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크게 텍스트작게 바로가기복사 프린트

[Morning Brief]금융시장의 `새 키워드` 종합 정리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구글 싸이월드 요즘 안근모 기자 [기사입력 2014-12-20 오전 6:24:49 ]

  • 1. Editor's Letter

    이번주에 있었던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나름의 획을 긋는 이벤트였다. 미국의 금리인상 개시 시기에 대한 민감도가 눈에 띄게 낮아진 가운데, 금융시장은 '인내심(be patient)'이란 표현으로 상징된 연준의 후행적 통화정책 기조에 보다 주목하게 됐다.

    시장은 아울러 유가 폭락에 따른 불안심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으며, 경제 성장세와 물가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연준이 시장에 새로 이식한 몇 가지 키워드들을 종합 정리해 봤다. 이 키워드들은 당분간 계속해서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인내심(can be patient)" : FOMC는 이번 성명서에서 "통화정책 기조의 정상화를 개시하는데 있어서 인내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내심이란 말은 무언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참고 미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미국의 경제상황은 금리인상 개시를 곧 고려해도 무방할 정도로 좋지만, 물가가 낮게 깔려 있는 만큼 액션을 좀 더 미루기로 했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경제는 좋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은 초과 부양적이라는 신호다.

    이러한 인내심은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이 '경기 후행적(behind the curve)'임을 시장에 확증하는 것이다. 경제의 오버슈팅을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내년말 미국의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본 FOMC 위원들의 수정 경제전망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갖는 것은 임금을 보다 빨리 인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내심의 주체는 연준이다. 따라서 연준의 금리정책 포워드 가이던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정성적(quntitative)'으로 바뀌었다. 연준은 여전히 data-dependent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그 지표를 해석해 정책으로 적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연준의 재량권에 넘겨지게 됐다.

    따라서 '인내심'이라는 단어의 등장은 기존의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의 종료를 의미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정상화가 개시된 것이다.

    기존의 '지극히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시장의 불확실성 리스크 프리미엄을 제거(장기금리의 텀 프리미엄 인하)함으로써 추가적인 부양수단으로 기능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확대된 재량권은 따라서 금리정책 전망에 관한 불확실성의 복귀를 의미한다. 이번 FOMC 이후로 Fed Watcher들의 금리인상 개시 전망 스펙트럼이 대폭 확대된 것은 연준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이다. 그린스펀 당대의 전통이었던 '모호한 커뮤니케이션(Fed speak)'의 특징이다.

    그러나 '인내심'이란 말은 그 자체로 '후행적'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술했듯이 초과부양 기조를 확증한 효과가 더 크다. 연준이 만약 금리인상을 개시할 경우 이는 '참고 참은 끝에' 내려진 결정이기에, 경제가 그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증거가 된다. 금리인상 공포는 대폭 완화된다.

    지난 2004년의 경우 '인내심'이란 단어가 등장한 지 5개월만에 금리인상 사이클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계산법은 적절치 않다. 전적으로 연준의 재량에 달려 있다. 내년 4월일 수도 있고, 2016년 1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연준이 '인내심'이란 표현으로 '후행적' 전략을 확증했기 때문에 이제 그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

    금리인상 개시 시기가 미뤄질 경우 시장은 '경제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증거'라고 우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내심'이란 단어는 그 가능성까지 포괄하고 있다. 경제가 나빠서 정상화를 미루는 게 아니라 '인내'하기 때문이라고 시장을 설득할 수 있다.

    ."일시적(transitory)" : 옐런 의장은 이번 회견에서 "유가 하락세로 인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물가 원지수 상승률)이 떨어질 것이며,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에너지 및 식품 제외 물가상승률)에까지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spillover)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옐런 의장은 "이러한 양상은, 현재로서는,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전망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시점상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발언이었다.

    최근 들어 시장은 유가 폭락세를 '두려움'으로 받아 들였다. 유가 폭락은 이론적으로 세금인하와 마찬가지라는 점은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이 암울한 글로벌 수요침체를 상징하는 현상이 아닌지, 이미 낮게 떨어져 있는 인플레이션을 더 낮게 더 오래 끌어 내려 결국 디플레이션 심리를 유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었다.

