘러 뒤따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 하에 정책금리를 0.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영란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이번 1분기 성장률 전망을 0.6%로 높여 잡아 긴축적인 분위기를 보탰다.

    의사록은 "금리동결에 찬성한 일부 위원들은 부양정책 축소를 결심하는데 있어서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관한 긍정적인 소식들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3. 금융시장 동향

    연준의 완화적 서프라이즈가 이끌어 냈던 뉴욕증시 랠리가 하루 만에 숨고르기로 돌아섰다. 나스닥지수만 강보합 수준을 유지했고, 다우와 S&P500은 소폭 내렸다. 전일 2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다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함에 따라 경계감이 형성됐다.

    완화적이긴 했지만, 어쨌든 긴축은 긴축이었다. 연준에 뒤이어 중국과 터키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상했다. 영란은행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긴축적 분위기가 확인됐다. 크리스틴 포브스 위원이 금리인상을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다. 여타 일부 위원들도 곧 뒤를 따를 신호를 보냈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우려했던 포퓰리즘의 약진은 없었다. 극우진영이 패배함에 따라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걷혔다. 위험자산에 유리한 재료였지만, ECB 조기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전날 수익률 낙폭이 컸던 미국 국채시장이 일부 기술적 되돌림에 나섰다. 장단기 수익률이 일제히 반등했다.

    하지만 달러는 약세를 이어갔다. 연준의 '완화적' 태도에 대한 실망감이 이어진 가운데, 미국 이외 중앙은행들의 긴축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변동성지수(VIX)는 3.61% 떨어진 11.21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반등 속에 뉴욕증시 유틸리티업종이 1%를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헬스케어도 0.9% 떨어졌다. 대신 전일 홀로 하락했던 금융업은 0.3% 반등해 가장 양호했다.

    - 다우 : 20934.55(-15.55, -0.07%)

    - 나스닥 : 5900.76(+0.71, +0.01%)

    - S&P500 : 2381.38(-3.88, -0.16%)

    -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2bp 오른 2.535%를 기록했다. 전일 낙폭이 과도했다는 반성에 기술적 매수세와 이익실현 매도가 이뤄졌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진영이 패배한 점, 영란은행 내부에서 예상과 달리 매파적 목소리들이 부상한 점이 수익률에 상승압력을 부여, 조정을 자극했다. 2년물 수익률은 3.3bp 상승한 1.332%를 나타냈다. 30년물 수익률은 3.146%로 3.9bp 올랐고, 5년물 수익률은 2.045%로 4.2bp 반등했다.

    - 달러인덱스는 100.24로 0.5% 떨어졌다. 지난달 9일 이후 5주 만에 최저치다. 연준의 완화적 긴축에 대한 실망감이 이어졌다 .유로는 0.3% 오른 1.0767달러를 나타냈다. 6주 최고치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진영이 패해 포퓰리즘 전염 우려를 다소 덜었다. 영란은행 내부에 깜짝 등장한 매파적 분위기로 파운드는 0.5% 상승, 1.2354달러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113.25엔으로 0.1% 내렸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6.8694위안으로 0.3% 올랐다. 오지가 0.4%, 키위는 0.8% 하락했다. 이머징 통화들은 혼조세였다. 브라질 헤알 환율과 멕시코 페소 환율이 각각 0.5% 및 0.2% 올랐다. 반면 러시아 루블 환율이 1.1%, 터키 리라 환율은 1.4% 떨어졌다. 남아공 랜드 환율은 0.2% 내렸다. 이날 터키 중앙은행은 벌칙성 유동성창구 대출 금리를 75bp 인상했다. 벤치마크 정책금리(레포금리)는 손대지 않은 채 주변 보완 대출금리만을 긴축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터키 중앙은행은 총 네개의 정책금리를 운영하고 있다.

    - WTI 4월물은 11센트, 0.2% 떨어진 48.7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 5월물은 7센트, 0.1% 하락한 배럴당 51.74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원유재고 증가 우려감이 이어졌다. 트레이더들이 전한 원유시장 정보업체 젠스케이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일주일 동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는 200만배럴 이상 늘어났다. 달러화 약세와 감산연장 기대감은 낙폭을 제한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원유 재고가 평균을 웃돌 경우 OPEC의 감산 협약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 금 선물 4월물은 26.4달러, 2.2% 급등한 1227.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오름폭을 나타내며 지난 2일 이후 최고치로 반등했다. 전일 정규장 마감 이후 발표된 FOMC의 완화적 금리인상 기조를 하루 늦게 가격에 반영했다. 장중 123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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