    이러한 비관적 시나리오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급락이 근원 물가의 하락으로 반영된다. 유가하락으로 생긴 추가적인 가처분소득을 소비지출이 아닌 저축으로 돌린 결과다. 대표적인 디플레이션 환경이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일정부분의 스필오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판단을 제시했다. 유가하락으로 생긴 추가적인 가처분소득이 근원 인플레이션 측정 대상 품목에 대한 추가 수요로 넘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경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하락압력 속에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은 반등하는 다이버전스가 나타난다. 그러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도 결국 근원 인플레이션을 따라 반등하는 컨버전스가 이뤄진다. ☞ 관련기사 : FOMC, 다이버전스의 한계에 도전

    ※사우디의 "일시적(temporary)" : '일시적'이란 단어는 어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도 사용했다. 유가 급락세, 저유가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은 석유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의 '일시적' 발언은 유가를 대폭 반등시켰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감산에 회의적인 입장, 시장점유율 경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함으로써 유가를 다시 폭락시켰다.

    나이미 장관의 '일시적' 발언의 진의는 이랬다. "글로벌 경제, 특히 이머징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회복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석유 수요 역시 다시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는 지금의 유가 하락세가 '일시적'이라고 보았다. 그는 "나는 미래에 대해 낙관한다.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현실은 일시적인 상황으로, (결국에는) 지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그의 '일시적' 발언은 불원간에 유가를 끌어 올릴 어떠한 조치를 강구중임을 암시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계속 강조해 왔던 '시장원리에 맞긴다'는 전략에 따른 전망이다.

    석유는 달러에 상응하는 일종의 국제 화폐다. 사우디는 연준에 상응하는 일종의 국제 중앙은행이다. 석유 공급량을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수요를 조절한다. 지금 사우디라는 국제 석유 중앙은행은 석유 공급량을 대폭 늘려서 수요를 되살리려 하고 있다. 그래서 작금의 수요 부진(초과 공급)은 언젠가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다. 그래서 '일시적'인 것이다. 화폐 발행을 대폭 늘린 연준이 ' 리세션은 일시적'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제 Morning Brief에서도 말했지만, 유가가 좀 올라도 좋으니 나이미 장관의 말대로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순기능(net positive)" : 유가의 폭락세에 대해 옐런 의장은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는 '물가하락은 일시적'이라는 판단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경제의 거울인 주식시장과 소비자물가지수를 예로 들어 보자. 주가지수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다. 증시의 에너지섹터지수는 물가지수의 에너지가격에 해당한다. 증시의 여타 섹터는 근원 인플레이션이다.

    유가 폭락에 따라 그동안 뉴욕증시의 에너지섹터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주가지수(S&P500)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에너지 이외의 여타 섹터가 더 많이 오른 결과다. 이것이 옐런 의장이 말하는 '순기능(net positive)'이다.

    12월 들어 뉴욕증시는 이러한 순기능보다는 스필오버 우려를 반영했다. 유가가 폭락하고 그래서 에너지섹터 역시 계속 떨어지자 여타 섹터들도 함께 부진해졌다. 헤드라인 물가의 하락이 근원물가의 하락을 이끄는 디플레이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옐런 의장이 다시 한 번 '순기능'을 확인함에 따라 시장은 스필오버 시나리오를 버리고 랠리를 재개했다. 에너지섹터가 빠지더라도 여타 부분이 더 오르면서 전반적인 경제와 물가와 주가지수를 견인할 것이라는 구도다.

    2. 시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관심을 끈 주요 뉴스

    -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내년 6월이 금리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할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내년 6월에 금리인상을 시작한다는 말이 아니라, 금리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윌리엄스 총재는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성명서가 밝힌 '인내심'이란 금리인상 개시 시기까지의 "거치기간(bridge)"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 관련기사 : 윌리엄스 "내년 6월부터 금리인상 '검토' 개시"

    -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국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개인 성명서에서 연준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2% 목표수준으로 회복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양적완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나라야나 총재는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회복 의지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명서 채택에 반대표를 던졌다. ☞ 관련기사 : 코처라코타 "추가 QE 의지 밝혔어야"

    - 독일의 소비심리가 8년만에 최고치로 고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Gfk가 집계한 독일의 1월 소비자 전망지수는 9.0을 기록해 전달의 8.7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8.8로 소폭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번 조사는 독일 시민 약 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Gfk는 "소비자들은 독일의 경제부진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 수개월 내에 독일의 내수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경기사이클 지수는 1.6에서 14.5로 뛰어 올랐다.

    유가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실질 가처분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도 커지고 있다. Gfk가 집계한 구매의지 지수는 47.5에서 49.1로 상승했다.

    다만 소득 기대지수는 48.5에서 41.0으로 둔화됐다.

    - 외환유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그 와중에 금 보유를 8개월 연속해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소심한 경고다.

    러시아 중앙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러시아의 금 보유량은 3820만 온스로 한 달 전의 3760만 온스에 비해 60만 온스 증가했다. 다만 달러로 환산한 보유 금의 가치는 8500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 금값이 하락한 탓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은 한 달 사이에 97억 달러 감소, 4189억 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3. 금융시장 동향

    연준의 "인내심" 메시지가 뉴욕증시를 사흘째 견인했다. 주요 지수들은 12월 낙폭을 모두 해소하면서 종전의 최고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S&P500의 경우 지난 5일의 사상최고치에 5포인트, 0.23% 차이로 근접했다.

    유가가 결국 급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에너지섹터가 3%이상 뛰어 오르면서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소재업종 역시 1% 이상 상승하며 힘을 보탰다.

    달러화가 결국 금융위기 당시의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약 9년만에 최고치로 뛰어 올랐다. 그러나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안정세를 보였다. 여타 주요 이머징 통화들 역시 달러에 대해 상승하는 등 달러화 급등세가 글로벌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 다우 : 17804.80(+26.65, +0.15%)

    - 나스닥 : 4765.38(+16.98, +0.36%)

    - S&P500 : 2070.65(+9,42, +0.46%)

    - 달러인덱스는 89.61로 급등했다. 사흘 연속 오르면서 지난 2006년 3월이후 약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이 119.57엔으로 뛰어 올랐다. 뉴욕증시 개장 전 119엔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뉴욕증시를 따라 다시 살아 올라갔다. 유로는 1.2227달러로 떨어졌다. 장중 1.2220달러로까지 하락해 지난 2012년 8월 이후 2년여 최저치를 경신했다. 러시아 루블화는 급등했다. 달러-루블 환율은 58.7710루블로 4.6% 급락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은행 회계기준 변경(환율 mark-to-market 중단, 3분기 환율 적용) 등의 긴급대책들이 먹혀들면서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있다. 루블은 지난 16일의 사상 최저치에서 35% 급반등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은 은행들의 루블화 유동성을 대폭 긴축시켜 루블을 팔아 달러를 매수하는 흐름을 차단했다. 수출업체들의 루블 유동성 역시 긴축돼 보유 달러를 내다팔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러시아 정부가 수출 기업들에게 달러 매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월말 납세 시즌을 맞아 수출업체들의 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었다. 이날 러시아 재무장관은 외화 매도개입을 실시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내년초부터는 루블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달러화 강세 흐름 속에서도 터키 리라, 남아공 랜드, 브라질 헤알화 역시 달러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bp 내린 2.17%를 기록했다. FOMC 이후 이틀간 전개됐던 수익률 급등세가 미국 장기국채에 대한 매력을 다시 부각시켰다. 앞서 이틀간 10년물 수익률은 17bp 급등했었다.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1bp 오른 0.65%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전망에 민감한 30년물 수익률은 6bp 떨어진 2.76%를 기록했다. 5년물 수익률은 1bp 하락한 1.65%를 나타냈다.

    - 어제 장중 8%의 급등락을 보였던 유가는 다시 급반등했다. WTI 1월물은 4.5%, 2.41달러 오른 배럴당 56.5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8월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월물은 2.77달러, 5.1% 뛰어 오른 57.13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 2월물은 3.4%, 2.11달러 상승한 61.38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장중 오름폭이 5%를 넘기도 했다. 어제에 이어 이날도 사우디 석유장관의 발언이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날은 유가하락이 '일시적'이란 발언에 주목했다. 어제도 이 발언에 호응해 4% 이상 급등했던 유가는 '감산불가' 발언에 다시 주목하면서 4% 이상 폭락해버렸었다. WTI 기준물 변경과 다음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숏커버링이 유입되는 기술적 특성도 이날 유가 급등세에 작용했다.

    - 달러화 강세와 리스크 랠리가 강력하게 펼쳐진 가운데 금값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2월물은 0.1% 오른 온스당 1196.0달러를 기록했다. 현물은 0.2% 내린 1195.06달러를 나타냈다.



댓글 로그인 0/1000